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세 도입을 적극 응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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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세 도입을 적극 응원하자
  • 입력 : 2021. 03.01(월) 16:04
  • 영암일보
전)전남도행정부지사/행정학박사 배용태
고향세 도입이 지방재정의 확충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새 아이콘으로 등장하고 있다.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에 인구 및 산업이 집중돼 지역발전 정도와 재정격차가 날로 심해지는데다 저출산 및 고령화에 따라 농촌지역 자치단체의 재정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기점으로 재정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의 지자체를 중심으로 지방재정의 확충과 지역활성화를 위해 고향세(고향기부제) 도입 요구가 확산된 바 있다. 그 결과 2017년 7월19일 정부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그 구체적 추진과제로 고향사랑 기부제법 제정이 포함됐다.

정부가 고향세를 국정과제로 삼을 만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은 매우 열악하다.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은 재정자립도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참담한 실정이다. 특히 재정자립도 최하위인 전남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평균 50% 정도의 재정자립도를 보이고 있는데 전남의 겨우 14~16%에 불과하다. 신안, 구례, 진도 등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 전남의 22시군 중 지방세로 시군청 직원의 인건비를 줄 수 있는 시군이 4개 시군 정도이다.

일본에서도 대도시권과 농촌의 지방재정 격차가 심화됨에 따라 대안으로 고향세를 2008년 도입하여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운영방식을 보면 개인이 특정 자치단체를 지정해 고향세를 납부하면 중앙정부는 일정금액의 소득세 공제를 해준다. 고향세를 기부 받은 자치단체는 기부자에게 답례품(지역 농수축산물 등)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농어촌 지자체의 세수확보는 물론 이를 통해 농수축산물의 소비확대, 도농간 교류 확대, 그리고 농촌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된다.

기부 건수와 기부액은 매년 증가 추세이다. 2008년 5만여 건에 81억엔 정도였는데 2016년에는 750만여 건에 1512억엔(약1.6조원)에 달한다. 고향세는 인구 감소로 세수 부족에 시달리는 농어촌을 살리기 위해 일본 정부가 내놓은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이 되었다. 처음 등장했을 때에는 호응이 저조했다. 하지만 세금 혜택을 늘리고 답례품이 다양화 고급스러워지면서 갈수록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회차원에서 2009년과 2011년에 고향세 도입 법안을 발의했으나 조세 충돌문제와 수도권·도시권 지자체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하지만 농촌지역 광역자치단체가 고향세 도입 필요성을 꾸준한 제기했다. 나아가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의 건의,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의 대선공약으로 고향사랑 기부제도가 채택되고, 최근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로 포함됨으로서 고향세 제도를 도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물론 고향세 도입에 따른 찬반 양론이 상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지방과 농어촌 지역의 재정력 격차해소, 지역균형발전과 지역경제활성화 효과, 기부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향심 고취 등 긍정적 효과를 주장한 다.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행정서비스를 제공받는 주민이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수익자부담원칙의 위배, 비영리단체·취약계층 등에 대한 기부 축소, 도시지역지자체의 세수감소 가능성 등을 우려한다. 그러나 조세방식보다는 기부방식에 중점을 두고 합리적인 안을 도출할 경우 부정적인 기능은 많이 해소 될 것으로 보인다.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도입의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한다. 고향세에는 지역 특산품 답례가 뒤따른다. 이는 지역 특산품 등의 판매확대에 따른 고용창출과 도·농간 교류확대에 따른 관광산업 활성화는 물론 귀농·귀촌 유도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고향세는 지역 특산품의 홍보 및 지역브랜드 강화는 물론 타 지역 특산품과 차별화를 위한 지자체별 새로운 상품을 개발의 동기로 작동한다. 특산품 외에도 그 지역에서만 사용 가능한 시설 이용권, 상품권 등의 서비스로 연계해 관광객 유인책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고향세가 자리 잡으면서 농축산물 소비까지 덩달아 왕성해 졌다고 한다.

고향세 제도는 빈사상태에 있는 자치단체 재정의 보강에 기여하고, 이와 연계된 부수효과도 크다. 실보다 득이 많은 제도이다. 지방화시대 지방의 튼튼한 기초 없이는 국가의 지속가능한 미래발전을 기약하기 어렵다. 우리도 고향세 도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농어촌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일본보다 심하면 심하지 덜하지 않다. 지방의 재정 자립도도 참담한 수준이다. 정부나 국회가 한국형 고향세를 추진해 우리네 고향에 생기를 불어넣었으면 한다.

고향세는 기부자에게 지역 특산품을 답례품으로 제공함으로써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부진해진 농축산물의 소비촉진과 함께 지역균형 발전까지 기여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예상된다. 고향세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토대가 되는 만큼 꼭 도입될 수 있도록 서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




배용태 교수

세한대학교 석좌교수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고문

제27회 행정고시 합격, 행정학 박사
고대법대, 서울대 행정대학원 졸업
5.18 민주 유공자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영암 부군수·목포 시장권한대행·광양부시장
행안부 자치경찰 추진단장
대통령소속 지방분권지원단장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정책위 부의장
더불어민주당 중앙당교육연수원 부원장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