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과 전쟁 그리고 무명용사 영암일보 yailbo@daum.net |
| 2021년 08월 12일(목) 14: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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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평화 축제인 올림픽은 과거에는 전쟁의 다른 얼굴이다. 육체적 힘이 전투력인 시기에 올림픽 종목은 전투력을 측정하는 잣대나 마찬가지였다. 근현대에서는 민족과 국가의 우월성을 상징한 총성 없는 전쟁이었다. 구 동독이나 소련에서 국가적으로 선수를 양성했으며 우리나라도 국가를 대표하는 엘리트 체육선수를 양성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메달 한 개가 국력을 대표하는 경우가 있다. 대만이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딴 자국 배드민턴 선수들이 탄 여객기를 전투기로 호위하면서 환영하였다. 필리핀은 올림픽 첫 금메달을 딴 여자 선수가 국가 영웅이 되었다. 과거의 우리 모습을 본 느낌이다. 반면에 한국 여자 양궁 선수는 운동실력과는 전혀 상관없는 다른 문제로 논쟁이 일어났다. 이미 우리국민 상당수는 금메달 경쟁을 일부 초월했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한다.
메달을 따면 개인과 국가의 영예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필자는 우리나라 금메달이 몇 개이고 순위가 몇 위인지 모른다. 그동안 메달을 많이 따서 희소성 가치가 사라진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우리국민들이 소수의 스포츠 영웅보다는 다수의 국민 건강을 더 중요시하는 수준으로 바뀐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스포츠 분야에서도 선진국 현상이 나타나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선수들도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즐기는 수준이 된 것 같다. 한때는 은메달을 따고서도 메달 수여식에서 우는 한국 선수들이 있었다. 승패에 상관없이 웃고 즐기는 외국 선수들과 비교가 되었다. 이제는 메달을 놓치고 아쉬운 4위를 한 한국 선수도 웃는 장면이 나온다. 국민들도 승패를 떠나서 열심히 싸운 선수들을 성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한 더 많은 무명선수들이 있다. 이들은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올림픽에 참가하는 자체가 꿈일지도 모른다. 올림픽에 참가하여 메달을 따지는 못 했지만,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었다는 자체가 명예일 수 있다. 메달을 못 딴 선수들에게는 마음의 철메달을 달아 주자. 올림픽 기간 동안이나마 무명선수들을 한 번 생각해주는 여유를 갖자.
스포츠 경쟁에서 무명용사를 기리는 정신으로 전쟁에서 무명용사들도 기려야 한다. 얼마 전에 모 장군의 일주기를 기념한 소식을 들었는데, 우리는 유명한 장군들만 존경하는 경향이 있다. 논공행상에서도 무명용사보다는 유명한 장군이 우대를 받는다.
한국 최고 무공훈장은 태극무공훈장으로써 현재까지 80여명이 받았다. 위관 급 이하는 12명이고, 사병은 2명에 불과하다. 역대 수훈자 대부분이 최고위급 지휘관 혹은 장군들이다. 반면에 미국은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을 받은 군인들 중에서 장군 비율은 1%가 되지 않는다. 대부분이 부사관, 병 등 실제로 전투현장에서 공적을 세운 군인들에게 주어진다. 실례로 6.25전쟁에서 146명이 명예훈장을 받았다. 그러나 장군은 대전 전투에서 포로가 된 제24보병사단장인 윌리엄 F, 딘 소장이 유일하다. 이처럼 훈장의 등급은 받는 사람의 계급을 따지지 않고, 공적 사실에 따라서 주어져야 한다.
한국은 100여 년 동안에 망국과 광복, 정부수립과 전쟁, 산업화와 민주화 등 나라가 겪을 수 있는 모든 사건을 경험했다. 다른 나라들이 수백 년 혹은 수십 년에 이룬 것을 초고속으로 따라잡았다. 급속 성장하면서 몇 나라의 선진국을 모방했다. 소수의 리더십이 중요했고, 무명용사까지 기릴 여유가 없었다. 이제는 경제, 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내실을 다지면서 소수의 유명인사보다 이름 없는 무명용사까지 챙기고 기리는 나라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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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록 박사
예비역해군제독
정치학 박사/수필가
덕파통일안보연구소장
100북스학습독서공동체 이사
저서<관군에서 의병으로>
예비역 해군 준장
동명대학교 초빙교수
서울대학교 외교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
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서울특별시 안보정책자문위원
영암일보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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