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노멀시대의 변화(Change)와 기회(Chance)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1년 01월 09일(토) 14:16
김춘식 동신대학교 교수
2020년 초에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인한 인류의 고통이 지난 겨울에 들어서면서 3차 대유행으로 더욱 가중되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은 예년과는 다른 분위기로 ‘고요한’ 크리스마스를 지냈고, 또한 정부의 방역시책에 따라 작은 수의 가족들과 새해를 맞이했을 것이다. 소위 ‘강요된 고독’이 주는 의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리나 승강기 등 실내에서는 사소한 헛기침 하나에도 신경이 쓰일 만큼 사회적 거리가 주는 스트레스와 공포가 적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연이은 치료약의 등장과 모더나(Moderna)와 화이자(Pfizer & BioNTech),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등과 같은 백신들의 개발이다. 드디어 백신접종을 통해서 이 바이러스에 대한 인류의 반격이 시작되었으며, 이제 희미하게나마 지난 1년 동안 두려움과 공포의 긴 터널로부터 탈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무너진 일상의 최소한이라도 회복하려면 아직 최소한 2~3개월은 더 지나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동시에 점점 더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가 종료된 이후의 사회적 변화를 의미하는 포스트코로나(Postcorona) 시대에 대한 대비도 주문하고 있다. 때문에 코로나19가 종식되어도 이전 사회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소위 <뉴 노멀(New Normal) 시대>에 대한 이해와 코로나19 이후에 다가올 미래를 전망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자주 언급되는 뉴 노멀은 원래 2008년에 찾아왔던 미국의 버블경제가 가져온 혼란 이후 새로운 경제적 기준(Standard)이 일상화된 미래를 일컫는 용어였다. 그리고 경제적인 변화에서 시작된 이 용어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 이후 자리하게 될 새로운 일상의 정상성이나 표준을 의미하는 것으로 차용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에 다가올 뉴 노멀시대에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새로운 표준이 우리 일상의 세밀한 행동을 넘어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 과학기술과 예술, 교육 등 거의 전 영역에 걸친 혁명적인 변화를 반영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다수의 전문가들은 뉴 노멀시대의 구체적인 변화로 탈세계화(Deglobalization)의 가속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촉진, 소비행태(Consumption Behavior)의 변화, 비대면 문화(Untact Culture) 확산 등을 꼽고 있다. 그렇다면 뉴 노멀시대에 도래할 4가지 구체적인 변화와 기회는 무엇일까?

첫째로, 2020년에 발생한 코로나19는 상품, 서비스, 자본, 인력 등의 국제적 이동을 촉진했던 세계화의 구조에서 신속하게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로 인해 그동안 이미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었던 세계화는 이제 위험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제 전 세계 각국은 독자적인 형태의 정치·경제적 체제를 구축하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국제질서의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전 미국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Henry A. Kissinger)도 “코로나19가 세계질서를 영구적으로 변경시킬 것이며, 특히 자유세계의 질서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큰 우려를 표명한 바가 있는 것처럼 세계화로부터의 탈출은 뉴 노멀시대의 가장 두드러진 현상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둘째로, 전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이후 이미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가속화되고 있었던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가 이미 일상에서 경험하고 있듯이 사회적, 문화적 거리두기는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소통구조를 요구하였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의 저자이자 미래학자인 제이슨 솅커(Jason Schenker)도 “재택근무의 증가와 온라인 교육의 확대”를 코로나19가 가져온 두드러진 변화로 꼽았을 만큼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일상문화가 되었다. 비단 그뿐만이 아니라 디지털 전환은 이제 뉴 노멀시대에 필수불가결한 소통의 구조이자 기술, 그리고 주요 산업이 되었다. 최근 LG CNS와 SK㈜ C&C, 삼성SDS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새로운 먹을거리를 잡기 위해 기존 조직을 더 확대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제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 Inc.)도 2021년 IT서비스 시장 규모를 올해보다 약 1조 4천억원이 증가된 약 20조로 예상하고 있는 것처럼 디지털 전환은 뉴 노멀시대의 경제를 견인하는 중심 산업이 될 것이다.

셋째로, 코로나19로 인한 소비행태의 변화는 무엇보다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온라인 쇼핑의 증가이다. 또한 2020년 12월 하나금융연구소의 보고서에 의하면 코로나19로 인해 두드러진 소비트렌드의 변화로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 ‘건강·그린 하비(Health·Green Hobby)’를 꼽았다. 개인이동수단 이용은 대중교통에 대한 불안감에 기인한 것이며, 자가텃밭을 가꾸는 경향이 커진 것 또한 안정적인 생활영역과 식생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뉴 노멀시대에 도래할 소비행태의 변화는 특히 농어촌지역에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임에 틀림이 없다. 때문에 새로운 소비행태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정책적 노력이 수반될 경우, 단순히 식품과 보건을 넘어 문화관광의 영역까지 그 시너지가 확대될 것이다.

넷째로, 일상에서 비대면(Untact) 문화의 확산은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자 이미 뉴 노멀시대의 표준이 되었다. TV방송에서의 비대면 공연은 이미 낯설지 않은 일상이 되었으며, 개인 유투브방송을 포함한 다양한 비대면 미디어 매체가 점점 더 많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줌(ZOOM)을 위시로 한 다수의 화상회의 플렛폼을 통한 비대면 교육은 소통문화에 특별한 변화를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포항공대 홍원기 교수 연구팀이 줌의 문제로 지적된 보안을 강화한 서버기반의 대면 회의 및 수업 플랫폼인 V-Meeting을 개발함으로써 국산 온라인교육의 효율성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비대면 수업은 초기의 비판적인 시각에서 점점 더 긍정적이며 효용도가 높은 수업방식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교육분야의 뉴 노멀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비대면 온라인 문화예술교육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업들은 기존 대도시와 농어촌지역에 형성된 문화예술향유 및 문화예술교육 분야 등 문화복지의 격차를 줄이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일상에서 이 4가지의 변화를 이미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코로나19의 위기는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 반드시 극복된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이후에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가장 확실한 예측은 어쩜 <자연과 인간의 새로운 관계설정>에 달려 있을 지도 모른다. 자연을 대면하는 인간의 태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반성, 그리고 일상에서 본래의 생태환경을 회복하려는 개인의 실천이 전제되지 않는 한 이러한 위기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에 찾아온 코로나 팬데믹은 인류사회에 자연과 기후변화, 거리두기와 친밀함, 자유로운 이동, 화석연료와 에너지, 인공지능과 윤리, 디지털사회와 비대면 언텍트 등에 대한 분명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인류가 코로나19로 인한 변화(Change)를 뉴 노멀시대의 기회(Chance)로 전환하려면 현재의 두려움과 고통의 의미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통해 그 교훈을 얻어야 한다.



김춘식 교수

동신대학교 에너지시스템경영공학전공 교수(2017.2 ~ )
에너지융합기술연구소 소장(2020 ~ )
포스텍나노융합기술원-독일프라운호퍼IIBS 실용화연구센터 운영위원(2017 ~ )

독일 함부르크대학교(Universität Hamburg) 역사철학부 학사/석사/박사(서양근현대사)
전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2006-2017.2)
전 교육부 고등교육 및 직업교육 정책자문위원(2013-2018)
전 독일 함부르크대학교 역사학과 강의교수(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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