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pendemic) 사회와 시애틀 추장의 연설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1년 01월 25일(월) 16:24
신원형 교수
전)전남대 행정대학원장
전 세계는 미증유(未曾有)의 코로나 사태를 겪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은 코로나 이후 변화하는 사회의 예측과 그 대책에 쏠려 있다. 많은 책과 연구논문, 그리고 유튜브를 비롯한 정보통신망도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들은 인류가 겪고 왔던 사회의 모습을 고대사회, 중세사회, 근대사회, 현대사회 그리고 팬더믹 사회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미 다가온 팬데믹 사회의 대응방법을 미국 서부 개척사에서 마지막이었던 19세기 중반 수쿼미시 부족 추장이었던 시애틀 추장이 토벌군 대장에게 했던 연설에서 그 답을 찾고자 한다.

주지하듯 미 대륙은 18세기 중반 종교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영국과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동부에 정착한 후 거의 한 세기를 거쳐 서부 개척사를 겪고 그 과정에서 토착 원주민 인디언들을 소개라는 이름으로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강제 이주시켰고, 많은 수의 인디언들이 죽거나 흩어졌다. 인디언 소개작전의 마지막이 1850년 무렵, 오늘날 시애틀 지역으로 거기에는 수쿼미시 부족이 살고 있었고 추장의 이름이 시애틀이었다.

추장은 점령군 지휘관에게 당당히 맞서 연설을 한다. 그 연설은 기록되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그 연설에 감동한 미 대통령은 그 지역의 이름을 시애틀이라 지었고, 시애틀시에 추장의 동상까지 세웠다. 그 동상은 지금도 있다. 또한 추장의 연설문은 오늘날의 생태론자들에게 거의 바이블처럼 읽히고 있다. 추장의 연설은 거의 시적인 표현으로 구성되었으며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너희는 우리에게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을 팔면 우리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다른 지역을 주겠다고 하는데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 땅을 팔라고 하는데 땅이 사람에 속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땅에 속하는 것이다. 비단 사람뿐이 아니다. 나무들, 동물들, 새들과 벌레들의 노래와 울음소리, 공기, 안개, 바람소리, 아지랑이, 돌 등 모든 생물과 무생물까지 땅에 속해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가지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팔 수 있다는 것인가? 그리고 땅에 속한 모든 것들은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 너희는 땅을 사고팔면서 땅에 속한 모든 것들을 뒤엎고 자연을 파괴하는데 결국은 쓰레기 더미에 갇혀 질식하게 될 것이다.”

추장이 제시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물, 그리고 아지랑이 등 무생물까지 땅에 속해있다. 이들은 자연과 더불어 공존하며 서로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다. 둘째, 땅과 자연의 파괴는 인간과 사회의 파멸로 귀결된다. 셋째, 그러기에 인간은 최소한 두 가지 더불어 살기, 자연과의 공생을 생태적 감수성, 인간과의 공생을 인문학적 감수성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애틀 추장의 생각을 우리는 20세기를 지배했던 과학주의 세계관에 대비해 가이아적 세계관이라 부른다. 팬데믹은 세상의 종말이 아니다. 자연과 생태계를 파괴하고 인간성을 말살하는 경제성장 위주의 천민자본주의 세상을 무너뜨리고 공생과 협력에 기반하는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는 실마리가 되길 바란다.

▲ 시애틀 추장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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