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세히 알지 못했던 백두산에 대하여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3년 04월 06일(목) 10:51
백두산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 어디일까?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은 바로 북한과 중국 국경에 있는 화산인 백두산이다. 백두산은 화산의 분류 체계에 따르면 성층화산, 활화산, 초화산에 속한다. 봉우리는 총 16개, 최고봉은 해발 2,744m인 병사봉으로 북한에 속해 있다. 북한에서는 장군봉이라고 부른다.

백두산의 높이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는 대한민국·북한·중국 세 나라가 해발고도를 재는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익히는 2,744m는 일제강점기 당시 측량한 값이다. 인공위성을 활용하기 전에는 높이가 알려진 곳에서 삼각 측량으로 쟀기 때문에 현대기준에 따른 측량한 결과와 비교하면 오차가 있을 수 있다. 해발고도와 구분되는 기복량이란 개념이 있는데, 일정한 범위 안에서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의 높이차를 말한다. 범위를 1km 2로 한반도 전역의 기복량을 비교하여 백두산의 기복량은 2,505m라고 밝힌 논문이 있다.

풍수지리에서는 한반도의 모든 산의 '조종산'으로 여겨지며, 특히 근대 이후에는 민족의 영산으로 자리매김하여 남북한 양쪽에서 특별한 상징물이 되었다. 분단 이후에도 행정구역이나 교육 등 공식적인 부문에서는 남북 모두 백두산을 자국의 산으로 간주한다. 북한의 량강도에 속한 삼지연시와 중국의 지린성에 속한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사이에 있다. 대한민국의 명목상 행정구역으로는 함경남도 혜산군 보천면과 함경북도 무산군 삼장면에 걸치며, 천지 전역은 혜산군 보천면 관할이다. 대만의 명목상 행정구역으로는 안둥성 창바이현과 쑹장성 안투현에 걸친다. 천지는 창바이현 관할이며 한반도 면적보다 넓은 만주 전체로 보아도 백두산보다 높은 산은 없다. 즉, 한반도와 만주 전체에서 가장 높은 산. 그렇기에 만주족의 입장에서도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산이다.

백두산은 산체의 규모, 역사시대의 폭발 기록, 지질학적으로 독특한 위치 때문에 지질학계에서 주목하는 산이다. 화산학계에서도 한때 미스터리라고 불릴 정도로 애매한 위치에 있어서 초유의 관심을 끌었다.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어마어마한 대분화를 일으킨 화산이건만 기존의 판구조론으로도, 플룸 구조론으로도 설명이 안 되는 사례였던 것이다. 화산학자들이 달려들어 연구한 끝에 여러 가지 획기적인 발견을 하였다 한민족의 영산으로, 지금도 한국의 국가와 북한의 국가에 모두 등장한다. 백두산을 영산으로 중요시함은 상당히 오래되었다. 삼국유사에는 오대산을 설명하며 "이 산은 곧 백두산의 큰 줄기로, 각 대에는 진신이 늘 있는 곳이다." 라고 기록한 부분이 있어 이미 신라 때부터 한반도 산줄기의 근본 기준이자 신앙대상으로서 백두산을 꽤 중시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행교과서상으로 고려 왕조 당시에는 말갈/여진의 땅이었기 때문에, '아주 멀리 있는 산맥의 기원'이라는 의미 이외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였다. 다만 고려사 묘청열전 인종 9년조에 묘청이 건의하여 서경에 팔성당을 세웠는데, 거기서 호국 백두악 태백선인 실덕 문수사리보살이라는 신격을 모셨다는 기록이 있고, 12세기 중엽 고려 의종 대에 쓰인 편년통록에 왕건의 조상인 호경이 백두산으로부터 내려왔다는 내용이 있으므로, 한동안 백두산이 자국의 기원과 관련된 중요한 산이라는 인식이 퍼지기도 했다. 조선시대 초에는 태종 14년 이전 어느 시점부터 제사 지낸 것을 이어받아 중사로 제사를 지내기도 했으나, 세종 19년 자국 영토에 있지 않다고 하여 제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후에도 조선은 '백두산 자체는 우리 땅이 아니지만, 백두산 남쪽은 우리 땅이며 우리나라 산맥은 백두산에서 기원함'이라는 식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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