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행정의 진짜 경쟁력은 ‘공직자들의 생각’

기고
지방행정의 진짜 경쟁력은 ‘공직자들의 생각’
  • 입력 : 2021. 07.08(목) 11:06
  • 영암일보
배용태 교수
전)전남도행정부지사/행정학박사

하버드대 존 코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가치관을 중시하는 기업은 다른 일반기업보다 수익과 성장률이 4배 이상 높다고 한다. 도대체 가치관을 중시하는 경영이 무엇이길래 이런 결과를 낳는다는 것일까. 기업은 공장, 기술, 돈이 없어도 성립된다. 하지만 사람이 없으면 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 기업의 본질은 사람이고, 사람의 본질은 생각 즉 가치관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우리 회사는 왜 존재하는가, 우리 회사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며 어떻게 사업을 할 것인가, 우리 회사는 10∼20년 후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세 질문에 대한 답을 기업에서는 각각 사명(mission)과 핵심가치(value), 꿈(vision)이라고 부른다. 지방행정도 공(公)경영이다. 기업의 경영방식과 큰 차이는 없다. 각 지방정부 구성원은 ‘자치단체가 왜 존재하는가. 무슨 사업과 일을 해야 하는가. 타 자치단체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미래비전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항상 답을 준비해야 한다.

기업의 가치관 정립이 성공적 사업 수행을 보장하듯 행정도 행정수행의 궁극 목적 즉 가치관 확립이 중요하다. 가치행정(價値行政)이란 자치단체 구성원이 조직의 목표가치를 정확히 인식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업무에 대한 열정을 다하게끔 하는 행정관리 방법이다.

가치행정의 가장 큰 효용은 직원들에게 내적동기를 심어줌으로써 자기 자신을 미시적이고 기능적 존재에서 조직을 통한 자아실현적 존재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내적 동기는 어떤 행동 자체에 즐거움이나 의미를 느낄 때 발생하는 강하고 능동적인 동기다.

인간은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아낌없이 자신을 헌신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행동과학자인 매스로우가 이야기하는 ‘인간의 가장 높은 단계의 욕구는 자아실현적 행동의 단계’이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내적 동기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직원들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진다.

예를 들어 보자. 앞서 언급한 일본 홋카이도의 아사히야마 시립동물원을 보자. 이곳은 폐쇄위기를 극복하고 이제 연간 300여만 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일본 최고의 동물원이다. 과거 위기를 겪던 동물원 직원들은 “왜 우리가 여기 근무하는가?”, “동물원을 살려내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공동으로 찾는 노력을 전개하였다.

▲ 일본 훗카이도의 아사히야마 시립동물원

그 결과 관람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게 되었다. 기존의 단순관람 방식에서 만져보고 느끼는 체험형, 참여형, 근접관찰형의 새로운 관람방식을 도입했다. 이제는 많은 흑자를 내는 일본 최고 동물원, 시의 효자 경영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까. “당신은 왜 이 일을 합니까?” 라는 질문에 대한 직원들의 생각 전환에 답이 있다. 조직의 가치를 중시하는 행정은 변화의 엔진이자 합목적성을 갖는 의사결정의 수단이 된다.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해지므로 직원들이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조직 내에 영속성과 유대관계가 생기는 것도 가치행정의 효과이다. 우리 자치단체가 왜 존재하는가. 업무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무엇인가, 우리 자치단체의 10년 후 미래상이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을 하게 만드는 가치행정이야 말로 자치단체의 진짜 경쟁력의 원천이라 말할 수 있다.



배용태 교수

세한대학교 석좌교수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고문

제27회 행정고시 합격, 행정학 박사
고대법대, 서울대 행정대학원 졸업
5.18 민주 유공자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영암 부군수·목포 시장권한대행·광양부시장
행안부 자치경찰 추진단장
대통령소속 지방분권지원단장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정책위 부의장
더불어민주당 중앙당교육연수원 부원장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