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미승인 진단키트로 코로나19 검사’ 결국 사실로 드러나

사회
영암군 ‘미승인 진단키트로 코로나19 검사’ 결국 사실로 드러나
‘응급용’으로 제한된 제품을 일반검사에 사용...판매업체 말만 듣고
전남도와, 사실과 다른 보도자료 배포...지역민 기만·우롱 논란까지
  • 입력 : 2021. 03.19(금) 17:37
  • 선호성 기자
영암군이 코로나19 검사 과정에서 정식으로 허가되지 않은 진단키트를 사용했다는 일부의 주장이 결국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이런 잘못을 숨기고 사실과 다른 보도자료를 배포함으로써 지역민들을 기만하고 우롱했다는 논란까지 일어 사태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월 22일부터 25일까지 영암군은 대불산단과 삼호조선소의 근로자 등 1만6천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검사에 나섰고 진단검사 실시 결과 전원 음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군이 22일 검사에 사용한 진단키트는 체외진단용 신속PCR방식이었고 그날 4천여건의 검사가 이 제품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23일에는 예정에 없던 민간 위탁으로 검사를 진행했다. 서울 송파구청이 영암군의 신속 진단검사에 대해 문의하는 과정에서 22일 사용된 진단키트가 승인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고 뒤늦게 이 사실을 확인한 후에야 다른 제품의 진단키트로 변경하면서 시약을 미쳐 확보하지 못해 결국 민간에 위탁해 실시하게 된 것이었다.

24일과 25일에는 변경된 제품의 시약을 확보해 검사를 이어나갔다.


군이 22일에 사용한 진단키트는 일반 진단검사용이 아닌, 한시적으로 응급시에만 제한적으로 허가된 ‘응급용’ 제품이었다.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청 측은 “비허가 시약이라 사용하면 안되지만, 지난해 7월경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면서 응급환자를 대상으로 신속하게 검사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평가 기준을 간소화해 일정 부분만 평가하고 사용을 승인해 준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문가들은 유전자 증폭 기간 단축 등의 방법으로 신속 진단을 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라며 “응급환자의 경우도 확진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이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일반 진단키트로 다시 검사해 양성 여부를 확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응급실에서 중증 응급환자에게만 사용토록 제한해 한시적으로 승인한 만큼, 다른 좋은 제품들이 나오면 사용을 중단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중증 응급환자란 ‘중증환자, 6시간 내 응급수술이 필요한 중증 의심 환자, 분만·제왕절개가 필요한 산모’라고 설명했다.

지역내 코로나19 확산세로 한바탕 큰 홍역을 치르고 대유행이 염려되는 상황에서 정확한 진단검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정확도 등의 문제로 제한적으로만 허용되는 제품을 군은 당시 첫날 4천여명을 대상으로 사용한 것이었다.

특히 국민의 보건안전과 직결된 중요한 제품이지만, 진단키트 도입 과정에서 ‘승인’ 여부조차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한 온라인 매체에 따르면 이국선 군 보건소장은 당시 여주에서 사용 중이고 도청에서 권고해서 선정했을 뿐이며 응급용인지 아닌지 세부적인 것은 몰랐다고 말했고, 전남도 관계자는 권고 사실이 없다며 상반된 얘기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군 보건소 관계자는 제품 구입시 업체 측에서 승인이 났다는 말을 해 사용했다면서, 업체 측이 ‘응급용’임을 밝혔다고 하자 소통의 착오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단키트 제품의 세부사항에 대해 그저 모르쇠라는 무책임한 말만 반복하는 군 보건소장은 물론, 오로지 물건을 파는 업체 측의 말만 믿고, 별도의 승인 여부도 확인치 않은 채 제품을 구입했다는 보건소 관계자의 엉성한 일처리에 대해 지역민의 보건안전에 대한 군의 의식 수준이 의심스럽다는 비판들이 나오고 있다.

한편 전남도는 3월 2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대불국가산업단지와 삼호조선소 근무자 대상의 신속PCR검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로부터 적극방역의 우수사례로 소개됐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에서 “신속PCR검사는 지난해 말 경기 여주시가 도입한 것이다. 진단 정확도가 높은 PCR 검사 방식과 진단 결과가 빨리 나오는 신속항원검사의 장점을 합친 것으로 검체 채취에서 결과 판독까지 1시간 반이면 끝난다”고 설명했다.

또 “검체 채취가 기존의 코·목(비인두도말)이 아닌 침(타액) 채취 방법이어서 검사 대상자의 불편을 줄이면서도 한 번에 최대 94명까지 판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진단키트는 일반검사에서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이라 하루 만에 사용이 중단됐고, 검체 채취도 침(타액) 채취 방법이 아닌 코·목(비인두도말)에서 이뤄졌지만, 현장 상황과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제공됐다.

영암군 역시 2월 26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현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허가제품을 사용해 검사를 실시했고 상황에 따라 민간업체 수탁 의뢰와 현장 검사로 짧은 시간에 많은 인원을 동시에 신속한 결과 확인이 가능했다”라고 하면서, 한시적 제한적으로 응급시에만 허용된 제품을 일반적으로 사용이 허가된 제품이라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도자료로 제공했다.

전남도와 영암군 모두 한통속이 돼 현장에서 벌어진 잘못은 덮어버리고, 낯뜨거울 정도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보도자료를 제공하는 등 지역의 보건안전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은 망각한 채 그저 홍보에만 급급해 지역민은 물론 더 나아가 국민들을 기만하고 우롱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선호성 기자 yailb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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