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벌고 문제도 해결하는 ‘커뮤니티 비지니스’

기고
돈도 벌고 문제도 해결하는 ‘커뮤니티 비지니스’
  • 입력 : 2021. 04.15(목) 15:40
  • 영암일보
전)전남도행정부지사/행정학박사 배용태
국경 없는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세계화와 지방화시대, 지방이 자체적인 노력과 자원으로 작으나마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의 영향으로 성장의 축에서 멀어진 소외 지역의 경제사회적 여건은 더욱 취약해 가는 반면, 삶의 질 개선에 대한 지역민의 욕구와 행정수요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급격한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핵가족화에 따른 가족 단위 공동생활 양식의 붕괴, 직장과 주거의 분리 등으로 지역사회 공동체 의식이 약화되고 있다. 특히 농어촌의 경우 지역사회가 하나의 경제적‧사회적 기초단위로서 생활 기반의 상실이 우려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공동체의 의식과 결속력을 다지면서 다양한 문제를 지역민의 자발적 참여와 주도로 해결해나가는 새로운 접근방식은 없을까.

전통적으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수요와 욕구는 공공영역인 행정과 민간영역인 기업이 상품이나 용역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대부분 충족되어 왔다. 그러나 사회가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이 두 영역의 대처만으로는 만족스럽게 해결할 수 없는 현안들이 많아지고 있다.

공공영역이 담당하기에는 예산과 효율 차원에서 한계가 있고, 민간영역에서 담당하기에는 수익성 확보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사회봉사 조직에서 담당하기에는 경영성이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는 사업들이 있다. 이러한 제3의 영역 사업을 발굴하여 지역 내 작은 향토 소기업으로 발전시기는 방식이 ‘커뮤니티 비즈니스(community business)’이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커뮤니티’와 ‘비즈니스’를 조합한 용어다. 일반론적 입장에서 정의하면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사회(커뮤니티) 문제를 기업적(비즈니스) 방법으로 해결하고, 그 이익과 부담을 참여주민이 공유하는 사업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초기에는 행정기관이 인큐베이터 기능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직간접적 지원과 지도가 따르지만, 궁극적으로는 독자적 운영을 목표로 한다.

일본과 영국 등에서 활성화되어 있는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지역의 커뮤니티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조직 구성원과 지역주민에게 경제적 사회적으로 소득과 안정을 가져다주는 주요방안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시작은 지역주민의 걱정스런 말 한마디가 계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저기에 사는 할머니 거동이 불편한데 어떻게 하지?(간병 복지사업, 배식서비스) 우리 지역의 특산물은 왜 제 값을 못 받지?(특산품사업단 운영) 우리 지역의 독특한 자연자원을 왜 이렇게 방치하지?(관광사업단 운영) 등이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지역 여건과 환경을 역으로 활용하여 지역주민의 소득도 높이고 긍지와 자부심도 고양하는 방편이 된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지역을 하나의 사업권으로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주민들의 사업방식과 활동방식이 그 내용이다. 지역이 필요한 사업을 지역 밀착형으로 만들어 가며, 사업 성장속도에 맞추어 차츰 대상과 지역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커뮤니티 비즈니스이다.

예를 들어 앞으로 고령화 사회가 되면 노령자 가운데 20% 정도가 노인 간병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때 고령화 문제와 같이 지역이 필요한 사업을 지역 밀착형으로 계속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지역 문제를 주민 주체의 작은 비즈니스로 해결하고 지역주민의 긴요한 생활서비스가 자족적으로 제공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즉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지역의 새로운 사회관계 만들기, 협력의 장 만들기를 담당하며 이를 통해 지역을 풍요롭고 건강하게 한다.

요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재정적 한계를 극복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기존 행정서비스의 영역 중에서 시장경제 원리가 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민간위탁을 시도하고 있다. 지방자치법에도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조례 또는 규칙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 권한에 속하는 사무 중 조사·검정·관리업무 등 주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계되지 아니하는 업무를 법인·단체, 또는 그 기관이나 개인에게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는 민간위탁업무가 주로 쓰레기 수거 업무, 사회복지시설이나 체육시설 위탁 경영 등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아직 그 효과 측면에서 미미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민간위탁 할 수 있는 부분을 발굴하고, 이를 지역주민들이 커뮤니티 비즈니스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영리추구를 최고 목표로 설정하는 민간영역의 기업과, 사회적 기여도는 높으나 느슨한 동력을 갖는 자원봉사조직의 장점을 조합했다. 지역공동체의 약화와 과소화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농어촌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지역사회에 작으나마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유력한 수단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영암군 태양광발전소



배용태 교수

세한대학교 석좌교수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고문

제27회 행정고시 합격, 행정학 박사
고대법대, 서울대 행정대학원 졸업
5.18 민주 유공자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영암 부군수·목포 시장권한대행·광양부시장
행안부 자치경찰 추진단장
대통령소속 지방분권지원단장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정책위 부의장
더불어민주당 중앙당교육연수원 부원장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