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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방이라고 아시나요?
안방구석에 작은 문이 하나 있어 그걸 밀고 들어가면, 칙칙한 어둠에 잠시 주변이 보이지 않다가,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면 조금씩 물건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방.
그 방 때문에 그 방 크기만큼 작아진 옆방을 작은방이라 부를 수 밖에.
거기 문 바로 옆에 쌀뒤주가 있고, 잡곡을 담아둔 항아리 몇 개와 맞은편에는 제법 큰 농籠이 놓였는데, 그 농속에는 집문서와 땅문서 같이 중요한 물건과 비밀스러운 것들이 들어있어 항상 쇳대가 채워져 있던 곳.
옆에는 조그만 선반이 있어 가을엔 밤톨이 들어있는 자루와 잘 익은 홍시 몇 개, 혹은 빨갛게 벌어진 석류들과 겨울엔 밥 도둑놈이라는, 어머니가 가끔씩 구워주던 김 몇 톳들, 조청단지가 자리하고 있는 곳.
아아, 그리고 그리고,
어떤 집에서는 누나요 언니요 고모였던 한 여자가 옆 동네 총각과 바람이 났다가 아버지에게 들켜, 가위로 머리채를 숭덩숭덩 잘리고 미어진 가슴 안고 서러운 울음을 몸 안으로 삭히며 웅크리고 갇혀있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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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추억의 사립문> 중에서
박석구 시인
영암 군서면 출신
2011년 에세이스트 수필 등단
2014년 에세이스트 베스트 10
2015년 문학 에스프리 시 등단
현)에세이스트작가회의 홍보위원장
2016년 광주 지송시회 8인 시 『연푸른 그늘에 앉아』 공저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6.09.23(수) 1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