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길, 불교(미타)아리랑

암도대사의‘숨길따라’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2년 12월 08일(목) 11:13
암도대사
아리랑은 범어梵語로 아리따운 낭군郎君이란 뜻이다. 다시 말하면 신라 때 쓰던 말로, 꽃다운 낭군(花郞)을 아미타 부처님같이 그리워서 부르는 말이다.
아리랑의 역사적 유래가 600년 전이라고 하는데 조선조 초부터 서울(漢陽城)에 젊은 아낙네들이 남편을 잃고 미아리彌阿里 공동묘를 찾아 아리랑 고개를 넘어 다니면서 부르던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이 노래가 된 것이다.
아리따운 낭군이시여, 서방정토 극락세계 아미타부처님께 가소서! 그렇지 못하면 나를 모르고 가신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이나 나서 돌아오소서!
어찌보면 모든 사람들이 자기 자신도 깨닫지 못하고 피안의 언덕(彼岸 : 番美島)을 못가고 되돌아 와 윤회輪廻한다는 뜻이다.
아리랑 고개는 서울 특별시 성북구 돈암동에서 정릉동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이다. 고개를 넘으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왼쪽은 정릉동이고 오른쪽은 길음동이다. 길음동 왼쪽 산비탈에 미아리 공동묘가 있었는데 매일 우는 소리가 그치지 않아서 길할 길吉 소리 음音자로 동네 이름을 길음동이라 한 것이다.
내가 처음 서울에 상주한 것은 1968년도 삼각산 동쪽 화계사華溪寺 밑 백상원白象院(동국대학교 종비생 기숙사)이었다. 4년간 통학하면서 미아리 고개를 넘어다니고, 길음동 법천암法天庵에서 조계사(조계종 총무원)를 13년, 정릉 4동 삼원사三元寺에서 13년 간 아리랑 고개를 넘어 다니면서 아리랑이란 뜻을 조금 알 게 되었다.
특히 영화배우 이덕화씨 아버지 이예춘씨가 만든 영화 아리랑이 아리랑 고개에서 만들었다.
푸른 하늘에는 별들이 많은데, 많은 별들을 보면서도 자기 마음의 근본 심성心性을 깨닫지 못한 중생들의 가슴엔 노상 근심 걱정이 많다는 것이다.
아리랑의 원산지는 서울 아리랑 고개인데 정선아리랑·진도아리랑·밀양아리랑·만주아리랑이 생기고, 전라남도 천년고을 담양에 나는 마하무량사 아미타불을 모시고 담양아리랑을 만들었다.
무량대수無量大數가 가장 큰 숫자인데 절 중에 제일 큰 절 이름이 마하무량사다. 부처님 가운데 제일 큰 부처님은 대일여래大日如來 아미타불阿彌陀佛이고 보살 가운데 가장 원만한 보살은 대자대비大慈大悲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님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 누구나 다 저녁 하늘의 별을 보고‘이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이라고 손가락질 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그 별이 칠성七星님을 통해 산신山神님을 거쳐 가신家神으로 왔을 때, 어머니 아버지가 우리를 만든 것이다.
그 별의 영기(聖靈) 수 천만억 개가 쏟아지는 가운데 4억 5천만 분의 일(遺傳因子)로 우리는 행운아가 되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다 부모님과 조상의 덕으로 생 긴 영물靈物이다.
우리 인생의 목적은 만물의 영장靈長이 되는 것이다. 영이 크려면 정직正直해야 한다. 왜냐하면 영은 양심良心을 먹고 살기 때문이다. 욕심을 내서 거짓말을 하게 되면 양심선언良心宣言
을 하기 때문에 피가 깨끗하지 못하고 즉시 영대靈臺가 꺾이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충신忠信이나 직언直言하다가귀양간 사람들의 영이 빛나는 것이다.

도세 도세 백팔번을 도세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 보살님

탑塔을 돌면서 백팔번百八番을 참회하고, 아미타 부처님께 귀의하고, 관세음 보살님께 서원誓願하는 것이다.
아리랑은 범패에 가까운 창곡唱曲으로 해야지, 가요歌謠식으로 하면 숨길이 퍼져서 정기精氣가 살아나지 못한다.



자연(道)은 절로절로

봄이 오면 꽃이 피고
여름이 오면 잎이 무성하고
가을이 오면 잎이 떨어지고
겨울이 오면 나무만 앙상하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풀이나 나무나
숨길따라 살다가 숨길 끊어지면 간다.
빅뱅과 블랙홀이 우주의 숨길이고
들숨과 날숨이 인생의 길이다.

일년은 열두달 춘하추동 사시절
하루는 열두시간 한시간은 백이십분
생사生死는 찰라 사이 숨길따라 가고
생멸生滅은 한 찰라에 900생멸이라네.

요즘 사람들이 자칭 소우주小宇宙라고 하면서 자연을 정복한다고 하다가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려서 꼼짝 못하는 것을 보면 나 자신이 부끄럽다. 옛날에도“하늘과 땅 사이에 나 홀로 높다(天上天下唯我獨尊).”고 했지만 우주 대자연(道)은 한없이 크고 넓고 깊다. 그래서 일찍이 부처님께서“우주의 근본진리는 무진연기無盡緣起(모든 것이 인연따라 생기는 것)라고 했다. 그리고 원효대사元曉大師께서도 자비보시慈悲布施는 곧 법왕자法王子라고 뭉치면 살고 헤어지면 죽는다는 화합정신을 설파하셨다.
절집(僧伽)에서 수행정진하는 승려를 화상和尙이라고 한 것은 자비심으로 화합을 숭상한다는 뜻이다.
수행하는데 있어서 탁마琢磨하는 것은 좋지만 시기질투로 싸우고 양어가추揚於家醜(집안의 추한 부분을 들어 냄)는 자비문중慈悲門中의 화합정신을 망각한 행위다. 일반 사람들보다도 승려들의 싸움(淨化의 후유증)은 포교를 포기하는 짓이다.
부처님께서는 99명을 살인한 앙굴라마라도 받아주지 않았는가. 남의 잘못은 이해하고 용서하지만 자기 잘못은 숨기지 말고 참회해야 한다.
몸과 마음이 숨길을 따라 하나가 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개인 가정이나 국가 사회가 화합하면 평화롭고 무자비하게 싸우면 망한다.
우리 다 같이 시간에 맞춰 장출식長出息과 단전호흡丹田呼吸을하고 염불·참선·기도·주력을 하면서 수시로 고치叩齒·연진嚥津·토랍吐納·쿰박을 해서 숨길을 잘 살려가지고 훌륭한 숨틀을 만들어 완전한 사람(完人·聖人)이 됩시다.


글 : 조계종 元老 岩度大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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