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飛行) 교육일까, 비행(非行) 교육일까

A대학교 비행교육원 운영 실태
대학 관계자, 도덕성 논란 심각
X씨, 모 교관 사망사고 연루

유우현 기자 yailbo@daum.net
2022년 02월 16일(수) 17:29
영암읍 송평리에 위치한 A대학교의 경량항공기 이착륙장. 대학교를 둘러싼 여러 논란과는 달리 맑고 광활한 하늘이 눈에 띈다. 사진 속 부지의 대부분은 허가받지 않은 불법 점용이다.

대학(大學).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에서 대표적인 고등교육기관이다. 고등교육법 제28조에 의하면 ‘국가와 인류 사회에 이바지함’이 그 존재 목적이다. 하지만 영암군에서 비행교육원을 운영 중인 A대학교에겐 그야말로 딴 세상 얘기다. ‘날다’는 의미의 비행이 아닌, ‘비행청소년’의 ‘비행’을 가르치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영암일보는 지난 2회에 걸쳐 ‘A대학교 비행교육원 운영 실태’를 다뤘다. 그 과정에서 복수의 인물들이 영암일보에게 다양한 내용을 제보했다. 대학 관계자들의 도덕성 논란이 주된 핵심이다.

이하 내용은 그와 관련해 최소 5명의 취재원들이 직접 전한 내용이다. 이들은 각각 교관, 학생, 고위 관계자 출신으로, 영암일보와 대면 인터뷰를 통해 사진 자료, 카카오톡 기록, 음성 녹취록 등을 제공했다. 모든 내용은 최소 세 명 이상의 교차검증을 거쳤다.

◇ 고위 관계자 X씨, 모 교관 죽음에 연루?
전직 교관이자 현직 조종사인 B씨는 “비행교육원 측 수뇌부인 X에겐 심각한 ‘도덕적 결함’이 있다”고 지적한다. 몇 년 전 ‘교관 사망 사건’이 대표적이다.

A씨는 “X가 옛 제자였던 여성 교관에게 ‘술 한 잔 하자’고 부른 것이 화근”이라며 “부담을 느낀 여성 교관이 동료 교관 2명(타 대학교 소속)과 술자리에 참석했는데, 이들이 귀가 도중 사건이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각자 학교 및 집으로 복귀 도중, 여성 교관의 동료 한 명이 음주 단속을 피해 도주한 것. 주차 후 도보로 담을 넘으려던 그는 5m 절벽에 추락하여 사망하고 만다.

B씨는 “어찌 됐든 인사사고가 발생했으니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모두가 쉬쉬해 학생들은 이런 일이 있는지도 모른다”라며 “본인이 도주한 것도 아니고, 사고 당시 함께하지도 않았으니 억울한 점도 있겠지만, 애초에 여성 교관에게 단둘이 술마시자고 부른 것부터 문제”라고 강조했다.

사건의 후속 조치에도 문제가 있었다. X씨와 공군 ‘선후배’ 사이인 대학 수뇌부 K씨가, 본교 측에 왜곡된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보고서에 의하면 사망 교관 소속(타 대학교) 모 교수가 “사건의 발단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라고 게재됐으나, 영암일보가 입수한 녹취록에 의하면 해당 교수는 “사건에 대해 알고 있다”라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B 씨는 “사망 교관의 소속 대학 의견이 가장 중요한 것인데 그것을 왜곡 보고해 유야무야 넘어갔다.”라며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하고 묻혀버린 결정적인 계기”라고 밝혔다. 그는 X 씨와 K 씨의 ‘공군 커넥션’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업계에서도 둘의 끈끈한 사이에 뒷말이 무성하다는 것.

