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모리 가즈오 경영과 우승희 정치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2년 05월 26일(목) 09:55
김충열
글랜맘 칠드런 재단 한국 대표
조선대 초빙교수 역임 / 정치학박사

1. 시작글
세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는 책이 성경이다. 그다음으로 많이 읽는 책이 마르크스의 저서다.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정치는 경제의 상층구조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정치는 이데올로기 말장난이고, 경제가 내면의 본질이며 진리다는 뜻이다.

며칠 전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서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고 현대차가 미국에 105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했기에, 정의선 CEO를 40분간 만나서 땡큐를 연발하며 독대했다.

또한 인도 태평양 경제 협의체 (IPEF) 한국 참여 유도는, 중국 견제에 힘에 부친 미국이 동맹이라는 수사를 통해 정치로 포장된 내면의 자국 경제 이익과 패권 유지인 것이다.

2. 우장춘의 농업 혁명
이나모리 가즈오는 일본 경제인이어서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우리에게 익숙한 김치의 아버지, 어려운 시기에 우리의 식량 증대를 해결한 데 기여한 육종학자, 도쿄대 농업대학 출신 우장춘 박사의 사위라고 하면 가깝게 느껴질 것이다.

우장춘의 첫 호적 이름은 우명박이다. 그의 아버지는 본처가 한국에 살고 있었기에, 우장춘을 사생아 신분으로 호적에 올렸다고 한다.

우장춘은 대학을 졸업하고 교토의 타키아 종묘에 간부요원으로 입사했다. 1945년 일본이 전쟁에 패하자 회사가 소유한 한반도 내 토지가 몰수 당할 위기에 내몰렸다. 회사는 우장춘에게 한국에 가 로비를 부탁했지만 고집 있던 우장춘은 거부했다. 그 이유로 그는 회사에서 해고되어 지극히 가난 속에 허덕이는 삶을 영위하였다. 한국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직접 초청을 해와, 조국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 일본의 조직적 반대를 뒤로하고 혼자 한국에 왔다.

우장춘 박사는 일본인 아내와 사이에 2남 4녀를 뒀는데 4녀인 아사코가 그의 아내이다. 아사코는 교세라 창업 초기 돈이 없어 어려워도 이나모리에게 돈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남편이 아무리 늦게 들어와도 한번도 먼저 자는 법이 없었다고 한다. 아내를 향한 이나모리 박사의 사랑의 꿀물이 뚝뚝 떨어졌다.

이나모리가 우장춘 박사에게 결혼을 승낙 받을 때, 자기철학이 뚜렷해 우장춘은 큰인물임을 직감했다고 후일 고백했다. 우장춘 박사가 1959년 사망해 국장에 준하는 성대한 사회장으로 장례를 지냈다. 이나모리는 매년 경기도 수원 농업시험장 언덕에 장인의 묘를 찾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3. 이나모리 가즈오의 까르마 경영
이나모리 가즈오는 27세에 맨손으로 28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교세라 (반도체 장비, 스마트폰, IT)를 지금은 직원 8만 명 세계 일류 100대 기업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일본에서는 창업 이래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 없는 살아있는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2010년 2조 3000억 엔의 부채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일본항공(JAL)의 구원투수로 지명이 되었다. 그는 일본항공을 ‘마른 수건도 짜라’는 개선(게이센) 2년 6개월 만에 정상화시켰다. 2012년에는 도쿄 증시에 일본항공을 재상장시켜 아메바경영(Amoeba Management) 효율성을 세계에 증명시켰다.

