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정책에 대한 소견

기고
코로나 방역정책에 대한 소견
  • 입력 : 2021. 09.02(목) 13:39
  • 영암일보
이병록 소장
덕파통일안보연구소

역사를 바꾼 전염병
1350년 무렵 흑사병이라 불리는 페스트가 유럽전역에 퍼졌다. 유럽 전 인구의 3분의 1인 약 2,500만~3,500만 명이 희생되었다. 중국과 아시아지에서도 이와 비슷한 인명피해를 입었다. 서 유럽에서는 소작농이 크게 줄어들고 농민들의 발언권이 커짐에 따라 봉건제가 약화되었다. 몽골이 세운 동서 무역로가 무너져서 동서양은 다시 지역적으로 멀어졌다. 스페인군의 진격속도보다 빠르고, 스페인의 무기보다 더 강했다는 천연두도 대표적인 전염병 대유행 사례이다.

이 전염병들은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사람들과 전염병이 공진화를 통해서 공존하고 있다. 일부 전염병은 예방접종을 통하여 인위적으로 항체를 형성하고 있다. 인위적인 항체를 만드는 것은 과학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이다. 사실 자연적인 거리두기가 이루어지는 작은 단위 마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보다 예방접종에 의한 피해가 더 클 수도 있다. 그러나 예방접종이 없으면 전염병 대유행이 일어날 확률이 매우 크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박멸시킬 수도 없고, 변이를 막을 수도 없다. 그리고 도시화되고, 산업화된 나라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불편함과 경제적 손실이 너무 크다. 싱가폴, 영국과 이스라엘처럼 코로나와 공존(위드 코로나)정책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있다. 우리나라는 성공적인 방역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언제까지 천으로 입과 귀를 막거나, 영업제한 정책을 유지할 수 없다. 새로운 방역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민 일상생활과 군대 교육훈련 정상화
국방부에서 병사들의 교육훈련과 병영생활을 제한하는 방역대책을 변경시키는 계획이 국회의원 폭로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행정부의 정책 의도를 알아낸 것을 폭로라고 이름 붙일 수 없다. 예방접종률이 94%라면 부대 상황에 따라서 유연하게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필자도 예방접종을 두 번 맞았기 때문에 마스크를 벗는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두고 국민을 상대로 생체실험을 한다고 비난할 수 없을 것이다. 인체실험이라는 비난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때까지 현 방역체계를 유지하자는 주장은 아닐 것이다.

정부에서는 코로나 유행도 무섭지만, 여론 추이와 야당의 반대공세와도 같이 싸워야 한다. 실제로 방역지침 완화가 재 유행을 불러일으켰다는 정치공세가 있었다. 정치권은 당리당략으로 국민건강을 볼모로 잡아서는 안 된다. 방역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어려운 방역정책에 대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야 한다.

단계별 방역지침 융통성과 코로나와 공존(위드 코로나) 정책
현 방역지침이 신성불가침의 완벽한 방역정책은 아니다. 지금 시행되는 4단계 방역정책은 코로나 상황 초기에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 상황이 1~2년 안에 끝나지 않고 지속 유지되고 있다. 출근 때 대중교통은 되는데, 식당은 안 된다. 회의할 때는 거리를 두고 마스크를 쓰는데, 식당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가까이 앉는 등 모순되는 조치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단계별 두 명이나 네 명으로 제한하여 삼삼오오라는 관용어가 무색하다. 조기축구를 마친 단체가 한 식당에서 식사하다가 범칙금을 냈다. 만일에 그런 단체 일행이 코로나에 걸렸다고 가정하면, 여러 식당에 분산해서 들어가는 것이 코로나를 더 확산시킬 가능성도 있다.

장기간에 대비하고, 코로나와 공존하는 방역지침에 앞서 지금의 방역지침을 좀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단계를 10단계로 확대하고, 수시로 상황에 따라 인원통제를 융통성 있게 하는 방법이다. 국민들 피로도가 줄어들고, 경기는 좋아질 것이다. 예방접종률이 높은 지역이나 집단, 예를 들어 군부대 등은 별도의 단계를 설정하고, 지휘관에게 단계설정 권한을 주는 방안도 있다. 실험 결과에 따라 코로나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방역정책(위드 코로나)으로 전환하기 쉽다. 또한 국민들이 변경된 정책에 적응하기 쉽고,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

이런 계획이 사전에 있었다면, 이번처럼 인체실험 폭로라는 정치공방도 일어나지 않았다. 악전고투하는 방역당국의 불필요한 행정소요를 줄일 수 있었다. 코로나 치료제가 빠른 시간에 공급되기를 바라며, 실전을 치루는 방역당국에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이병록 박사

예비역해군제독
정치학 박사/수필가
덕파통일안보연구소장
100북스학습독서공동체 이사
저서<관군에서 의병으로>

예비역 해군 준장
동명대학교 초빙교수
서울대학교 외교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
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서울특별시 안보정책자문위원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