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녹색 미항 밴쿠버시의 시책

캐나다 밴쿠버에서 배우는 지방자치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1년 07월 29일(목) 10:13
배용태 교수
전)전남도행정부지사/행정학박사

2016년 현재 캐나다 밴쿠버시의 인구는 63만1천여 명이다. 밴쿠버시와 그 주변 도시를 묶은 메트로 밴쿠버 인구는 211만7천 명 정도이다. 보통 도시인구를 말할 때 광역도시인구를 기준으로 이야기하는데, 광역인구를 기준으로 볼 때 밴쿠버는 캐나다 도시 중 토론토(511만3천 명), 몬트리올(363만6천 명)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 뒤를 수도 오타와(113만 명)가 잇고 있다. 밴쿠버가 속한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의 인구가 411만 명 정도여서 주 인구의 절반 정도가 광역 밴쿠버에 거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밴쿠버시의 면적은 114.7㎢로 서울시의 1/6수준이며 메트로 밴쿠버의 면적은 2,900㎢이다. BC주와 우리나라를 비교하면, BC주 면적은 944,735㎢로 한국(남한)의 9.5배에 달한다. 캐나다 전체면적은 한반도의 45배에 달한다.

많은 미래전문가들이 인류사회의 미래는 지구를 황폐화시키는 환경적 충격을 적극적으로 줄이는 도시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시급하고 중대한 도전이 환경정책의 과감한 변화와 녹색기업 분야에 전례 없는 투자를 불러 왔고,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수단과 기술을 발전시킨 도시들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을 부여 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는 이런 변화 과정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밴쿠버시의 목표는 2020년까지 세계 최고의 녹색도시가 되는 것이다. 밴쿠버는 역사적으로 세계 10대 녹색도시의 하나로 인정받아 왔으나 더 노력하지 않으면 이런 위상을 잃을 위험이 있으며, 야심적으로 힘을 쏟고 있는 다른 도시에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밴쿠버시는 세계 최고의 녹색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중점추진계획을 마련하고 계획의 성공적 달성을 위해 시민, 사업가, 사회기관, 단체 등을 포함한 지역 인적자원을 총동원해 나가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2009년 2월 밴쿠버 시장은 아이디어와 실행사례를 수집하고, 추진계획을 작성할 임무를 띤 환경과 경제 관련 전문가 14명으로 구성된 최고 녹색도시 만들기 실행팀을 발족시켰다. 이 팀의 첫 번째 보고서가 44개 시책이다. 이 시책은 1차적으로 2010년 2월의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보고서의 중점시책은 3분야로 나누어져 있다.

첫째, 일자리와 경제분야로, 녹색일자리와 밴쿠버의 경제적 활력을 창출하는 행동계획이다. 청정에너지의 생산과 에너지 효율성 증대와 관련된 자금과 제반 규정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다.

둘째, 더욱 환경친화적인 지역사회분야로, 밴쿠버의 환경친화적 교통수단을 강화하고 청정 녹색 이웃의 조성 그리고 자연환경과 녹색지대를 보존·확대 조성하는 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셋째, 인간 건강분야로, 밴쿠버 시민의 건강을 보호·증진하기 위해 먹는 물의 질 향상, 건강음식 섭취, 유독한 오염원의 제거 등의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최고의 녹색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낭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전제하에 출발하고 있다. 밴쿠버는 이미 2010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밴쿠버시로서는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국제적인 모범사례로 바람직한 시민상을 정립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녹색사업을 창출해 내는 기회를 얻고 있다. 밴쿠버시는 이러한 도전이 매우 중요하고 복잡하지만 성취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 보고서는 ‘녹색도시 만들기 시책44’로 밴쿠버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 녹색도시가 될 수 있는가를 보여 준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이코노미스트’지가 최근 조사하여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밴쿠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 받고 있다. 밴쿠버는 아름다운 자연환경, 다양하고 창조적인 사람들, 경기 침체기에도 세계에서 부러워할 정도의 탄탄한 경제력 유지 등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밴쿠버는 북미지역에서 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도시이고 환경 분야 지도력에서 우수한 자질을 갖고 있다. 밴쿠버는 그린피스(Green peace)와 국제적 환경관련 재단인 데이비드 스즈키 재단(David Suzuki Foundation)의 발상지이며 생태이력제 개념을 창안·활용한 브리시티 컬럼비아 대학(UBC)의 소재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많은 공원과 적은 고속도로에도 불구하고 밴쿠버는 세계 최고 녹색도시는 아니다. 녹색도시는 오히려 달성해야할 목표로 되어 있다. 여러 평가 척도에 의하면 밴쿠버는 북미의 이웃 도시인 토론토, 샌프란시스코 보다 뒤떨어져 있으며 스톡홀롬, 코펜하겐, 암스테르담과 같은 세계적 선두 도시에 많이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밴쿠버는 결정적인 평가 항목인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실패를 하고 있다. 밴쿠버 시민들은 유한한 세계가 변화를 감당할 수 있을 한계를 초과하는 정도의 소비를 하고 있다고 지적 받고 있다. 밴쿠버가 변하여만 한다는 당위성은 2가지로 제시되고 있다.

