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원 씨의 5·18광주와 신상철 씨의 천안함

기고
지만원 씨의 5·18광주와 신상철 씨의 천안함
  • 입력 : 2021. 05.11(화) 21:51
  • 영암일보
덕파통일안보연구소 이병록 소장
대전역에서 미얀마 국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1980년대 한국과 현재의 미얀마 상황이 머리에서 교차된다. 광주에서 40년 전에 일어난 일이 지금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때는 외신은커녕 우리 국민들도 나라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 군부에 대항하여 일어난 일을 북한 소행과 연계시켜 김대중 전)대통령을 죽이려 하였다. 이후로 우리는 선거를 통해 정권이 교체되는 민주주의를 이루었다. 미얀마에서 유혈 상황이 끝나고 민주주의가 꽃 피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육군 대령 출신 지만원 씨는 광주 항쟁에 북한군이 개입하였다고 주장한다. 주변에서 활약하던 십여 명의 고정간첩이 개입하였을 수는 있다. 베트남처럼 땅굴도 아니고, 육백 명의 군인이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아났을까? 군대 복무 경험자들까지 이런 사실을 믿는다면 본인이 현역시절에 경계 작전을 엉성하게 수행했다는 고백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전쟁을 컴퓨터 게임으로 착각한다. 이라크에서 미군이 고전한 것은 정규군과의 전투가 아니다. 승리를 선언했지만, 도시 게릴라전에서 고전하면서 세계 각국에 지원을 요청하였다. 육백 명의 특수부대가 시민들의 적극 호응 속에서 그 정도 밖에 전투력을 유지하지 못했다면, 북한군 전투력은 웃음거리이다.

작전은 병력이 이동하고 전투력을 유지하는 군수 및 수송문제가 뒤따라야 한다. 지만원 씨에게 병력 6백 명을 어느 지역에 침투시키거나, 관광객이나 등산객 6백 명을 인솔시켜보자. 만일 계엄 상황에서 군부가 북한과 짜고 헌병이나 보안대가 호송한 작전이라면 3류 전쟁공상소설 쯤 되는 줄거리이다.

광주는 학생 시위에 대한 무차별 폭력진압이 시민들의 분노를 부추겼다. 부마항쟁에서 진압이 폭력적이었다면 유혈사태는 광주가 아니고 부산이나 마산에서 일어났을 것이다. 그때 차지철 경호실장이 캄보디아에서 몇 백만을 살인한 사례를 들면서 무력진압을 주장하였다는 얘기가 있다. 구 군부보다 신 군부가 더 폭력적이었을 뿐이다. 민주화가 되면 군을 동원하여 강경 진압을 하기 어렵다. 우리는 그때 피의 대가로 민주화의 과실을 누리며, 그런 괴담을 주장할 수 있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해군 중위 출신 신상철 씨는 쇠로 만들어진 군함이 좌초와 충돌로 두 동강이 났다고 주장한다. 화약과 같은 거대한 물리적 힘이 순식간에 작용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다. 폭발력이 직접 군함을 친 것이 아니라 수중에서 폭발되어 생긴 물의 압력이 친 것이다. 그럼에도 지상에서 폭발한 폭탄처럼, 화약 냄새가 없었다는 내용을 반복하고 있다.

군 생활을 돌이켜보면, 대위 때 고속정 정장과 소령 때 유도탄고속함 함장인 군대 동기생이 좌초사건으로 보직해임 되었다. 나도 어망에 스크류가 걸린 경험과 충돌 직전의 아찔한 상황을 경험했다. 최근에 미국 군함이 상선과 충돌한 사건도 있다. 좌초 사고가 나면 선저에 구멍이 나서 침수하거나 가장 아래에 달려있는 음파탐지기 돔과 스크류가 손상된다. 부딪친 부분은 움푹 파이거나 찌그러진다.

신상철 씨는 좌초를 설명하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사실부터 틀리게 얘기한다. 배가 물에 잠기는 부분을 흘수라고 한다. 천안함 흘수는 3.5미터쯤 되고, 해도를 보면 항로 옆에 8.6미터 깊이의 수중암초가 있다. 조석간만(고조와 저조 때 수심)의 차이가 5미터쯤 된다. 그래서 저조 때 좌초했다고 얘기한다. 해도는 수심이 가장 얕은 저조를 기준으로 한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사고 때 천안함 당직사관이 경험이 없는 대위(직책은 작전관)였다고 얘기한다. 작전관은 함장과 부함장 다음으로 경험이 많은 장교이다. 모르고 얘기한 것인지, 알면서 거짓말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3류 해양공상소설도 안 되는 줄거리이다.

지만원 씨는 광주에 북한군이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신상철 씨는 천안함이 좌초했다고 주장한다. 과거에 공권력이 불의한 사실에 개입하였다고 해서, 지금까지 불신과 음모론에 잡혀있을 필요가 없다. 정보기관에서 은밀하게 한 선거공작과 북풍공작도 모두 드러났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렸다고 믿는 두 사람의 주장을 따르는 것은 ‘폐형폐성’일 뿐이다.




이병록 박사

예비역해군제독
정치학 박사/수필가
덕파통일안보연구소장
100북스학습독서공동체 이사
저서<관군에서 의병으로>

예비역 해군 준장
동명대학교 초빙교수
서울대학교 외교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
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서울특별시 안보정책자문위원
영암일보 논설주간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