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새마을금고는 안전해!” 끝없는 비리·횡령.. 더이상 ‘안전한’은 없다.

한국은행 “새마을금고, 건전성 저하” 지적
지역금고 3곳 중 1곳은 유동성 100% 미만
새마을금고법 곳곳에 허점… 부정행위 처벌 여전히 약해

영암일보 박소연기자 yailbo@daum.net
2023년 06월 29일(목) 10:31
새마을금고
‘서민금융’이라고 불리고 있는 새마을금고. 특히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데다 지방 곳곳에 지점이 많은 덕에 어르신들, 자영업자들이 믿고 돈을 맡기는 은행이기도 하다.
그러나 서민금융을 자처하는 새마을금고의 그융비리가 최근 6년간 무려 85건에 달하고 640억이라는 막대한 피해 역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올해에 발생한 피해만 봐도 161억에 달한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비리는 총 210건, 손해액은 1,982억 원이다. 두 수치를 비교해본 결과 새마을금고가 전체 시중은행의 피해건수의 40.5%를 차지하고 피해금액 역시 32%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700억의 횡령사고가 났던 우리은행 바로 다음으로 2위를 기록한 은행이 바로 새마을금고이다.

피해액 회수도 원활하지 않다. 전체 피해액 604억 중 회수한 금액은 225억, 전체 피해액의 35.2%에 불과하다.
결국 이 막대한 손해는 전부 새마을금고와 정부를 믿고 거래한 자영업자, 서민, 어르신들의 피해로 돌아가고 있다. 국가를 믿고 돈을 맡겼다가 금융비리에 휘말려 평생 모아온 돈을 한순간에 잃을 위기에 놓인 국민들은 피말라가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서민금융’이 오히려 ‘서민의 피눈물’이 된 셈이다.

특히 새마을금고 지역 금고 예금자는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예금보험공사가 설립되면서 새마을금고도 가입을 요청했지만 거부됐다.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지역 금고의 예금자를 5,000만 원 한도로 보장한다. 다른 금융기관들보다 건전성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기관들 가운데 새마을금고 홀로 감독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왔으며 새마을금고 부실이 터질때마다 금융당국 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법안이 여럿 발의됐지만 모두 흐지부지되어왔다.

행안부는 금융 전문 부처가 아니기에 새마을금고 건전성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건전성 우려가 높아지자 행안부는 감독기준을 개정해 내년 12월부터 지역 금고 유동성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2월 말 기준 전국 1,294곳 금고 중 지역금고의 3분의 1인 413곳의 유동성비율이 100% 미만으로 나타났다.
유동성이 100% 이하면, 고객의 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지역 금고가 파산해 고객에게 예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기금으로 돌려줘야 하는데 새마을금고의 예금자보호기금이 지난해 말 기준 2조 3,858억 원 수준으로 같은 기간 수신 잔액 251조 4,209억 원의 1%에도 못 미친다.

또한, 새마을금고는 다른 금융회사와 달리 금융감독 기관의 관리·감독의 통제권에서 벗어나 있다.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 소속이기 때문이다.
행안부가 새마을금고와 중앙회를 포괄 감독하고 신용공제 사업에 한해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감독한다.
행안부 요청이 오지 않는 한 감독당국은 들여다보기 어려우며 요청이 오더라도 검사지원은 가능하지만 단독검사나 행안부 위탁검사는 할 수 없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신협과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권이 부동산·건설업 대출에 대해서만 향후 10년간 약 7,000억 원의 대손충당금(금융기관이 대출 이후 예상되는 상환 불이행에 대비해 미리 적립금으로 쌓아놓는 금액을 말한다.)을 추가로 쌓도록 하고,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100%에서 130%로 상향하는 규제를 입법예고했지만, 새마을금고는 상호금융조합 중 부동산·건설업 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국은행은 분기마다 비은행 금융기관 부동산 PF(psoject financing) 익스포저(특정 금융회사와 연관된 금액이 어느 정도인가를 말하는 것.) 규모를 확인하고 연체율을 분석하는데 새마을금고만 빠져있었다.
행안부 소관이라는 이유로 데이터 통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수시로 들여다볼 수 없다면 유사시 유동성을 공급할 근거도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21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한은은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부동산·건설업 대출 규모가 확대된 가운데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조합 자산건전성이 빠르게 저하되면서 신용 경계감이 증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업권별 연체율은 새마을금고가 지난해 말 기준 3.6%로 1년 전(1.9%)보다 1.7%포인트 상승해 상호금융조합 중 가장 높았다.
이에 한국은행은 새마을금고를 중심으로 상호금융조합의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부동산 PF(psoject financing) 대출 수수료 불법 지급 의혹, 사모펀드(PEF), 불법 리베이트 의혹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 관련인이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최측근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일련의 사건에 직접적으로 연루돼 있는지도 주목받고 있다.

또한 새마을금고법에선 이사장 4년 임기를 2회 연임해 최대 12년 임기를 보장하는데, 중임엔 제한을 두지 않는다.
임기만료 전 사직 후 재출마하는 식의 꼼수로 임기를 계속 늘려나갈 수 있기에 이사장으로 한번 선출만 되면 이런 식의 무제한 연임을 할 수 있으니 사실상 '종신 권력'이라는 비판 여론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진 이유에는 종신권력에 이은 민간 금융기관에선 상상할 수도 없는 횡령·배임·갑질이 반복되어 온 것과 솜방망이 처벌을 해왔기 때문이다.
2020년 서울 한 금고에서 한 전무가 권한없이 채무 지급보증서를 작성·날인하는 업무상 배임으로 28억원의 손해를 입혔지만 내부 징계조치는 감봉 3개월에 그쳤다.
직원들 비리에 대한 징계가 가볍다 보니 부정부패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새마을금고는 중앙회가 지역 단위 금고들을 지휘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지역 금고를 총괄하는 이사장이 직접 경영을 하는 체제다.
원칙적으로는 중앙회가 금고에게 시정명령, 관계임원 개선, 직무정지를 내릴 수 있지만 실제 중징계로 이어진 사례는 드물며 감사에 착수해도 직접 징계가 아닌 권고 수준의 문책 지시에 그치는 수준이다.

영암일보 박소연기자 yailb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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