첫째, 가장 분명하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다음 세대에 대한 공동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오염으로 얼룩지고 과소비로 찢어진 세계를 물려 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둘째, 매우 절박한 일임에도 세계가 오랫동안 지체시킨 경제적 구조변화를 위해 밴쿠버시는 전력을 다하고 있다. 실제적이며 지속가능한 경제의 요소를 시험하고 증명하는 변혁가들이 세계를 완전히 구하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다음 세대를 위해 사회적·경제적 선구자로서 미래를 확실히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가는 유럽의 도시들은 이미 친환경 녹색이 더 이상 희생의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경제와 일자리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환경과 경제의 관계는 대체 교환이 아닌 상호 보완의 관계라는 것이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녹색 정책은 아울러 돈을 절약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오염을 줄이는 시책은 또한 환경을 개선하고 건강과 복지를 증진하게 된다는 것이다. 녹색 기업은 가장 빨리 성장하고 성장해야 할 분야이며 녹색 일자리는 최고의 안정성이 있는 유일한 작업이 되고 있다.

밴쿠버는 녹색 건축, 녹색 계획, 녹색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에 와 있지만 녹색 산업의 투자와 무역 분야에 있어서 더 큰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밴쿠버시는 녹색도시행동팀을 출범시켰고, 10년 이내 세계 최고의 녹색도시가 되고자 하는 행동 추진계획을 수립하였다.

이 목표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적·조직적 변화를 필요로 하는 여정이지만 그 첫 단계인 출발을 이미 시작한 것이다. 야심적이지만 실용적이고 스마트한 내용으로 꾸며진 녹색항은 2010년 2월 올림픽 개최까지 가시적이고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해 내고자 하고 있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보고서는 배경설명과 실천항목으로 채워져 있다. 실천항목의 일부는 시청 직원에 의해 바로 시행될 것이며 이는 이미 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일이나 더 많은 정치적 지원과 역량의 필요량을 명확히 한 것이다.

다른 일부 제안들은 정치적 결정을 필요로 한다. 의회의 책임 하에 처리해야할 새로운 조례나 규정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일부 제안들은 밴쿠버시가 이웃, 지역사회 단체, 사업가, 상위정부나 타 시정부 등과 협력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에 좌우된다. 그리고 밴쿠버 시민의 참여가 결정적이고 성공여부를 담보하는 변수이기 때문에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관심과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밴쿠버 시민은 자전거를 타고 대중교통을 활용하고 에너지 효율화 장치를 설치하며 신선한 지역농산물을 소비하는 노력을 더욱 전개하게 될 것이다.

이는 전통적 의미의 선언적 행동계획이 아니다. 이 계획은 시가 지속가능한 성장의 가도로 나아가는 것을 촉진하는 실제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정책의 신속한 집행에 의한 성공적 수행여부는 결국 시 의회와 시 공무원들에게 많이 달려 있다. 세계에서 최고의 녹색도시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를 위해 요구되는 노력의 정도를 완벽히 나타내주는 절대적 지표나 기준은 없다. 다만 10종경기와 같이 녹색도시 경쟁의 각종 항목에서 최고의 위상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올림픽 10종경기에서 경쟁자들은 달리기, 장애물경기, 높이뛰기, 창던지기 등 10가지의 다른 종목에서 점수를 획득한다.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취약 종목의 아킬레스건과 같은 약점을 극복해 가면서 모든 종목에서 고루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야 한다.

최고의 녹색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최소탄소배출, 청정공기, 맑은 물, 많은 공원과 녹지대, 지역생산 농산물 소비, 유해 오염원의 부재, 도보와 자전거, 그리고 대중교통이 지배적으로 운용되는 교통체계, 아담하고 다목적인 근린 이웃 등이 실현되어야 한다. ‘Cleaner, Greener, Healthier, Wealthier Vancouver’의 노력을 표현한 것이 ‘녹색시책44’이다. 밴쿠버시는 이 보고서의 후속 작업으로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좀 더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10년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배용태 교수

세한대학교 석좌교수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고문

제27회 행정고시 합격, 행정학 박사
고대법대, 서울대 행정대학원 졸업
5.18 민주 유공자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영암 부군수·목포 시장권한대행·광양부시장
행안부 자치경찰 추진단장
대통령소속 지방분권지원단장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정책위 부의장
더불어민주당 중앙당교육연수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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