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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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를 시작하며
  • 입력 : 2021. 06.03(목) 11:01
  • 영암일보

‘오늘이 일요일이니까 이번 주가 시작되네요?’ 아니다. 한 주의 시작은 월요일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맞는 말씀이다. 날짜와 시각에 대한 국제표준(ISO)을 따르지 않은 결과다. 그래서 그 달의 첫 주를 얘기하는 기준도 우리나라는 목요일, 미국은 수요일부터 들어가야 한다. 우리 또한 미국식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달력 때문이다. 영국은 다르다. 월요일이 맨 왼쪽에 있다.

그 이유는 하느님이 천지창조 후 하루를 쉬셨다는 안식일이 언제냐의 믿음이다. 토요일이면 일요일이 한 주의 첫날이고, 일요일이면 월요일이 된다. 이천 년 전에 시작된 논리다. 억압과 율법에 맞서 ‘회개하라’며 깨우침과 사랑을 전하던 한 나사렛 사람이 있었다. 3년여 공생은 대속자의 큰 희생이 되며 하느님의 아들, 예수그리스도로 선포된다. 하지만 자유롭지는 못했다.

313년에 대반전이 일어난다. 로마황제 콘스탄티누스(274~337)가 그리스도교를 공인한 것이다. 꿈속의 십자가와 라바룸(XP)을 들고 막센티우스와의 일전에서 승리한데 대한 보은이었지만 그는 태양신(미트라)을 믿고 있었다. 명분을 위해 한 주의 맨 앞에 일요일(Sun’s day)을 놓고, 안식일을 옮겨 휴일로 정하는 역법을 개정한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 3일째, 부활하신 주님의 날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반대할 이유가 없었지만 유대인은 따르지 않았다. 여전히 금요일 해질녘~토요일 해질녘까지를 안식일로 쉬고 있다. 일요일이 그들에게 한 주의 첫날이 된 역설이다.

당시 역법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기원전 46년에 채택한 태양력(365.25일)이었다. 그러다보니 지구의 공전주기(365.2422일)를 넘는 오차가 발생했다. 1582년에 로마가톨릭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나선다. 128년마다 1일씩 쌓인 10일을 정리하기 위해 10월 4일 다음 날을 15일로 한 것이다. 하루오차(26.784초)는 2월에 하루를 더한 29일, 윤일로 보완키로 했다. 오늘날 그레고리력(365.2425일)이다.

모두에게 통용되지는 않았다. 영국 1752년, 우리나라 1896년, 중국 1912년, 러시아는 1918년에야 받아들였다.

태음력(354.3670일)도 보자. 우리는 24절기와 윤달을 넣은 태음태양력을 사용한다. 그래서 추석이 매년 가을이지만, 이슬람은 정통을 고수하고 있어 라마단이 계절을 옮겨 다닌다. 불편할 것 같지만, 이 또한 그들의 약속이다. 사실 이러한 점성술과 천지창조 이야기는 6천여 년 전 메소포타미아 수메르인과 바빌로니아에서 비롯됐다. BC 587년 유대인이 바빌론 유수기를 거치며 ‘분열된 민족을 하나로 묶는 무엇’을 위해 토라에 넣었고, 그리스도교의 구약(옛 약속)과 이슬람의 코란이 된다.

이렇게 한 뿌리임에도 후대의 생각이 더해지며 다른 믿음이 되었다. 그렇지만 행복이란 목표는 같다. 누가 뭐래도 오늘을 잘 사는 일이 먼저여야 한다. 그러한 근본과 이치를 불러오는 바람이 벌써 5월을 다 가게 한다. 다음 달이면 하반기 인사가 시작된다. 내게도 경쟁이 많았지만 지금은 더 심해진 것 같다. 근무평정 순위가 그대로 승진심사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4~2배수 선발방식에서 전환한 것인데,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 더군다나 경력우대로 자꾸 가자고도 한다. 떨어지는 감만 세고 있어야 할 판이다. 해답은 없는가? 우현지반반(遇賢之半半)이라고 했다.

다시 주말이다. 들고나는 코발트빛 시아(時牙)바다와 화양(華陽)이 펼쳐진다. 나의 독설(毒舌) 위에 독설(獨舌)을 덧칠할 수 있는 곳이다. 정말, 왜, 언제, 어디서부터였는지... 조용히 물어본다. ‘그것은 아니라고’ 침묵의 소리가 되어온다. 역지사지하는 큰 숨으로 간다. 내일을 채워가는 도전이다. 또 월요일이다.

- 본 기고는 글쓴이의 허락을 맡아 익명으로 게재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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