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교상

뱀 물림 상처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1년 06월 17일(목) 10:23
선경훈 교수
조선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독사는 살모사과(科)가 대부분이며, 까치독사(살모사), 불독사(쇠살모사), 칠점사(까치살모사) 등의 종류가 있다. 그 외에 꽃뱀(유혈목이)도 독사로 분류되는데, 독니가 뒤쪽에 있어 물리더라도 독니에 물리는 경우가 흔치 않기 때문에 독이 없다고 잘못 알려져 있다. 뱀독은 여러 가지 독성을 유발하는 단백성분을 포함하고 있으며, 종류에 따라 조직괴사, 혈액응고장애, 전신 증상 및 신경학적 증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시계방향)까치독사(살모사), 칠점사(까치살모사), 꽃뱀(유혈목이), 불독사(쇠살모사)



▍증상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독사는 대부분 혈액 독소를 가지고 있다. 뱀에 물린 후 혈액독소를 가지고 있는 뱀독이 사람 몸 안으로 들어오면 물린 부위의 부종과 함께 통증이 발생하며, 때로는 출혈반이 발생하고, 수 시간 안에 몸통 쪽으로 빠른 속도로 퍼질 수 있다. 이는 수일 동안 악화될 수 있다. 그리고, 혈액의 응고기능을 방해하여 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근육을 파괴하여 혈액 내의 근육효소 수치가 증가함으로써 신장기능도 악화될 수 있다. 물린 부위 외에 전신에 발생하는 증상으로는 오심, 구토, 저혈압, 심장근육손상, 근력의 약화, 눈움직임 근육의 마비, 호흡곤란, 의식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요즘은 뱀에 물리면 병원에 빨리 가서 항독소 주사를 맞기 때문에, 뱀에 물린 부위 통증 및 부종이 악화되는 환자는 많지만, 생명에 위협이 될만한 환자는 필자의 경험상 흔치는 않다. 하지만, 주입된 독의 독성과 양이 사람마다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항독소만 맞았다고 안전하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최근에 입원치료한 환자는 뱀에 물린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았지만, 손가락에 뱀이 물린 후 부종이 가슴까지 올라왔으며, 상당량의 근육이 파괴되었고, 의식이 혼미하였으며, 혈압이 낮았고, 눈움직임 근육이 마비되어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증상을 호소하였다. 그 외에도 혈액검사결과 응고기능이 심하게 훼손되어 수차례 항독소를 투여 받음과 동시에 수혈도 받으면서 중환자실에서 며칠 입원 후 호전되어 퇴원하였다. 다행히 위장출혈 및 뇌출혈 등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만약에 출혈이 발생하였다면 생존은 장담할 수 없었다. 실제로 이런 위험한 상황이 보고되고 있어서 주의를 요구하는 상태임은 분명하다.



▍현장 응급처치(1차)

뱀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만약에 독사에게 물렸다면 뱀을 잡으려 하지 말고 물린 부위를 움직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물린 부위보다 몸통에 가까운 쪽에 손가락 한두 개가 들어갈 정도로 탄력붕대 및 고무줄로 묶는 것이 뱀독이 전신에 퍼지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이때 너무 꽉 묶으면 동맥까지 눌리기 때문에 묶은 부위보다 먼쪽에 혈액이 가지 않아서 허혈성 조직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물린 부위를 심장의 높이보다 높게 하면 전신에 독이 더 잘 퍼지기 때문에 심장 높이로 유지하고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물린 손을 노끈으로 너무 꽉 묶은 후 병원에 늦게 온 환자를 본 적이 있는데, 손이 파랗게 변해서 왔었다. 이런 경우는 더욱 치료기간이 길어지고 조직손상에 의한 합병증의 빈도가 올라간다. 과거에는 뱀에 물리면 독니자국을 십자가로 절개하고, 피를 입으로 빨고, 얼음을 대서 붓기를 뺀다고 잘못된 치료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부종이 있는 부위를 칼로 절개하면 감염의 위험이 증가하고, 입으로 빨게 되면 혈액으로 전염되는 질환에 걸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얼음을 대면 물린 부위 조직의 손상이 악화된다.



▍병원 응급처치(2차)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하고 병원에 오게 되면, 병원에서는 상처치료와 혈액검사 그리고 파상풍 예방주사와 항독소를 투여하게 된다. 증상이 경미하면 항독소를 투여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투여하게 된다면 항독소의 제조 특성상 과민반응으로 쇼크가 발생할 수 있어서 피내반응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 후 정맥으로 서서히 투여한다. 항독소를 투여받아도 통증이나 부종에는 큰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지만, 전신증상에는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있으며, 출혈증상에 대해서는 효과가 특히 빠르다. 증상이 심하면 병원에 입원하여 수시간 간격 또는 매일 혈액검사를 하고, 증상이 호전 또는 악화되는지 경과관찰을 하게 된다. 필요에 따라서 항독소를 수차례 투여하기도 하는데, 무조건 많이 맞는 것이 좋은 게 아니라 상황에 맞게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독소는 주로 뱀독을 주입한 말의 혈청에서 추출하여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 몸에서 면역반응을 일으켜서 위험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 투여에 주의가 필요하다.

치료가 시작되고 며칠이 지나서 증상이 호전되나 싶다가도 다시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투여한 항독소의 약효의 시기가 뱀독이 남아있는 시기보다 짧기 때문이다. 이때는 다시 혈액검사를 하여 이상이 있으면 다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그러므로 호전이 되는 듯하여 퇴원을 원하여도 담당의사와 충분히 상의하고 퇴원을 결정하여야 한다.

여름, 가을이 뱀의 활동시기와 사람들의 야외활동시기가 겹치기 때문에 뱀교상환자가 증가한다. 뱀에 물려도 증상이 심하지 않은 때도 있지만, 처음 물렸을 때는 약간의 통증과 부종이 있다가도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되는 경우가 흔하므로 지체하지 말고 빨리 의료기관에 내원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고 필요하다면 입원하여 검사 및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문헌 - 외상의학(대한외상학회), 임상독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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