그는 특히 논어와 불교사상을 기초로 하는 도덕경영, 정도경영으로 일본의 모든 벤처기업의 선구자이다. 그의 경영철학을 전수하기 위해 만든 ‘세이와주쿠’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55개 국가에 설치될 정도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케다 야쓰비쓰 하카리 통신 사장도 이곳 출신이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회장직에서 물러난 후 모든 재산을 교육기관에 기부하고 자신은 불교에 입문하여 탁발승 생활을 하고 있다. 거리에서 사람들의 동정에 기대 시주를 받고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 철학의 핵심은 까르마(인과응보를 중시하는) 경영이라고 한다. 일의 본질은 내 주머니에 돈을 들어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돕는 데 있다. 이타심은 우주만물의 이치이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까르마 경영책 238page를 보면 양자역학에도 심취됨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남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 우주의 섭리를 따르는 것이다.

그는 경영을 종교의 경지로 끌어올린 교주와 같아 매년 크리스마스 일본 교토에서 세계 세이와주쿠 추종자 약 9천여 명이 모여 세미나와 파티를 한다고 하니 상상만으로도 장관이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의 고위 지도층 사회에 유행하는 아빠찬스, 부의 대물림의 정반대 현상이 만연하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청문회에서도 능력주의(Meritocracy)로 포장된 현대판 음서제도는 대니얼 마코비치 예일대 교수는 책 ‘엘리트 세습’에서 개인의 능력과 성취가 부모의 능력에 크게 좌우되는 시대가 됐다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이나모리의 ‘이윤을 추구하지만 의롭게 쓴다는, 타인을 위해 일한다는, 이타심을 강조하는 기업문화의 사상은 딴 세상 이야기인 것 같다.

그는 맹자의 인<仁>과 의<義>가 도덕, 경제, 정치의 기본이다고 주장한다. 시대정신에 맞게 창의적으로 말하면 정치와 경제는 하나이다는 뜻이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정의, 올바름, 도덕, 윤리... 이런 주장이 듣기는 좋지만 때로는 거추장스럽기도 하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개인의 이윤 추구를 희생, 강요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이나모리 가즈오같은 노블리제 오블리주의 메세나 정신을 실천하는 지도층의 도덕과 윤리는 매우 중요한 사회적 가치 기준의 중심이 된다 하겠다.

자율과 책임의 원칙이 작동하고 도덕과 염치가 제대로 통제되는 기준점이 있는 향도가 있을 때,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한차원 높은 자본주의로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맹자의 말씀은 사람들이 이<利>를 통해 의<義>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행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4. 이나모리 가즈오의 아메바 경영
이러한 동양 사상을 기반으로 그는 교세라의 사업목적과 일을 내용에 따라 세분화 시켰다. 회사 내 약 3000개의 작은 조직은 모두 독립채산제 형태로 전 사원모두가 경영자 역할을 한다. 일 종류에 따라서 각 조직은 계속 세포분열을 하는 셈이다.

전 직원은 모두 파트별로 30분 정도 회의와 토론을 통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 낸다. 결국 이 아메바 경영의 성공은 사원 모두 윈윈(win-win)의 경영철학이 전제되고 회사가 몇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 구성원을 위해 존재한다는 철학과 믿음에 시간의 효율성(hourly efficiency)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멋지고 훌륭하다.

5. 우승희 정치 전략
우장춘 사위의 이나모리 가즈오의 아메바 경영 전략이 우승희 후보의 선거전략과도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난 지금까지 우승희 후보와 커피 한 잔도 만나서 마신 적 없고 통화 한번 한 적도 없기에.. 멀리서 지켜보면서 이 글을 썼다.

캠프 사람들이 뜻과 의미의 대의명분으로 자발적으로 선거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리고 비전을 가지고 모든 운동원들이 30분 정도 난상토론을 통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낸다. 그 새로운 아이디어는 또 다른 아메바 조직을 만들어서 새로운 문제 해결에 대처한다는 것이다.

다른 후보들은 기존의 방식대로 자신의 공약을 현수막으로 선전하고 마트에 무한한 상품과 함께 사람들에게 긍정의 힘을 준다고 하겠다. 그러나 그 공약은 마트와 같아 자체가 상당히 의도된 것이다.

그늘진 곳 하나 없이 비정상적으로 환하게 밝은 정치 공약 상품, 마트 내부와 잘 진열된 상품들이 주는 비정상적인 풍요로움은 행복의 원천이다.

