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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도 그 벽돌 위에 나란히 앉았다. 마음씨도 모습도 곱게 익어가는 권사님께서 내게 “젊어서 자식들 가르치려고 일만 하고 열심히 살았는데, 이제는 늙어서 아무 쓸모가 없네. 자네도 일 째끔만 하소”라고 하신다. 다른 한분은 “그랑께라 일하다 늙고 보니 나도 젊을 때가 있었나 모르겠소”라고 하셨다.
순간 일만 하다 돌아가신 시부모님이 떠올랐다. 나는 먹먹해진 가슴을 누르며 “권사님, 제 생각에는 권사님들 허리 다리 아픈 것이 훈장 같아요. 남은 알아주지도 않지만 열심히 살았다고 권사님이 권사님에게 주는 훈장이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한 분은 웃으시며 “자네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네. 하지만 누가 그것을 알아준당가?”라고 하시고, 다른 한 분은 “아따, 그런 훈장이 어디 있당가”라고 하신다.
주변 어르신들을 보면 남편과 함께 농사일을 하신 분보다, 젊어서 홀로되어 농사일을 하신 분들이 망가진 몸 때문에 훨씬 힘들어하신 것을 본다.
그것은 어느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가슴에 달 수도, 목에 걸 수 없는 무형의 훈장이다. 비록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한 흔적이 상처가 돼 육신을 힘들게 하지만, 내 젊은 날 수고의 대가라 할 수 있는 자식이나 손자가 훈장이듯, 아픈 무릎과 허리 또한 훈장이라 여기고 싶다.
어쩜 머지않은 훗날 내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분들을 이해하게 되고 마음으로나마 보듬어 주고 싶다.
[약력]
영암초 59회, 영암여중 1회 졸업
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 졸업
광주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졸업
순천대학교 동물자원학과 졸업(농학석사)
전) 영암군여성단체협의회장
전) 영암여자중고등학교 총동문회장
전)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 여성위원장
현) 영암다문화가정행복나눔센터장
현) 영암초등학교 총동문회 부회장
현) 영암여성라이온스클럽 회장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6.09.23(수) 1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