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를 통해본 영암의 미래전략 구상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1년 11월 24일(수) 12:59
정순남
한국전지산업협회 부회장
최근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한 축으로 MZ세대의 마음을 읽고 해석하려는 노력이 많아졌다. 대선후보 간 MZ세대의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왜 우리는 MZ세대에 주목하는가? 상대적으로 고령화된 영암의 경우에도 MZ세대와 연결고리를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 들여야 하는가? 왜 이들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고 “지옥”에 열광하는가 ?

오늘 입사한 5명의 MZ세대들과 주된 관심 사항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모두 90년 초반에 태어났다. 사는 곳도 제주, 부산, 서울, 충청, 경기 등 다양하다. 놀랍게도 공통적인 관심사는 부둥산 폭등에 따른 주거문제와 암호화폐였다. 기존의 월급으로는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절망감과 아파트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급등락하는 위험자산에라도 투자하여 목돈을 마련하겠다는 절박함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결혼과 출산도 이러한 사고의 종속변수일 것이다.

또 하나는 파이어(fire)족이 되어 지긋지긋한 직장생활을 접고 어디론가 떠나가서 자유를 만끽하고 싶다는 것이다. 틀에 박힌 회사와 숨막히는 경쟁사회에 대한 강한 회의가 MZ세대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고 이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6.25이후 잿더미에서 산업화를 이루고 고속 성장속에서 보람을 찾았다. 한마디로 국가를 운전할 “드라이버의 성찰 부재”다.

MZ세대들은 부모세대들이 이룬 풍요 속에서 자라났다. 그런데 왜 절망하는가? 그것은 결정적이고도 넘기 어려운 또 하나의 장벽에 부딪힌 것이다. 신자유주의, 자유무역, 세계화로 꽃을 피운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다양한 격차를 수반한다. 빈부격차, 교육격차,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 대기업과 중소기업 격차, 내수산업과 수출산업의 격차, 제조업과 농업의 격차, 정보격차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격차를 양산하였다. 70년대만 해도 영암의 논을 3~4마지기 정도 팔면 서울 변두리에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었다. 지금은 언감생심이다.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소위 강남지역의 34평 아파트 가격이 평당1억원을 넘어서 2억원을 향해 가고 있다. 아파트 1채가격이 30억원도 넘어선 것이다. 아직도 전남의 농지가격은 평당 10만원대를 넘지 못한다. 4마지기면 800평인데 8천만원 정도다.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 1평 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다는 것이다. 대표적 재화인 부동산 가격의 격차는 지식정보사회의 가장 중요한 교육격차를 낳고 다시 반복된 격차를 양산한다. 의과대학, 사법 행정 외무 등 각종 고시제도의 사다리도 사실상 없어진 셈이다. 엄청난 사교육비를 지불하지 않고서는 이 사다리를 넘어갈 수 없게 된 것이다. 마지막 보루인 민주적 선거제도가 정치세력의 교체를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을 이라는 기대 마져도 이미 사라졌다. 패거리 정치에 대한 혐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역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일을 해 본 “일꾼을 소환”해야 한다

위기는 항상 기회를 제공한다. 소멸도시로 낙인찍힌 영암을 비롯한 전남의 미래는 MZ세대로 대표되는 위기의식을 희망의 땅으로 유인하는 것이다. 주거문제를 해결해 주고 일자리를 만들어 소소한 행복을 제공해 주는 치유의 땅으로 만들어 희망을 주어야 한다.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 간단하게 접근한다면 된다. 제주도가 청년들과 은퇴자를 오라고 강요하고 협박 했던가! 올레길을 만들고 청정 바다와 오름 등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주었다. MZ세대들에게 자신들도 행복할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무한경쟁의 “오징어 게임”과 “지옥”의 세계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심리학자 메스로우(Maslow)는 인간의 가장 큰 상위욕구로 자존감(estem needs)과 자아실현(self actualization)을 들었다. 비로소 젊은 도시의 방랑자들은 제주에서 인간다운 존엄성을 찾고 자아실현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가족과의 소박한 시간과 오염되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찾은 것이다. 월출산, 구림마을, 마애여래좌상, 바다와 육지가 어우러진 천혜의 땅 영암. 내년 다가올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이런 계기를 마련해 줄 “큰 바위 얼굴”이라도 나타난다면 염암은 MZ세대의 희망의 땅으로 떠오를 것이다.

[약력]
제26회 행정고시 합격
산업자원부 시장관리과장
산업자원부 무역정책팀장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역경제국장
지식경제부 지역경제정책관
지식경제부 정책기획관
전라남도 경제부지사
목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한국도시가스협회 상근부회장
영암일보 yailbo@daum.net
이 기사는 영암일보 홈페이지(www.yailbo.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yailbo.com/article.php?aid=1183957403
프린트 시간 : 2026년 09월 26일 21:2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