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부짖고, 분노하고…“영암군수 정신차려라!”

'한대리 규석광산 채굴허가 인가' 사건
주민들, 한파에도 '살기 위해' 집회 나서
채굴허가 둘러싼 의혹들, 전남도 감사서 사실로
거짓말로 행정신뢰 바닥...전동평 군수 도덕성 논란으로 이어질까
"답답한 군수님 이하 전 공무원들 정신 차려야"

유우현 기자 yailbo@daum.net
2021년 12월 22일(수) 16:35
지난 17일, 규석광산 개발반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나태수)가 영암군청 앞 주차장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영암군수는 각성하라!”

월출산에 첫눈이 내리던 날. 생존에 대한 불안과 행정에 대한 불신이 군청사 일대를 가득 채웠다. 최저 기온 영하 5도. 절박함이 앞섰기에, 추위가 살을 에는 듯해도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한대리 주민들은 그렇게, 살기 위해 분노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한대리 규석광산 채굴허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두 가지 이유다. 최근 전남도 종합감사에서 관련 결과가 발표됐고, 그로 인해 지난 17일 ‘규석광산 개발반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나태수, 이하 비대위)’가 다시 집회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영암군청 앞 주차장에서 열린 집회에는 나태수 위원장을 비롯하여 노정애 부녀회장 등, 약 50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하여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주민생존권을 파괴하는 채굴허가를 당장 취소해야 한다”라며 “이 추위, 이 엄동설한에 허리 구부리고 살려달라고 끝없이 외치는 것이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대표 발언에 나선 노정애 부녀회장은 “허가 담당 관련 공무원 즉시 파면하라, 영암군수는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참가한 한 주민은 “군수는 전남도에서 인가를 했기 때문에 군수가 할 일이 아니라는 소리나 하고 있다”며 “답답한 군수님 이하 전 공무원들 당장 정신차리라”고 답답한 심경을 내비쳤다.

주민들의 분노는 명확하다. 그간 의혹이었던 것들이 전남도 감사로 인해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몇몇 사안들은 영암군이 침묵 혹은 부정으로 일관했던 것이기에 더욱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거짓말’로 행정신뢰가 곤두박질친 것은 물론 최종 책임자인 전동평 군수의 도덕성 논란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구체적으로 영암군은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사전협의 불이행 ▲개발행위허가 협의 전에 군계획위원회 자문 미실시 ▲채굴계획인가에 따른 인가 및 협의조건 이행 확인을 미실시 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 기관 협의? ‘NO’
군수가 개발행위를 허가 할 때 관계 행정기관장과 협의 해야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 한대리 사건처럼, ‘광업법’에 따른 채굴계획 인가사항이 개발행위에 포함되는 때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61조) 이 ‘협의’를 하기 위해 ‘개발행위복합민원 일괄협의회’(이하 협의회)도 개최해야 한다.

그런데 영암군은 전남도로부터 협의요청 공문을 받았으면서도 관계 행정기관장에게 협의 요청을 이행하지 않았다. 영암군 ‘내부’의 관계부서에만 서면 협의를 진행하였을 뿐, 해군○○○사령부, ○○○○과 등 관계기관 및 부서와는 협의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 협의요청 공문을 수일간 방치하고 있다가, 11일이 지나서야 처리했다.

협의회 또한 개최되지 않았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된 경우에는 민원인 등을 협의회에 참석하게 하여 의견을 청취하여야 했으나 이행하지 않았다. 전남도 측은 이를 두고 “행정의 신뢰성을 실추시키는 결과”라고 감사에서 밝혔다.

●위원회 자문? 그런 것도 ‘NO’
‘영암군 도시계획 조례’ 제28조에는 이런 조항이 있다. 군수는 면적이 2천㎡ 이상인 토지의 형질변경 개발행위를 허가할 때,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허가 전 군계획위원회의 자문을 받을 수 있다는 것. (한대리의 경우 면적이 4,770㎡)

물론 위원회가 ‘필수’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의 민원 사례를 살펴보면, 원활한 개발행정을 위해선 거의 필수나 다름 없다. 전국적으로 채굴계획인가 신청과 관련하여 광업 민원 사례 등이 증가 추세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광업이미지 개선을 위한 친환경 광산개발 정책방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광업 관련 민원 사례 중 소음·진동(28.6%), 분진(21.8%), 낙석 및 사면안전(19.3%) 순으로 증가세에 있다. 당장 인근 장흥군 대천리에서도 규석광산이 주민 생존권 위험 등의 민원으로 불허 된 바 있다.

