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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달을 보면 경건한 마음으로 소원을 빌고, 수복(受福)을 기원한다. 특히나 한가위 보름달을 볼 때 그 기원은 더욱 절절하다. 추석(秋夕)이란 말도 달빛이 훤히 비치는 가을 저녁이란 의미에서 유래되었고, 한가위 라는 말도 8월의 한 가운데에 뜬 큰 달을 의미하는 말이다. 달은 이와 같이 어둠을 훤히 밝혀줌으로써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보살핌과 위로를 주어 사람들에게 의지와 기원의 대상으로 함께해 왔으며 또한, 차면 기울고 기울면 다시 차는 달 고유의 속성들을 통해 삶의 본질적 교훈을 받아 가기도 한다.
Ⅰ. 삶의 애환을 위로해 주는 달
달의 속성은 한낮의 해처럼 강한 빛을 비추지는 않지만 밤이되어 사람들이 어두움에 불편하거나 두려워질 때 훤하고 은은한 빛으로 길을 밝혀주고 마음을 안온하게 어루만져 준다. 이는 바로 사람들 자신의 습성과 비슷해 더욱 친숙해지는 그런 동질적 위안의 속성이다. 달빛은 햇빛처럼 강하지는 않다. 그러나 부드럽고 깊숙하게 베이는 속성이 있다. 달의 이런 속성은 삶의 애환을 충분히 위로하고 보담아 준다. 이는 옛 문헌에서도 읽어 낼 수 있다.
‘역사는 햇빛에 바래 지고, 신화는 달빛에 물든다.’~ 즉, 달은 해와 달리 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뒷편에서 감싸며 깊숙이 녹여내 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Ⅱ. 천강(千江)을 고르게 비추는 달
달은 방방곡곡, 그 어느 누구에게나 똑 같이 비추어 진다. 천강(千江)의 물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흐르지만, 물이야 크던 작던, 어디로 흐르던 달은 거기에 고르게 비춘다. 달은 비춤에 있어 차별을 두지 않는다. 어디에 비치더라도 달빛은 고르다. 천강(千江)에 사는 사람들이 시시각각 다른 모습과 다른 정(情)으로 살아간다 할 지언정 달빛은 결국 그들 마음을 맞추어 어루만지고 위로해 간다. 달을 보는 그들의 마음은 결국 하나같이 달을 통해 같은 위안을 받게 되는 것이다. 세종대왕은‘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 달은 천강에 비치고)’을 편찬하여 고르게 비치는 달의 모습을 부처님의 차별 없는 자비광명과 군주의 공평한 백성 다스림을 깨우치게 한 것이다.
Ⅲ. 기원(祈願)의 대상이 되어온 달
달은 일찌기 사람들의 숱한 소원에 대한 기원의 대상이었다. 달에게 간절한 소원을 빌어 온 것은 옛 시가(詩歌)들을 통해 알 수 있다. 백제‘정읍사’에는,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전재 녀러신고 어긔야 즌 데랄 드디욜 셰라 ’~ 달아 높이 돋아 어디든 멀리 비추어서 전주 장에 가신 남편 젖은데 디디지 않게 해 달라는 기도문이다. 이 속요는 행상(行商)나간 남편의 무사귀환을 비는 한 아낙의 간절한 망부(望父)의 노래였다.
다음으로,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그 혼란한 시기를 이겨내기 위한 기원으로 훤한 달빛 아래서‘강강수월래’를 모여서 함께 불러 왜적을 쫓았다. 또한, 달빛을 등불삼아 험준한 산길을 넘었던 민초들의 애환도 있었다. 지리산‘벽소령’의 지명‘벽소(璧沼)’는 ~ 푸른 달빛이란 뜻으로 달빛을 등불 삼아 무사히 산을 넘도록 해 달라는 기원으로 고개 이름을 그렇게 불렀다 한다.
Ⅳ. 마음을 서로 교감해 주는 달
달과 내 마음이 서로 교감한다는 뜻으로 불경에,‘심월상조(心月相照)’~ 내 마음과 달이 서로 마주 비추고 있네 라는 구절과‘명월내상조(明月來相照)’~ 달이 내게로 와서 내 마음과 서로 비추고 있네 라는 구절에서 달과의 교감을 본다.
또한, 달빛 아래 혼자 있어 외로움이 엄습할 때 시선(詩仙)‘이백(李白)’의 시(詩)‘월하독작(月下獨酌)’을 떠올려 본다. 술을 좋아하는 그에게 누군가 다가와서 물었습니다.“어찌하여 홀로 술을 드십니까?”이백이 대답하기를 “어찌 홀로라 하시는가? 셋이서 술을 마시고 있네, 나와, 하늘에 뜬 달과, 그 달빛에 만들어진 내 그림자, 나는 그 셋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지 않은가?”라 했다. 그리고 강원도 관찰사를 지낸 송강 정철은 그의 시에서, 강릉의 경포대에 가면 다섯 개의 달을 볼 수 있다고 표현했다.‘하나는 하늘에 뜬 달이요, 둘은 호수에 뜬 달이요, 셋은 술잔 위에 뜬 달이며, 넷은 님의 맑은 눈동자에 서린 달이요, 다섯은 님과 내 마음속에 새겨진 달이라’하였다. 여기서 달은 이미 나와의 교감을 통해 나의 상대인 벗이 되어 있는 것이다.
Ⅴ‘비움과 채움’에서도 본질을 잃지 않는 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 하여라’~ 달빛의 축복과 가배로 만족하니 과하게 바랄 것 없이 분수에 맞는 만족 즉, 지족안분(知足安分)을 말함이며, 우리 민요의‘달도 차며는 기우나니~’는 곧‘비움과 채움’의 교훈이다.
조선 문장가‘신흠’의 시 중에, 백범‘김구’선생님이 좋아하는 한 구절이 있다.
‘월도천휴여본질(月到千虧餘本質)’~ 달은 천번을 이지러져도 본질을 잃지 않는다. 라고 했다.
달은 이처럼 사람들의 삶 속에서 사람들 저마다의 정서를 보듬어 주고 간절한 소망을 들어주며 우리내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해왔다.
작가 김도상
전)영남대학교 행정학 교수
2013, 계간『문장』신인 작가상 등단
한국문인협회 대구지부 수필분과위원
『21C 생활문인협회』이사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6.09.23(수) 1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