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민속촌에서 만난 역사의 아픔

자하 옹의 '자하산방'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1년 12월 31일(금) 10:22
자하 류용

ALOHWA(알로하) 한 마디로 백인과 깜둥이, 유색의 동양인, 중동, 동남아 인종을 초월한 서로 간의 따스한 교감이 형성된다. 이내 서로를 경원하고 경계하는 거리감도 동화되어지다 녹아버리는 아름다운 꽃의 천국.

이름 모를 수목들, 융단같은 잔디밭, 자연그대로의 호수들. 춤과 노래와 축복만이 존재하는 곳.

그러나 이 축복의 땅에도 영욕의 역사는, 치욕의 역사는 명멸하는 주마등처럼 세월 뒤편, 저 먼 곳으로 자라졌나니.

복종과 존경과 사랑만이 한 부족의 ‘흥망과 성쇠’를 가늠하던, 물고기와 짐승을 사냥하여 불평없이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가던, 그 사냥이 끝나면 그 사냥감으로 신에게 감사드리는 제를 올리며(토테미즘) 축제를 지내고 춤을 추며 파티를 하던 그 속에서 더욱 더 결속된 부족의 우애를 지켜가던 시절.

착취와 약탈과 방화로 초토화시켜 버리는 미 기병대 침략. 오직 활과 창으로 사냥하던 그들은 총칼과 무장된 정예 기병대를 당할 수는 없었다.

수많은 원주민의 청년‧남자 전사들은 희생돼 버리고 전사들을 양산하기 위해서 한 추장이 7~8명의 여인을 아내로 다산을 했다는 1800년대 애환의 역사.

그 용맹스럽고 영웅스런 추장들은 미 기병대의 말발굽 아래 결국은 초연이 쓸고 간 연기처럼 사라졌단 말인가?

왁자지껄 떠들며 지나간 관광객 맨 끝에 혼자 남아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져버린 ‘추장’의 침대 위에 앉아본다.

야자 잎으로 지붕을 하고 야자껍데기(섬유질)로 천을 꼬아 노끈을 만들고 기둥마다 서까래마다 그리고 문틀마다 그들만의 고유한 문양과 정교한 채색으로 단장된 색상들은 예술품 그대로였다.

그리고 큰 부인은 추장의 침상 아래 다른 7~8명의 부인들은 별채에 기거하게 하면서 절대의 카리스마적 권위를 누렸다는 추장과 큰부인.

또 한 가지 이색적인 것은 추장의 전쟁에서 전사하거나 질병으로 사망했을 경우에도 추장의 큰 부인은 스스로 자결하여 추장의 무덤에 같이 안장된다는 ‘순애보’적인 아니 슬픈 역사의 아픔을 듣고 한참이나 사라져버린 역사의 뒤편에서 무상을 느껴본다.

금방이라도 문을 박차고 핏발서린 두 눈을 부릅뜨고 급습해 다가올 것만 같은 음산함.

일어서는 내 마음의 발자국이 왜 이리도 무거울까? 그리고 호수에서 ‘카누’를 저어가며 펼치는 원주민의 의식.

혼례축제, 추장 추대 춤, 전사의 성혼식, 사냥 떠나기 전의 의식의 춤, 창과 활과 북소리에 어우러져 예쁜 조개껍데기 목걸이, 꽃다발, 목에 걸고(여인들) 원색의 치장(용맹스럽고 무서움을 과시하는)들.

먼 옛날로 되돌아간 진정한 축제였다면 그 얼마나 환상적일까? 지금은 관광거리에 불과한 ‘패키지쇼’에 지나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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