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번영, 지방분권에 달려 있다

기고
지방의 번영, 지방분권에 달려 있다
  • 입력 : 2021. 07.15(목) 10:48
  • 영암일보
배용태 교수
전)전남도행정부지사/행정학박사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이 잘 돼있는 독일은 일반적으로 지방이 수도보다 더 잘 살고 소득수준도 높다. 학업과 취업을 위해 서울로 몰리는 우리나라의 모습은 독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지방에 좋은 대학과 양질의 일자리가 많아 굳이 베를린까지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지방을 죽어가는 지역이 아니라 살아있는 지역으로 만든 독일의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정책의 결과이다. 베를린은 독일의 수도지만 오랫동안 재정조정제도에 의해 부유한 다른 주(州)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았다. 지난해 독일 ‘빌트’지가 선정한 ‘독일의 잘사는 도시’ 순위에서 베를린은 지방 도시들에 밀려 겨우 20위를 기록했다.

독일의 하이델베르크는 인구 15만 명의 소도시이다. 수도 베를린과 많이 떨어져 있지만 전 세계 관광객들이 연중 방문하는 관광도시이자 독일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하이델베르크대학이 위치한 학문의 도시이다. 독일은 지방정부와 지방대학이 힘을 가지고 있어 지방에서의 삶과 교육이 평가절하 되지 않는다. 유명 대학도 전국에 골고루 퍼져 있다. 지방과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원인은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정책이다.

▲ 독일의 하이델베르크

중앙 및 지방정부 양쪽에서 행·재정적 지원을 받는 대학은 양질의 연구와 교육을 수행하고, 주변의 기업체·연구기관 등과 연계해 지역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독일은 중·고등학교 때부터 지방자치와 지역정치에 대해 가르치며 청소년의회 등을 통해 민주주의를 체험하고 지방자치를 배운다. 그래서 독일 국민들은 지방자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지방도시가 수도권의 도시 형태나 삶의 방식을 일방적으로 추종하거나 그 외 지역의 문화를 촌스러운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지방의 각 도시는 고유의 정체성과 개성을 살려 자기 지역을 독창적으로 지속 발전시킨다. 제도화된 지방분권이 활성화되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작은 지방도시인 하이델베르크에 전 세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하이델베르크 성을 비롯한 고풍스러운 도시 분위기와 학문의 도시라는 정체성이다.

한국의 경우 수도권은 전 국토의 12% 정도를 차지하는데 인구는 대략 49%, 경제력은 45%를 점유하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격차가 매우 심하다. 국가 균형발전의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그 영향으로 수도권은 과밀의 문제를, 비수도권 특히 호남권은 과소의 문제를 안고 있다.

지방분권은 중앙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것이고,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력을 지방과 지역사회에 넘겨주는 국가 권한의 재설계 작업이다. 국가와 지자체 간의 분업과 협업을 통해 보다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역할을 분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권한과 책임을 갖는 지방정부가 절실히 필요하다. 독일이 효율적인 지방분권을 통해 지역번영과 국가발전을 이루었듯이 지방화·세계화시대 지방발전의 명제로서 지방분권이 이루어져야 한다.



배용태 교수

세한대학교 석좌교수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고문

제27회 행정고시 합격, 행정학 박사
고대법대, 서울대 행정대학원 졸업
5.18 민주 유공자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영암 부군수·목포 시장권한대행·광양부시장
행안부 자치경찰 추진단장
대통령소속 지방분권지원단장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정책위 부의장
더불어민주당 중앙당교육연수원 부원장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