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1년 01월 02일(토) 06:48
성해 법상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 대흥사 주지
신축년 새해 인사드립니다.

유난히 힘들었던 경자년 한 해가 저물고 신축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올 한해 근면하고 성실한 소의 기상으로 모든 분이 정진하고 노력하여 뜻한 바를 향해 나아가기를 기원합니다.

해가 바뀌는 시기가 오면 우리는 극적인 변화를 겪습니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느꼈던 아쉬움과 실망을 새로운 희망과 다짐으로 바꾸는 마음의 변화가 바로 그것입니다.

언제나 똑같이 찾아오는 하루를 어떠한 마음으로 맞이하는가에 따라 반복적이고 일상적이었던 순간들이 희망을 꿈꾸고 의지를 굳건하게 만드는 순간이 되는 것입니다.

원효 스님께서 당나라 유학길에 어느 이름 모를 토굴에서 노숙하시며 한밤중에 깊은 갈증으로 눈을 떠 마셨던 바가지 속의 시원한 물이 아침에 바라보니 해골 속의 구정물이었음을 아시고 대상을 바라보는 내 마음에 따라 청량수가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함을 깨치신 ‘일체유심조’의 가르침은 너무도 유명한 일화입니다.

지난 한 해 우리는 코로나19 감염증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사회적,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고 현재도 그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불안과 의심을 키워가며 코로나 블루, 코로나 우울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어려움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 어려워지는 현실에 대한 불안이 우리의 마음을 흐리게 하고 있습니다.

두려움과 불안함을 걷어내고 내 앞의 어려움을 바라보는 마음의 관점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해골물을 시원한 청량수로 바라봤던 원효스님의 간절함으로, 같은 하루하루 중에 새해를 맞이하며 새롭게 다짐하는 희망으로 우리의 마음을 닦아내고 바꿔 간다면 두려움과 어려움에 휘둘리지 않는 굳건한 나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2021년 신축년을 맞이하며 마음에 새긴 다짐들과 희망들이 사부대중의 일상으로 스며들어 생활 속에 꽃피기를 간절히 축원 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 대흥사 주지 성해 법상 합장


대흥사 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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