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발사, 모순처럼 경쟁하되 목계처럼 대응하자

기고
북한 미사일 발사, 모순처럼 경쟁하되 목계처럼 대응하자
관군에서 의병으로 시평
  • 입력 : 2022. 02.10(목) 16:17
  • 영암일보
이병록
덕파통일안보연구소장
선거운동이 한창인 1월부터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선거에 미치는 파장을 주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북풍은 보수층에 유리하다. 그래서 과거에 보수 정권에서 요청한 북풍 공작이 있었다. 이번에는 진보정권을 불리하게 만들거나, 억하심정이 있다고 판단하기도 어렵다. 북한이 미사일을 쏠 때마다 공포심을 느끼는 국민이 많다. 우리가 북한보다 전력이 약해서 떨면 공포심이고, 강하면서 떤다면 과도한 불안감일 수 있다. 우리는 공포심보다는 그 의도를 잘 분석해야 한다. 북한 능력을 낮게 평가하지만, 안보를 위해서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다. 애를 키우면서 투정을 할 때마다 과민 반응하면 버릇이 나빠지고, 무시하면 조그만 병이 큰 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언론은 이념과 성향에 따른 판박이 평가를 한다. 정확한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적절한 처방(대응)이 필요하다. 증상은 같지만, 운동이 부족한 환자에게 쉬라는 처방을 운동이 과해서 생긴 환자에게 운동하라는 잘못된 처방을 할 수 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선입관에 의한 처방을 내리는 모습을 본다. 군인이 장비를 갖추고 훈련을 하는 것이 정상이고, 학생은 참고서를 갖추고 공부를 당연히 하여야 한다. 북한이 미사일을 쏠 때마다 일희일비하는 한국 정치권과 언론을 보면 목계지덕이 떠오른다. 목계지덕은 장자 달생 편에 나오는 기성자가 닭싸움(투계) 훈련 이야기이다.

10여 일 간격으로 닭의 상태가 바뀐다. 첫 단계는 시도 때도 없이 전의에 불타는 교만스러운 단계이다. 둘째 단계는 상대방만 보이면 반응하는 조급한 단계이다. 셋째 단계는 상대가 공격 자세를 보이자 반응하는 공격적인 단계이다. 넷째 단계는 상대의 도발에도 초연한 평정을 갖춘 단계이다. 기성자는 넷째 단계가 되자 훈련이 끝났다고 왕에게 닭을 넘긴다. 목계지덕 수준을 갖춘 것이다. 미사일 발사를 공개하는 행위는 크게 순수한 군사적 목적, 정치와 외교적인 목적이 있다. 먼저 군사적인 해석은 모든 군대는 항상 모순(창과 방패) 상태이다. 새로운 성능의 무기를 개발하고, 적이 대응 무기를 개발하면 다시 공격 무기를 발전시킨다. 창과 방패를 무적으로 만들려고 하지만 상대방이 있는 한 무적이 될 수가 없다. 부대 내적으로는 병사들에게 반복 숙달이 필요하다. 국가적으로는 동물들이 포식자에게 자신을 부풀려 과시하기 위한 행동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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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나, 전력이 강한 군대는 불필요한 시위를 할 필요가 없다. 본인이 떠들지 않아도 실력 있는 학생은 전교생이 다 안다. 창문에 가림막(군사보안)을 가려놓고 공부하는 학생이 더 무섭다. 과거 우리도 전력이 약할 때는 실전적 훈련보다 국군의 날 행사, 관함식 행사, 화력 시범 등 보여주기 행사를 많이 했다. 북한이 이처럼 빈 수레가 요란하게 공개하는 것은 의도가 있다. 자국민을 안심시키면서 지지를 결집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군의 위상을 올리고, 상대방(적국)에게 자신의 의도(메시지)를 보내는 경우이다. 즉 정치·외교적인 방법으로써 약자가 통상 사용하는 방법이다. 미국에 잊힌 존재가 되기 싫어서 소란을 피울 수도 있다. 북한은 현재 미국과 일본 등과 외교관계가 없으므로 이런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현실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음에 염두에 두어야 할 내용은 한미연합 정보능력이다. 대부분 국민들은 우리 미사일 전력보다 북한 미사일을 과대평가한다.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은 우리 정보망에 잡힌다. 국방부에서 북한 발사훈련을 공개하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비난을 받는다. 반면에 우리의 발사훈련은 우리가 공개하지 않으면 북한에서 알지 못한다. 우리의 발사훈련은 대부분 공개하지 않는다. 잠수함 탄도미사일은 성격상 공개하였다.

우리가 반응하고 대응해야 할 방법은 다양하다. 일단은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필자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우리도 대응발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정부 초기에 북한이 발사하자 우리도 두 발을 발사하였다. 그런데 불발탄이 한 발 생기자 안보전문가들이 방송에 나와서 우리 군 전력을 낮게 평가를 하였다. 훈련탄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해서 생긴 일이다. 가격이 저렴하고 다량의 훈련탄이 필요한 소총은 훈련탄을 별도로 만든다. 미사일 등 고가의 탄은 훈련탄이 별도로 없다. 저장공간이 제한되므로 신형 탄이 나오는 대로 구형 탄은 훈련용으로 전환하거나 폐기한다. 정치권과 언론에서 잘못된 평가를 하면 군은 신형탄으로 발사훈련을 하는 경우가 생겨서 전력을 약화할 수 있다.

다른 방법은 조용하게 무시하는 방법이다. ​어차피 우리 정보망에 다 노출되기 때문에 공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 고위 지도부가 참가했다면 이는 정치·외교적 수사이다. '나 좀 봐줘'하는 행위에 말려드는 것은 우리가 반응해주는 것이다. 테러가 성공한 것은 피해가 크기 때문이 아니고 과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공포심과 여론에 밀려 국가 정책이 바뀌는 것이다. 정치권이 할 수 있는 최선책은 이런 기회를 이용하여 우리의 취약한 분야를 보강하면 된다. 국방부 예산 우선순위를 조정하거나 부족하면 증액해주는 방법이다. 군사 문제를 이념적으로 접근하면, 군인들이 정치권 눈치를 보게 됨으로써 군을 정치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가장 중요한 현실은 잠시 전쟁을 멈추고 있는 정전상태이다. 평화협정이 체결되어도 군비증강은 멈추지 않는다. ​별도의 군비통제 합의가 없는 한, 자국 방위를 위해서 훈련하고 장비를 갖추는 것을 서로 비방하고 간섭해서는 안 된다. 정전상태에서 미사일 발사와 연합연습을 시비하는 것은 당연하다. 적대적 군비증강과 대결상태라는 군불을 때면서 물이 끓는다고 비난하는 격이다. 필요하다면 정치(대화)를 해서 끓는 물의 온도를 낮춰야 한다.

[약력]
예비역 해군 제독
정치학 박사/수필가
100북스학습독서공동체 이사
저서<관군에서 의병으로>
동명대학교 교수 역임
서울대학교 외교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
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전)서울특별시 안보정책자문위원
전)합동참모본부 발전연구위원
영암일보 논설주간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