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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체는 무섭지 않으면 변화를 거부한다.”
중3인 딸이 여름방학 때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나의 말투가 너무 강압적이어서 말을 할 때마다 기분이 안좋아진다고 했다. 나도 반성하고 딸도 변하기를 바라며 썼다.
‘아빠가 슬프다.’
네 편지를 보고 제일 먼저 느낀 기분이야.
완벽하지 못한 것이 당연하겠지만 너의 잘못을 말하려고 할 때 나쁜 감정이 먼저 작용하기 때문에 그것을 정화하기 위해 가능하면 말보다 편지를 쓴다는 거 알지?
잘못된 것을 그때그때 지적하지 않으면 말할 기회를 놓친다거나 잊어버리기 때문에 가끔 그 자리에서 바로 얘기를 했어. 매번 고쳐지지 않는 행동을 보면서 친구처럼 말하기란 정말 어렵더라. 듣기 좋은 말로 가르치지 못하는 것은 아빠 능력이 부족해서 그래. 미안해.
너는 자신에게 얼마나 점수를 줄지 모르겠지만 안타깝게도 너희는 아직까지 엄마, 아빠의 기대에 못 미쳐.
예쁘고 착한 딸에게 왜 강압적으로 말하고 싶겠니?
네가 우리 딸이 아니라, 친구들끼리 공동 생활하는 사람이라고치고 냉정히 생각해 봐.
매번 말하지만 ‘매의 힘’을 너도 잘 알고 있지?
말로 해서는 열 번 해도 안 되는 일이 매를 맞으면 한 번에 가능하잖아? 그래서 우리 속담에 ‘매를 아끼면 자식을 버린다’라는 속담이 있는 거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내 가슴이 쓰리구나.
듣기 좋은 말만 한다면 너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너무나 걱정 돼. 물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아빠도 친구처럼 네가 좋아하는 말만 하고 기분 좋게 장난치고 같이 놀고 싶어. 가르침을 당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지.
이번에는 네가 아빠에게 가르쳐 줬으면 좋겠어.
너의 안 좋은 행동이나 습관을 바꾸기 위해 아빠가 어떻게 하면 기분 좋게 고칠 수 있는지를….
너는 갈수록 엄마, 아빠와 함께하기보다는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많아질 거야. 야단치면 멀어질 줄 알면서도 해야만 하는 부모라는 역할이 참 슬프구나.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아빠는 ‘좋은 아빠와 훌륭한 아빠’ 둘 다 되고 싶어. 그것은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절대 안 된다는 거 알지? 너와 석현이, 엄마, 아빠가 양보하고 절제하며 노력해야 가능한 거야.
반대로 ‘좋은 자녀와 훌륭한 자녀’가 되는 것도 그래.
너희들이 엄마, 아빠와 친구처럼 잘 놀아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자녀가 되는 방법이고, 학생으로서 해야 할 역할을 스스로 해 주는 것이 훌륭한 자녀가 되는 거야.
이것도 너희만 노력해서는 절대로 안 돼. 강요할 때마다 네 기분이 안 좋아지는 것을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않겠지? ‘모든 생명체는 무섭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라고 했어. 당연히 기분 나쁠 줄 알지만 무서워하면서 빨리 바꾸라고 강하게 말하는 거야. 물론 스스로 바꾸기를 아빠는 더 바라.
그렇다면 ‘아빠의 기분’은 어떨까?
사랑하는 딸 얼굴에서 어떤 표정을 보고 싶을까? 당연히 ‘웃는 얼굴’을 보고 싶겠지? 너도 아빠의 얼굴에서 무섭고, 강압적인 모습보다는 ‘편하고 웃는 얼굴’을 보고 싶을 거야. 야단치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절대로 아니야. 아빠가 그러지 않도록 너희가 도와줘. 그렇지 않으면 부모라는 죄로 앞으로도 하기 싫지만 어
쩔 수 없이 야단치고 강압적으로 할 수밖에 없을 거야.
기회는 놓치면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들었을 거야. 친구를 사귀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공부하는 것 모두가 기회라고 할 수 있지. 공부를 기회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후회하게 될 거야. 친구를 사귀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은 학창 시절 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평생 할 수 있어. 공부도 물론 그렇고. 전에도 말했지만 공부는 학창 시절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해야 하는 것, 힘든 것이 아니라 즐기는 거야.
공부는 모든 것의 기본이야. 기본이라는 것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가장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지?
건강과 공부라는 기본이 튼튼해야 어떠한 역경도 이겨낼 수 있고 더 큰 성취와 행복을 누릴 수 있어. 공부는 행운과 기적을 만들어 주고, 새 세상을 창조하고 인간에게 부여된 삶의 특권과 기쁨을 마음껏 누리도록 해 주는 것이라고 했어.
지금 네가 고민하고 불편해하는 이 시간을 너를 발전시키는 소중한 기회로 만들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시간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
현지야, 앞으로는 너에게 강압적인 말을 안 하도록 노력할게. 아빠가 이렇게 너희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할 수 있는 기회는 내 평생에 이 시기밖에 없다고 생각해. 우리 가족이 행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아빠는 포기하지 않고 항상 공부하고 노력할게.
현지야, 아빠 한 번만 용서해 줘. 행동으로 표현해 주면 아빠가 훨씬 좋아한다는 것 알지?
- 책 <좋은 아빠 훌륭한 아빠> 중에서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6.09.23(수) 1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