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태양광, ‘한국형 FIT’ 참여 제한 움직임 재고해야

기고
농촌태양광, ‘한국형 FIT’ 참여 제한 움직임 재고해야
  • 입력 : 2021. 03.22(월) 13:04
  • 영암일보
김형진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부회장/공학박사
농촌의 태양광설비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유휴부지에 태양광설비를 설치하고 생산 전력을 판매하는 것인데 이것을 『농촌태양광』이라 부르고, 또 하나는 농지에는 농사를 지으면서 그 농지 위에 기둥을 세우고 태양광설비를 설치하여 전력을 판매하는 것을 『영농태양광』이라 부른다. 오늘은 농촌태양광에 대해서 언급을 하려고 한다.

태양광사업 등 신재생에너지설비를 대하다 보면 생소한 용어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FIT제도』이다. FIT제도는 Feed in Tariff의 줄임말로 『발전차액 지원제도』를 뜻하며, 2002년도에 도입하여 RPS제도 도입 전까지 10년 동안 시행된 정부보조금 지원제도이다, 2012년도부터는 『RPS제도』 즉 Renewables Portfolio Standard의 줄임말로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제도』가 도입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근래 신재생에너지보급이 급속도로 확대가 된 것은 RPS제도 도입이 큰 역할을 하였다.

FIT제도는 생산한 전기의 거래 가격이 정부에서 고시한 기준가격보다 낮은 경우, 기준가격과 전력거래와의 차액(발전차액)을 정부에서 전력기반기금을 통해 지원해 주는 것이다. 정부의 차액 지원이 시작되자 급격한 발전소 건설 붐이 나타나면서 국가예산이 매년 수직 상승하게 되었고 FIT사업비를 국가예산으로 10여년간 누적 충당하며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FIT제도가 끝난 후에는 용량 50만kW 이상 되는 대형발전소들에게 의무적으로 구매비율을 할당하는 RPS제도를 시작하였다. FIT제도와 RPS제도는 둘 다 신재생에너지를 육성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제도이지만 방식은 서로 달랐다. FIT제도는 발전사업자에게 직접적으로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정부의 재정지원이 필수인 반면에, RPS제도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산출량을 규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정부의 직접적인 재정 부담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FIT제도는 정부 주도로 일정기간 정해진 가격을 보장하는 제도인 반면 RPS제도는 정부가 의무부과를 통해 시장을 창출해 주고, 가격은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방식이다. 두 제도의 장단점이 있지만, 현재는 장점이 많은 제도를 택해서 RPS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농촌의 소규모 사업자들이다. 농촌의 소규모사업자들은 설비를 유지 관리하는데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보다 간편하고 경제적인 위험요소가 적은 FIT제도를 새로 신설해줄 것을 열망하였다. 그 이유는 발전차액을 지원해 주는 FIT제도가 행정처리 상 편리하기 때문이다. 농촌의 소규모 발전소들이 발전 가격을 시장에 맡겨 형성되는 RPS에 참여하기에는 너무 힘들고 위험요소가 많다.

그래서 정부에서 이들 농촌의 소규모사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FIT와 RPS의 장점을 결합해서 만든 것이 『한국형 RPS제도』이다. RPS처럼 공급의무자에게 판매하되 소규모사업자가 일정기간 동안(현재20년) 고정가격으로 거래하게 되는 제도이다. 100kW 미만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의 수익 안정과 전기 판매 절차의 편의를 향상하기 위해 2018년부터 5년 동안 한시로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참여대상은 30kW 미만 태양광발전소 사업자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100kW 미만 태양광발전소는 농·축산·어민 및 협동조합이 가능하다. 한국형 FIT 제도의 시행으로 인해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의 안정적인 수익은 물론 농·축산·어민의 태양광 사업 참여가 확대되어 재생에너지가 분산전원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태양광으로 생산 전력을 20년간 안정적으로 사주는 소형 태양광 고정가격 계약인 한국형 FIT 참여대상을 사업자의 1인당 계약 발전소 수 또는 발전 용량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태양광 사업자들이 한국형 FIT 도입 취지에 맞지 않게 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한사람이 계약할 수 있는 전체 태양광발전소 발전 총 용량엔 제한이 없다 보니까 실제로 대규모 태양광 사업자 한 명이 발전소 발전용량을 계약 대상 조건에 맞게 발전소를 여러 개로 쪼개서 마치 기획부동산처럼 각각 분리계약 신청함으로써 중복 혜택을 보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한국형 FIT로 하는 농촌태양광발전소 보유 숫자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면 농촌태양광 사업이 위축될 수가 있다. 모처럼 탄력이 붙은 농촌태양광발전 사업에 자칫하면 찬물을 끼얹는 것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부득이 제한해야 한다면 규모가 크고 작고 각자가 용량도 다른데 보유 개수로 제한하는 것보다는 보유 용량을 1인당 300~500kW 정도의 한계용량으로 제시하고 그 이내에서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일반 농촌 가정에서 설치장소가 허용된다면 분산전원차원에서 한국형 FIT에 참여하도록 권장할 필요도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지속적인 발전과 보급 확대 그리고 소규모 태양광 산업 육성을 위해서 한국형 FIT 계약 규모나 개수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지나치게 시장을 막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복잡한 도시인들의 귀농으로 농촌 활성화를 위하고 농촌에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한국형 FIT의 참여대상을 농어촌에 귀농하는 일반인들까지 확대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농촌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면 농업 외 소득을 창출할 수 있고 농촌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특히 농촌 태양광은 축사나 창고 지붕 등 유휴부지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다면 별도의 장소 없이도 태양광발전 사업이 가능하다.

정부의 그린뉴딜사업은 대규모 태양광설비 몇 개로 설치목표 달성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참여하여 관련 산업도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에도 그 목적이 있다. 한두 마리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다 태울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농촌태양광에 한국형 FIT를 제한하려고 하는 계획이 있다면 재고해주기를 바란다.

▲ 영암 태양광 발전시설



김형진 박사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역임
한국수력원자력 혁신성장위원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