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태양광을 통해 더 잘사는 농촌을 기대한다

기고
영농태양광을 통해 더 잘사는 농촌을 기대한다
  • 입력 : 2021. 06.03(목) 11:31
  • 영암일보
김형진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부회장/공학박사

농촌에서 태양광발전 사업을 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농업을 전폐하고 농지를 용도 변경하여 농지에 태양광을 설치하여 태양광발전소 전용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것을 농촌태양광이라고 부르고 있다. 또 하나는 예전 그대로 농사를 지으면서 농지 용도변경 없이 임시 허가로 농지 위에 태양광설비를 차양 받치듯이 설치하여 태양광발전을 동시에 하는 방식이다. 이것을 영농태양광이라고 하며 태양광 이모작이라고도 한다. 오늘은 영농태양광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겠다.

영농태양광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은 농사와 태양광발전이 동시에 병행 가능토록 농작물에 대한 일사량이 적정해야 하고 일정한 농업 생산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시범사업 등을 통하여 많이 보급되었지만, 더 나아가 전용 태양광 발전 시스템과 농작물 수확량 최적화를 위한 스마트한 영농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이다. 이미 일반적인 영농태양광 기술에 관해서는 연구가 모두 끝난 상태이고 실제로 여러 지자체에서 시범사업으로 영농태양광을 추진하였고 앞으로도 활성화해나갈 계획이다. 전국에서 이 분야에 가장 연구가 활발한 곳은 전남도 산하 재단법인 녹색에너지연구원이다. 전남은 농업을 하는 주민들이 많다 보니 어떻게 하면 주민들이 농사를 지으면서 수입을 더 올릴 수 있을까 하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태양광 전문가들이 농림축산식품부에 영농태양광 연구 사업을 제안하였고 국내 최초로 이 분야를 연구하게 되었다. 국내에서는 지금 시작 단계이지만 이미 일본 등 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사업이다.

영농형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해당하는 농지가 논인지 밭인지에 따라 재배작물을 선택해야 하고 그 지역의 기후 조건에 맞춰서 재배작물에 필요한 일조량이 충분히 공급되도록 태양광 모듈의 밀도와 분포를 배치하여야 한다. 이때 사용되는 농기계를 어떤 것으로 사용할 것인가에 따라 태양광 시설의 높이와 폭을 조절하여야 한다. 또한 태풍이 많은 지역, 폭설이 많은 지역 등의 자연재해와 연약지반으로부터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그에 적합한 구조물을 설계하여야 한다. 태양광발전소는 장기계약이 20년이므로 그 이상 안정적인 유지를 위하여 부식을 견뎌내고 변형이 안 되도록 부품선택에 대해 설계를 하여야 한다. 태양광의 모듈과 인버터를 고를 때에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선택하여야 한다.

이미 전국적으로 여러 실증사업을 통하여 영농태양광발전소가 태양광발전과 벼농사에 이모작을 하는데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바 있다. 벼농사 이외에도 밭에 설치한 영농형 태양광발전에서 김장 배추와 무, 감자 등 다양한 밭작물을 재배하여 성공하였다. 배 농사 등 일부 과수농가에도 연구 중이다. 모든 식물에는 일정한 일사량 외에는 쬐는 햇빛양이 더 이상 필요 없는 광포화점이 있다. 광포화점 이상이 되면 작물에 해를 입히기 때문에 작물에 따라 차양막이나 검은 비닐 등으로 막아 놓는 일도 있다. 이러한 광포화점과 작물의 상관성에 대해서는 지금도 지속해서 연구하고 있다.

실제 영농형 태양광발전을 추진하고 있는 농가에서는 농업과 태양광발전을 동시에 함으로써 기존 농업 소득에 추가로 태양광발전 소득을 올릴 수 있어서 농가의 소득이 증대된다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려면 기둥을 설치하게 되는데 그 기둥만큼 농작물 심는 면적이 일부 감소할 수 있다. 또한 상부에 태양광 설비가 있다 보니 벼 능사의 경우는 10~15% 정도 수확량이 줄어든다. 일반태양광 발전소보다 간격을 띄어서 설치하다 보니 같은 용량일 경우에 더 넓은 면적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동일 면적에서 영농 수입보다는 태양광발전 수입이 높으며, 기존 농업을 병행하여 부수적으로 태양광발전을 하는 것이므로 면적에 대한 부담은 적다.

