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와 운하 정책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모병제

칼럼
고속도로와 운하 정책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모병제
‘관군에서 의병으로’ 시평
  • 입력 : 2021. 12.15(수) 16:52
  • 영암일보
이병록
덕파통일안보연구소장

성공한 정책이란 정책을 만들 때에 예상했던 최종 모습이 성공한 상황이다. 선한 의도의 정책이라고 반드시 성공하지는 않는다. 당장에는 성공한 것 같지만 휴유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부수적인 성공효과도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의회민주주의 나라에서 모든 정책은 야당의 견제와 비판을 받는다. 경부 고속도로와 운하는 교통과 수송정책으로써 보수 정부에서 시행했고, 야당에서 반대했다. 두 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비교하고, 모병제 정책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정책
1960년대 말기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야당이 크게 반대하면서 철도수송체계를 발전시키자는 대안을 냈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 고속도로가 필요할 정도의 자동차와 교통량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경제 주역이며 경제부총리를 지낸 이승윤 씨가 고속도로를 만들어 놓고 교통량을 걱정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이승윤, 전환의 시대를 넘어)

고속도로는 수송능력을 향상시켰고, 연관 자동차 산업과 토목 발전에도 기여했다. 아쉬움이 있다면 동쪽 지역만 개발이 되고, 서쪽 지역은 공장과 도로 등 투자가 인색했다. 국토균형발전 측면에서는 일종의 지역차별 국토개발이다. 경부고속도로는 성공한 정책이 되면서 반대했던 야당을 포함한 진보 층은 비판의 대상이 된다. 공무원과 보수 성향의 사람들이 야당과 진보 성향의 국민을 향해서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한다’고 두고두고 비판한다. 이런 비난은 '한반도대운하' 논쟁 때에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대운하 건설 정책
대운하를 반대하지 않아서 그대로 건설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산업과 경제가 집중된 경인운하도 운하 기능을 하지 않는다. 인구최대 밀접지역인 서울한강도 수상 수송기능이 거의 없다. 배가 다니지 않는 운하는 계획과 의도부터가 잘못된 정책이다. 10대 건설회사가 만세를 불렀다고 하니 일부 토목회사는 이익을 봤다.(김성일·이동호, 북한산림 한반도를 사막화하고 있다)

강물에 배가 다니려면 더 깊게 파고 물을 가두는 보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하므로 건설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운하를 항해할 소형 수송선은 대부분이 낡고 영세하다. 한 두 척 밖에 못 다니는 좁은 폭, 시속 10여 km의 느린 속도, 며칠 씩 걸리는 장거리 운항으로 경제성도 없다. 좁은 강에서 한두 명 선원이 장시간 운항하다가 충돌과 좌초사고로 인한 오염 사고가 수시로 일어날 것이다. 낡은 차의 폐기는 공중으로 날아가지만, 사고가 없어도 낡은 배에서 나오는 기름은 강을 썩게 만든다.

육지에서 배에 실고 또 배에서 내려 트럭에 실어야하는 몇 번의 불필요한 적하역작업, 하역장 시설 등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흐르지 않아서 물이 오염되는 지금 상황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한반도 대운하는 하수도 수준으로 악화되었을 것이다. 부수적으로 4대강은 홍수조절 등 몇 가지 이익은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전거도로와 (배가 다니지 않아서) 가장 안전한 운하가 건설 목적은 아니다. 대재앙이 되었을 대운하를 야당과 진보성향 국민들 반대로 참사를 막았다.

모병제 정책이 성공하려면
이번 대선에서 모병제가 논의되고 있다. 병역을 국민들이 의무적으로 할 것인지, 국민들이 선택적으로 할 것인지를 양자택일하는 제도변경이다. 모병제는 병역법만 바꾸면 되는 간단한 병역정책이고 진영 간에 논쟁도 없는 편이다. 정치적으로 선택만 하면 되는 모병제의 성공조건은 무엇일까?

청년들이 병역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 가난한 청년들에게 기회부여와 경제적 보상, 병영문화 개선, 능동적인 근무 등은 성공조건이 아니고 부수적 효과일 뿐이다. 모병제의 성공은 목표한 숫자의 병력이 충원되는 상황이다. 모병제에서 충원 예상은 현재 몇 가지 현상을 가지고 추정할 수 있다.

첫째로 학생군사교육단(ROTC) 지원율 급감현상이다. 2014년 2만 1천 여 명에서 2019년 1만 2천 여 명으로 42%p가 감소했다. 육군 기준 경쟁률은 2014년 6.1대 1에서 2019년 3.1대 1로 감소했다. 2021년 임관 예정인 후보생 합격자가 10개 대학에서 미달되었다. 육사에서 ROTC 미지망 대학생 1천96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47%가 긴 복무기간 때문에 지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병사 복무기간은 18개월이고 장교복무기간은 28개월이다. 장교와 병사 차이, 월 급여 등 조건에도 10개월 차이가 매우 크다.

둘째로 부사관 획득숫자이다. 2018년에서 2020년까지 연평균 지원자는 3만 5천명 미만이다. 이 중에는 시험에 떨어져서 몇 번을 중복 지원한 숫자가 포함되어 있다. 실제 지원자는 50~60%만 산정해야 한다. 셋째, 병 복무를 마치고 지원하는 임기제 부사관은 1년에 만 명 미만이 지원한다. 어차피 군에 가야하는 징병제, 지원과 급여는 모병제와 유사한 상황에서 부사관과 임기제 부사관 지원자는 3만명 미만이다.

안보정책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바꾸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결과를 낙관적으로 예상하지 않고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가산제도가 필수적이다. 조계종에서 승려가 되는 나이를 올리듯이 재입대 나이를 파격적으로 올려야 한다. 여자에게도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모병제를 잘 설계하여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자기 꿈을 펼치고, 안보도 튼튼해지는 성공한 정책이 되기를 기대한다.

[약력]
예비역해군제독
정치학 박사/수필가
덕파통일안보연구소장
100북스학습독서공동체 이사
저서<관군에서 의병으로>
예비역 해군 준장
동명대학교 초빙교수
서울대학교 외교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
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서울특별시 안보정책자문위원
영암일보 논설주간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