게다가 영암군은 그 흔한 주민설명회 한번 없었다. 민원발생이 예상되는 것은 당연지사. 집회에서 꾸준히 제기 되는 문제점 역시 ‘주민 설명회 없이 허가한 개발행위’라는 것이다. 개발행위의 허가 협의를 하기 전, 영암군은 위원회의 자문을 받아 전남도에 협의의견을 제출하여야 했다.

하지만 영암군은 면적이 4,770㎡인 토지의 형질변경 개발행위허가를 협의함에 있어 관련 규정을 숙지하지 못하여 군계획위원회의 자문도 받지 않고 내부 부서의 협의 의견만 제출 받아 전남도에 회신하였다.

그로 인하여 조광권자인 한대리 주민들의 민원 발생으로 채굴계획 인가를 받고도 진입로, 폐석장 등을 설치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인가조건 이행확인? 이쯤되면 당연히 ‘NO’
이런 사업은 쉽게 인가되지 않는다. 나름대로의 조건이 있고 그것에 대한 영암군의 ‘이행확인’이 필요하다. 이번에도 ▲9개 인가조건 ▲25개 개발행위허가 협의조건 ▲16개 농지의 타용도 일시사용허가 협의조건 ▲19개 산지 일시사용허가·신고 협의조건을 부여하여 조건부 채굴계획이 인가되었다.

즉, 영암군은 채굴 ‘사업시행 전’과 ‘사업시행 시’ 인가조건 및 협의조건이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하여야 했다.

그런데 영암군은 거의 모든 이행확인을 소홀히 했다. 담당자들은 그 내용 조차 파악하지 못한 경우도 있어 문제점만 한 트럭이다. 지적 사항을 일일이 나열하기가 힘들 정도.

먼저, 사업을 개시한 때에는 지체 없이 광업사무소를 정하고 그 설치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인근 마을에 사무소는 정하였으나 설치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심지어 영암군 업무 담당자는 이러한 내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등 업무를 소홀히 하였다.

또한 ‘개발행위허가 협의조건’에 사업시행 전 반드시 경계측량을 실시하여 인근 토지를 침범하지 않도록 하였는데도, 경계측량을 실시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업무담당자는 경계측량을 실시하도록 공문으로 촉구하지도 않였다.

공사 현장에서 피해방지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모습. 장마 등으로 인한 토사 유출 위험까지 상존해 있었다.

‘피해방지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사업시행 시나 시행 후 인근농지 및 가옥 등 농가에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피해방지시설을 설치하도록 되어 있는데도 주민들의 규석광산 채굴 결사반대로 분진망 등을 설치하지 못하고 있었다.(위 사진) 그리고 사업대상지는 일부 표토 제거 및 굴착공사를 실시해 장마 등으로 인한 토사유출 위험이 상존해 있으나 업무담당자는 분진망 및 배수로 설치 등을 공문으로 촉구하지도 않는 등 업무를 소홀히 하였다.

아울러 경계표시는 허가구역 10미터 이내의 간격(폭 5㎝이상)으로 흰색페인트 등으로 표시하여 경계를 알아 볼 수 있게 하고 사업 완료 후 준공 시까지 존치시켜 협의구역 외의 경계를 침범하지 않도록 유지하여야 하는데도, 흰색페인트 경계표시가 없어 경계를 알아볼 수가 없었고 업무담당자는 흰색페인트 등으로 경계표시를 하도록 공문으로 촉구하지도 않았다.

또한 임도 시작점 및 구간 내 1㎞마다 안내판을 설치토록 하였는데도, 무한궤도 굴삭기(1.0㎥)가 강진군에서 영암군 ○○읍 채굴예정지까지 임도로 통행하였는데도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업무담당자는 안내판을 설치하도록 공문으로 촉구하지도 않았다.

종합하자면, 광업사무소가 규정에 맞게 설치되었는지와 경계측량을 실시하지 않아 인근 토지를 침범하였는지 알 수가 없었고, 사업시행 시 인근 농지 및 가옥 등 농가에 피해방지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피해 우려가 있었다. 또한 현장방문 시 흰색페인트 경계표시가 없어 경계를 알아볼 수가 없었고, 임도 시작점 및 구간 내 1㎞마다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임도 시작점과 연장을 파악하기가 어려웠으며, 사업대상지는 일부 표토제거 및 굴착공사를 실시하였으나 배수로 미설치 등으로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한 토사유출 등 위험이 상존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유우현 기자 yailb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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