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가장 어려운 일?

기고
세상에 가장 어려운 일?
  • 입력 : 2021. 03.04(목) 09:53
  • 영암일보
금정면 이영주 면장

정답이 없는 문제, 자녀 교육



아침에 아이들에게 야단을 쳤더니 아내가 불안해하며 아침에 야단치지 말고 저녁에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중학생인 아들이 놀기만 하고 공부를 하지 않아 숙제를 내주는데 그것이 아들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준다며 스스로 하도록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사랑하는 여보!

당신 생각이 모두 맞소.

아이들에 대해 항상 고민하지만 답이 없네요.

내가 세상에 제일 어려운 것이 자식 키우는 일이오. 그렇다고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자식들 일 아니겠소? 이렇게도 생각해보고 저렇게도 해 보고 다른 사람들 얘기도 들어보지만 어렵소.

석현이가 할 일을 못하고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었지만 스스로 하길 간절히 바라며 오랫동안 지켜만 보고 있었소. 그동안 고민 고민하다가 어제부터 확인한 것이고 야단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야단친 것이오.

아침에 야단치지 않고 저녁에 하면 더 좋을 수 있겠지.

그러나 애들이 잘못했을 때 야단쳐야 효과가 있지 그렇지 않고 아무 일 없다 밤에 하면 언제 적 얘길 하느냐며 오히려 반항할 수 도 있을 것 같아 그렇게 한 것이오. 그리고 아침에 잘못했는데 저녁에 야단치면 하루 종일 야단맞을 생각하면서 다른 것을 해도 재미없고 불안할 것이오. 나도 저녁에는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고. 나도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기 때문에 한 것이오. 아이들이 야단을 맞으면 기분이 안 좋은 것은 당연한 일이오. 당신도 듣고 있을 때 불안하고 걱정된다는 것도 아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그래도 우리 가정의 미래를 위해 그것이 더 좋을 거라고 생각되면 오늘 저녁에 말해 주시오. 그럼 그렇게 하리다.

석현이는 내가 아니라는 말, 맞는 말이오. 그런데 그 말이 왠지 석현이는 나보다 못 살 거라는 말처럼 들려서 서글프오. 석현이가 나보다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 힘든 일을 이겨내야만 더 훌륭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 그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고 싶지 않지만 그렇게 한 것이오. 하고 싶은 대로 하면 영원히 하고 싶은 것밖에는 못하는 사람이 될까 봐, 하고 싶은 것도 못하는 그런 상황이 벌어질 것 같아 그랬소. 나는 아이들이 많은 것을 잘하고 지혜롭고, 모든 것을 즐기면서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 강하오. 강요하지 않으면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사람이오. 나는 물론이고 석현이는 더더욱 그렇소. 강요와 처벌이 있어야만 하기 싫은 것도 한다는 말이오. 위험을 느끼지 않으면 절대로 변하려 하지 않는 것이 사람이오.

아이들이 나름대로 공부를 하긴 하지만, 그것은 그동안 너무 안 했기 때문에 조금 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소. 당신은 처음부터 큰 기대를 갖지 말고 조금씩 즐기게끔 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나는 이미 그렇게 했었소. 당신이 비교하는 다른 아이들이란 열심히 하는 아이들이 아니고 보통 아이들과 비교하기 때문에 그럴 거요. 정말로 열심히 하는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보다도 훨씬 더한다오. 남과 같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3배 이상 해야 한다는 것이오. 남과 같이 해서는 열심히 했다고 할 수 없소.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자신이 감동할 수 있어야 열심히 했다고 할 수 있소. 우리 애들이 착하고 속이 깊은 것은 나도 인정하오.

우리가 기다리면 애들이 나이 먹을수록 더 열심히 하고 더 발전하고 행복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면 나도 당연히 칭찬만 해주고 고생하는 애들 보면서 안쓰러워할 것이오. 아이들이 한 살씩 더 먹어갈수록 행복해지기보다는 점점 더 위축되고 불안해 하는 것 같아서 나는 더욱더 안타깝소. 친구들에게 조금씩 뒤처지다 따라잡기 힘든 상황이 되어 공부를 포기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크오. 미래는 너무나 빨리 변하고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 많이 준비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당신 생각도 맞지만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보고 그래도 우리의 미래를 위해 그것이 더 좋을 것 같으면 저녁에 나에게 말해 주시오. 그럼 그렇게 하리다.

사랑하오.

사랑하는 이영주



- 책 <좋은 아빠 훌륭한 아빠> 중에서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