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정신, 시험지를 넘어 삶 속으로” 영암일보 yailbo@daum.net |
| 2024년 12월 20일(금) 10: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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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많은 공직자들은 시험지에 찍힌 정답을 맞추는 것으로 관문을 통과했을 뿐, 헌법정신과 민주주의적 가치관을 진정 몸으로 체화하지 못한 채 조직문화에 파묻혀 살아온 것은 아닐까. 윗사람의 얼굴빛과 입술만 바라보며 오직 승진만을 위해 행동하고, 국민의 명령과 사법부의 판단은 외면하는 이들. 그 결과 오늘과 같은 대혼란 속에서, 명백한 불법 지시를 이행하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근본적 질문을 던져야 한다. ‘헌법정신’을 시험지에 적힌 지식의 하나로 가르치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결코 그렇지 않다. 헌법, 민주주의, 평등, 자유 같은 개념들은 그저 암기할 대상이 아니다. 이들은 공동체의 삶 속에서 실천되고 내면화될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결책은 교육의 근본적 전환에서 시작해야 한다. 초등학교부터 헌법정신을 삶과 연결지어 가르치는 실천적 교육이 필요하다. 시험지로 평가할 수 없는 가치, 즉 민주주의적 토론, 감정적 공감, 공동체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터득하는 헌법정신이 자리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교육자들을 교단에 세워야 하며, 그들이 진정한 ‘공화국의 가치’를 아이들에게 손에 잡힐 듯 가르치도록 해야 한다.
자유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평등도 소중한 가치임을,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헌법 아래서 동등한 지위를 누려야 함을, 그리고 그 토대 위에서 법치주의가 유지된다는 사실을 어린 시절부터 경험적으로 익히게 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교과서나 시험 문제로 환원될 수 없는 영역이다. 삶 속에서의 실습과 대화를 통한 교육, 가치와 인권에 대한 체험형 학습이 절실하다.
이번 대혼란의 교훈은 분명하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추상적인 헌법조문을 삶으로 구현하는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 헌법정신은 지식이 아닌, 우리 모두가 공유해야 할 삶의 태도이고, 그 태도를 길러내는 것은 교실에서부터 시작된다. 시험지를 넘어서는 교육, 감성과 실천이 결합한 헌법교육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후속조치’로서 선택해야 할 길이다.
이제 더 이상 헌법 조문 잘 외운 자들이 검사,판사가 되고 국회의원이 되는 시대는 오늘 이후로 끝내야 된다.
[약력]
육군대학 법무실장
군사법 교관
합동군사대학교 법무실장
국방부 외부 인권교수
합동군사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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