인간 중심 협동조합, 지역발전 견인하다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1년 03월 25일(목) 13:48
전)전남도행정부지사/행정학박사 배용태
바야흐로 협동조합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요즘 사회 일각에서는 협동조합이라는 새로운 공동체가 연일 화두가 되고 있다. 한편으론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또 한편으론 팍팍한 생활이지만 그나마 살만한 세상을 열어가고자 하는 열망을 확인하는 것 같아 기쁨이 교차한 것도 사실이다.

현재 협동조합 기본법이 제정돼 영리를 위한 사업장이든 공공의 이익을 위한 조합이든 5명 이상만 모이면 법인격을 가진 다양한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다. 여럿이 힘을 모아 공동의 경제 사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이 협동조합이다. 출자한 조합원들에게 공동의 이익이 분배되는 시스템이다.

협동조합 기본법 시행(2012.12.1.) 직후인 2013년 8월말 기준 전국적으로 2천여 개가 넘는 협동조합이 설립됐다. 2019년 4월 전국의 협동조합 수는 약 1만5,000개로 집계됐다. 협동조합 설립이 한층 가속도를 내고 있다. 그야말로 전성시대를 맞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런 협동조합 설립을 부추기고 있는가. 조합을 만들면 무엇보다도 경제적 약자의 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협동조합 설립을 부추기는 단초가 아닐까 싶다.

설립도 까다롭지 않는 데 있다. 최소 자본금 규정이나 당국 허가에 구애받지 않고 소수가 모여 정관을 만들고 총회를 거쳐 소재지 지자체에 신고만 하면 손쉽게 협동조합을 설립해 공동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합원들이 초기 출자금에 관계없이 1인1표의 민주적인 의결권을 가짐으로써 주주 자본주의와는 또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런 제도는 소수인 대주주의 지배력을 배제하고 조합원들의 평등한 운영권을 강조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제고시키는 이상적인 경영구조 달성을 가능하게 한다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제빵업계 소상공인이 재벌빵집에 대응하고 재래시장 상인들이 대형마트와 상대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근래 들어 갑자기 협동조합이 부상한 이유 또한 양극화와 고용의 불안정성을 해결할 가능성을 찾자는 것에 있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는 최근 10년 사이 한국사회의 극심한 고용불안과 양극화가 협동조합 등 새로운 대안 경제체제를 불러왔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협동조합 기업은 일반 주식회사와 달리 비정규직 상당수를 정규직으로 바꿀 수 있어 고용의 질도 높일 수 있다. 협동조합이 우리사회와 지역경제에 새로운 발전 대안모델로 자리 잡게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또 협동조합은 자원을 지역 내에서 순환시키는 선순환 고리를 형성하여 자원이 지역 내에서 재투자되고 지역 내 자본축적을 도와 이러한 지역들이 발전거점을 형성하여 지역발전의 원동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런 지역민들의 참여로 지역 내 자원을 활용하여 발전 동력을 스스로 만들어 내고 지역민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협동조함의 최대 강점으로 들 수 있다.

그렇다고 협동조합이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 줄 수 있을까? 무조건 성공한다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할 것이다. 협동조합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협동조합도 퇴출될 수밖에 없다.

운영과 분배 시스템이 다를 뿐 협동조합도 결국 시장경제를 토대로 한 사업이기에 이상과 신념만으로 성공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남다른 수익모델에 품질·마케팅 등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철저한 준비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협동조합은 나눔의 결합체다. 구성원들의 자립 확신과 이웃과 공동체에 대한 배려와 헌신이 절실히 요청된다. 더불어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주식회사와 협동조합이 적절한 조화를 통해 새로운 경제발전 모델을 구축하여 경제성장과 함께 또 다른 나눔과 화합의 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는 곧 생활 속 민주주의를 진전시켜 돈보다 인간이 중심이 되는 풀뿌리 민주주의와 경제민주화에 기여하는 민주적 협동조합 운동이 필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배용태 교수

세한대학교 석좌교수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고문

제27회 행정고시 합격, 행정학 박사
고대법대, 서울대 행정대학원 졸업
5.18 민주 유공자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영암 부군수·목포 시장권한대행·광양부시장
행안부 자치경찰 추진단장
대통령소속 지방분권지원단장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정책위 부의장
더불어민주당 중앙당교육연수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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