선거라는 것은 최대한 좋은 인상과 호감을 만들어 한 표를 자신에게 쓰도록 하는 행위다. 선거는 결국 욕망을 먹고 산다. 정치란 일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픈 긴 회랑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우승희 후보는 자기 변신을 통해 변화된 선거방식과 코로나 시대를 통섭한 휴대폰을 이용해 또 다른 가상 세계의 마트에 생태계를 꾸미고 세계 최고 뮤지션 음악 예술을 유튜브에 끌어들였다. 노무현 호소력 짙은 강속구의 상품을 자신의 것으로 스케치하고 덧씌워 팔고 있다.

눈으로 보는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별개의 독립된 세계라 할지라도 가상세계는 그 속성상 현실세계와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 메타버스의 가상세계에서 소비되는 현실세계는 나에게 귀속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 중년 여성이, 우승희 후보가 휴대폰의 가상공간에서 제작된 유튜브를 통해 비를 맞고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고개를 숙이는 동영상을 보았다 한다. 모성애가 자극되어 그에게 우산을 쓰여주고 싶어지고 우산이 없을 때는 장대비를 같이 맞고 싶었다고 그녀는 고백했다.

남들이 잘나서 고실고실한 길을 갈 때, 자신은 돈도 백도 없지만 자기 신념을 지키기 위해 감옥을 선택했고 늘 가도가도 황톳길을 청년시절 거닐었다는 유튜브 대목에서 많은 사람이 울었다고 한다.

6. 맺음말
지리산에 가면 화엄사 각황전을 볼 수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께서 오셔서 그 장엄하고 소박한 단청의 아름다움에 ‘원더풀’을 외쳤다고 한다. 그러나 난 각황전이 아름다운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는 각황전 옆 흑매화 한 그루의 품격과, 각황전 각 문마다 꽃살 문양의 꽃들이 금방이라도 피어날 것 같은 섬세함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난 들었다. 진정성 있는 작은 신화를!

우승희 후보의 딸, 채윤이가 덕진에서 할머니가 고추 모종을 힘겹게 심고 있는 것을 봤나 보다. 자기 아비의 명함을 호주머니에 넣고, 할머니 고추 모종을 한나절 심어줬다는 아름다운 미담이 입에서 입으로 파발마 속도로 나비의 날개짓이 되어 바람을 만들었다.

보통 사람들은 한 시대를 살면서 남들이 자신에 성공했다고 인정해주면, 그때부터 자기가 자기모방을 하고 자신을 흉내 내고 있다. 이타심보다는 이기심의 돈, 명예 자기 이름을 높이는 노예가 된 것이다. 그것은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 죽었다는 것을 모른 채 말이다.

모든 나무가 바람이 불면 바람결에 흔들리지만, 태풍에도 죽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나는 이번 선거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무당도, 건진 법사도 아니니까. 선거 후 선거법 논란이 어떻게 종결될지 판사가 아니니까 나는 모른다. 단지 모든 후보가 다 선전해서 최대 다수의 최대행복의 만족의 당선을 진심으로 기원해본다.

나는 내 인생에서 질투 나는 한 남자가 있음을 고백한다. 유일한 내 라이벌 현빈이 출연한 역린에서 중용의 치곡을 읊조린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나고, 겉에 베어나면 얼굴과 몸에 드러나게 된다. 드러나면 이내 밖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게 되고, 감동시키면 변화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에 만물을 길어낼 수 있게 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꼬맹이 채윤이 중용의 도를 실천했다. 마치 이나모리 가즈오가 부처의 육바라밀을 실천한 것처럼 나는 소망한다. 존 롤즈의 핵심 명제 ‘좋은 것이 다 옳을 수 없다. 그러나 옳은 것은 다 좋을 수 있다’는 공리주의가 영암에 꽃피우기를.

22년 5월 25일
金井의 亡名齊에서 片雲野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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