B 씨는 “비행교육원은 단순한 항공기관이 아닌 엄연한 교육기관이다. 비행뿐만 아니라 인성에 대한 교육도 이뤄져야 하는데 그것이 전무하다.”라며 “평소 X를 둘러싸고 여러 의혹이 무성했다. 그가 국토부에서 평가관으로 있을 당시, 자신에게 교육받지 않은 사람들을 전부 탈락시켰고, 술을 좋아하여 교육원 생활관 내에서 음주도 서슴지 않았으며, 학교 업무용 승용차를 무단 사용했다는 의혹 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교 내에 이 같은 도덕적 결함들이 만연하지만, 취업 후에도 ‘인맥’이 이어지는 특유의 구조 탓에 자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경운대학교 전직 수뇌부인 모 씨 역시 “사고를 수습하고 장례식을 치렀는데 X가 잠깐 있다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다들 말이 많았다”라며 “본인이 주관한 회식인데 그렇게 행동할 수가 있나. 도의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는 의견이 많았다”라고 밝혔다.

경운대학교 비행교육원 소속 모 재학생은 “K는 우리 학교를 망친 주범”이라며 “K에게 보고서를 올리라는 것부터 실수였다. 썩은 뿌리를 뽑아 학교가 새로 태어나야 한다”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하여 X 씨는 보고서를 통해 “해당 여 교관은 우리 비행교육원이 새로 사용 중인 비행관리체계를 사용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기에 식사를 제안한 것”이라며 “사망 교관의 아버님과도 잘 알고 지내는 사이라 마음이 아프고 위로도 해드렸지만 지금도 죄송하다는 생각을 늘 품고 있다. 좋은 뜻으로 계획한 식사모임이 대형사고로 이어져 가슴이 아프고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 허술한 하천점용허가서…토목공사 위주?
제보자들은 비행장이 위치한 하천부지허가서의 계약 내용과, 기숙사의 부지 선정 과정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조종사 B씨는 “현재의 계약서는 하천법 적용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경량항공기 이착륙장 토목 공사’ 위주의 계약서”라며 “경량항공기 이착륙장 조성 외에 타 용도로 사용 시 허가 취소에 대한 조항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B씨는 “지금까지 경비행기가 아닌 일반 항공기를 불법 운용한 것처럼, 계약상의 당초 목적 외에 사용 시 군에서도 단호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며 “그를 위해선 오는 4월 재계약에서 반드시 해당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많은 군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어 계약 변동 사항을 세세히 지켜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기숙사 부지 선정’에 대해 전직 수뇌부 모 씨는 “현재 기숙사가 들어선 부지는 원래 놀고 있던 땅”이라며 “십수 년간 맹지였던 그 땅은 영암군 입장에선 골칫거리였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영암군에선 A대학교 측에 해당 부지를 매입할 것을 요구했고 그 대가로 비행장 건립에 여러 가지 편의를 봐줬다”라면서도 “내가 당시 관계자로 있었기 때문에 구체적 사실은 밝히기 곤란하다”라고 말했다.

조종사 B씨는 ‘비행장’ 부지 위치 선정 역시 ‘비정상적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소음은 삶의 질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아파트의 층간 소음 문제를 생각해 보라. 비행 소음 역시 마찬가지다.”라며 “전문가 견해를 참고했다면 도저히 선정될 수가 없는 위치에 비행장이 건립돼 영암읍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행적직원 D씨, ‘마스터키’로 기숙사 불심검문?
일반 직원의 일탈도 만만찮다. 학교 졸업생 E씨는 행정직원 D씨가 ‘마스터키’를 가지고 기숙사 내부를 ‘불심검문’했다고 주장했다.

E씨는 “기숙사의 마스터키를 갖고 있던 D는, 방에 사람이 없을 때 불심검문을 하곤 했다. 냉장고에 특정 음료를 넣어둔 채 꺼낸 적이 없었는데, 어느 날 불쑥 ‘(해당 음료) 당장 치워라. 벌점이다.’라는 메시지가 왔다.”라며 “아무리 학생들이라지만 성인 아닌가. 게다가 동의한 적도 없다. 8,90년대 군대도 이렇게까지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우현 기자 yailb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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