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비료’라 쓰고 ‘폐기물’이라 읽는다 금정면 수변구역 무단 반입 폐기물 적치 발각 선호성 기자 yailbo@daum.net |
| 2020년 12월 30일(수) 11:20 |
|
지난 5월 전동평 영암군수가 청정영암 실현을 위해 폐기물 불법투기 등 각종 환경오염 행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한 듯 관내 불법 폐기물 반입은 여전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이번에 적발된 폐기물 적치 지역은 금정면에 있는 탐진강의 발원지에서 불과 몇십 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퇴비료라는 이름으로 적치돼 있었다.
|
근처 수변구역 표지판과 진입로 CCTV가 무색할 정도로 버젓이 적치된 상황이다.
거대 마대자루(일명 ‘톤백’)로 포장돼 적치된 양은 어림잡아 100여 톤은 족히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제보를 받고 취재차 만나게 된 해당 토지 소유 임대인은 해당 폐기물이 퇴비료라고 알고 받아들였다고 한다.
취재 당시 기온이 낮은 12월의 겨울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악취는 여전했고, 적치된 거대 마대자루를 뜯어서 살펴본 결과, 폐비닐과 플라스틱 조각 따위가 잔뜩 들어있어 퇴비료가 아닌 폐기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해당 일원이 금정면에서 장흥쪽으로 흘러가는 탐진강의 발원지인 수변구역으로 탐진천이 흐르고 있는 점 그리고 올해와 같이 장마가 잦은 날씨를 감안하자면, 폐기물로 고인 침출수와 같은 오염물들이 발원지 주변 토양에 스며들어 탐진천으로 흘러 들어가 상수원에 피해를 야기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수변구역은 상수원 보호를 위한 행위제한구역의 일종으로 강 중간지점에 수질을 보존하기 위해 설정하는 지역을 말한다. 그 때문에 수변구역에서는 일정 범위 건축행위는 물론 오폐수배출, 음식점 등의 영업이 금지된다. 이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있음에도 이 지역에 폐기물을 반입하려는 불법 투기자들의 몰도덕적인 대담함은 더해만 가는 형편이다.
|
적치된 폐기물의 내용물을 확인하고 재차 토지임대인에게 물으니 이번에는 말을 바꿔 처음에는 퇴비료인 줄 알고 받았고 마을 사람들과도 비료로 나눠서 쓰자는 얘기까지 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4월 반입 후 8월쯤 한여름이 돼서는 폐기물 주변에 온갖 구더기 벌레들이 들끓고 악취가 심해 감당하기가 힘들어지자 비닐로 꽁꽁 묶어두고 방치해 뒀고, 9개월이 지난 최근에서야 폐기물을 적치한 A 씨가 다시 치우기로 했다고 전했다.
덧붙여 여태까지 방치된 경과를 물으니 관내 모 병원에서 근무하는 A 씨는 계속 바쁘다는 핑계로 폐기물 처리를 차일피일 미룬 것으로 드러났고,
최근에서야 영암군청에서 조사원이 다녀갔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언제 처리가 될지 본인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는 태도였다.
취재 중 알게 된 기막힌 사실은 적치된 폐기물을 이곳에 실어 나른 운송업자가 이송 의뢰를 맡긴 A 씨가 지불한 대가에 불만을 품고 신고를 하는 바람에 드러나게 됐다는 얘기도 전했다.
운송업자도 퇴비료인 줄 알고 옮겼는데 적치 중 실수로 비닐이 터져 그 내용물을 확인하고 그 사실을 알게 됐다는 후문을 토지임대인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수변구역에 불법으로 반입된 폐기 적치물을 퇴비료로 둔갑시켜 수개월 넘게 방치한 사건이 내부자의 고발로 드러난 셈이었다.
이에 대해 영암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에서야 민원을 받고 조사를 나갔다. (폐기물)적치자가 이달 안으로 치운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게 전부였다.
수변구역에 폐기물 적치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반입되고 그로 인해 어떠한 위법 사항이 발생했는지 그리고 어떠한 피해와 위험의 우려가 있는지는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본지 기자도 취재하면서 적치물 주변을 살피고 직접 내용물을 확인했지만, 조사원까지 다녀갔다고 하는 감시 당국에서는 내용물에 대한 직접적인 확인도 안 한 채 가벼운 민원처리하듯 구두로 치우라는 얘기만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폐기물의 불법 반입 및 적치와 악취 문제를 넘어 수십만 명의 식수원인 장흥댐으로 흘러 들어가는 탐진강의 발원지에 침출수 같은 오염원에 대한 당국의 통제와 감시가 부재한 상황을 두고 전형적인 장님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수변구역 주변 불법 쓰레기 및 폐기물의 무단투기와 반입은 막연한 환경오염의 수준이 아니라 지역민들의 소중한 식수원을 파괴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 중대한 범법행위에 해당한다.
감시 당국인 영암군청은 이를 무거운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이러한 오염행위들을 근절하기 위한 철저한 행정 관리 단속을 위해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지역민들의 경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선호성 기자 yailbo@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