사회적으로도 기대되는 효과가 크다. 첫째는 정부의 국가 예산 투입 없이 농민들에게 농가소득을 증대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농지를 훼손하지 않고 농사를 지으면서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다 보니 농지를 발전소 토지로 용도 변경하여 밀어붙이는 것보다 농지가 줄어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므로 지속 가능한 농촌을 만들 수 있다. 둘째로는 태양광발전 수입은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확보되므로 차츰 고령자들이 늘어나는 농민들에게 매월 연금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셋째는 태양광발전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넓은 부지가 필요한데 건물 지붕에 설치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산림에 하면 산사태 등에 위험하고 이러한 곳보다는 농지가 더 안전하여 태풍과 우수에 환경파괴의 문제를 줄일 수 있다. 논과 밭을 이용한 영농형 태양광발전을 성공적으로 추진한다면 우리 농업인들이 소득향상을 위한 새로운 이모작의 일터가 될 수 있다.

다만 영농태양광에는 반드시 농사를 짓겠다는 조건을 제하여야 한다. 농사짓는 그것보다 태양광발전 수입이 월등히 많다 보니 형식은 영농태양광인데 나중에 농사를 안 지으면 농촌태양광이 된다. 따라서 반드시 농사를 병행하게 하려면 이에 대한 보완대책이 필요하다. 태양광발전을 하면 전기요금과 REC가 수익이 되는데 일정기간 농사를 짓지 않는 경우 폐업 때까지 REC를 하향 조정하든지 아니면 발전 허가를 취소하는 조건적인 방법도 있다. 패널티를 주려는 것이 아니고 농사로 식량안보를 위해서이다. 요즈음은 농사하는지 안 하는지 일일이 조사할 필요도 없다. 센서 한두 개 부착만으로도 점검이 가능하다.

최근 국회에서도 여러 농촌 출신 의원들이 지역주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영농태양광에 관심이 있고 현재도 일반 농지 내에서는 영농태양광발전이 가능하지만, 농업진흥구역에서도 영농태양광을 허용하는 농지법 개정안을 여러 의원이 발의해놓은 상태에 있다.

도내 지역구를 둔 여러 의원이 발의한 농지법 개정법률안은 크게 농업진흥구역에서의 영농형 태양광 시설 설치와 발전 사업에 대한 농지 타 용도 일시사용허가 20년 보장을 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진흥구역 내 영농형 태양광 설치 시에는 농업인이 본인 소유 농지에 형질변경 없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농지에 태양광을 설치한다고 하면 많은 분이 농지 훼손과 식량안보를 걱정하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걱정을 많이 하는 부분들을 보면 영농형 태양광으로 농업 외 수익이 보장된다면 농지를 소유한 사람이 굳이 힘들게 농사를 짓지 않을 것이다. 현재 비농민과 은퇴 농민도 본인이 직접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할 것이다. 농지 임대료보다 태양광 발전수익이 더 많이 나게 되면 임차 농민 대신 본인이 자경하는 것처럼 꾸며 농사는 방치하고 태양광 수익만 노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임차 농민은 농지를 빼앗길 것이 아닌가 등 많은 반대의견이 있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를 규제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농촌 지역에 많은 태양광이 설치되었고 많은 곳이 대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그린뉴딜 국가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진행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정작 거주하는 농업인들의 이익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도 농민들의 수익과 무관하게 지역에서 대규모 사업들이 진행된다면 사업이 확대되거나 지속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지역에서 추진하는 영농 태양광사업은 해당 농촌 지역에서 실질적 주인인 농업인들이 중심이 되도록 해야 한다. 내 농지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내가 태양광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영농태양광이다.




김형진 박사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역임
한국수력원자력 혁신성장위원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