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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받지 않은 야영으로 낭패
철조망 너머 미국이라는 나라가 그대들에겐 그리도 선망의 천국인가. 국경선을 넘기 위한 전초기지.
어쩌면 우리나라 기지촌의 형성이듯. 너질구레한 판자집들. 거지, 불나비(창녀), 싸구려 디스코텍. 보이는 것마다 마음을 무겁게 하다니···
몇 차례의 검문검색을 통과하여 뉴멕시코주 샌디애고 해변. 푸르른 태평양 해변을 끼고 한없이 펼쳐진 융단 같은 잔디. 그리고 큰 나무들의 그늘. 콩고물처럼 부드러운 모래사장.
멕시코 여행에서 음습하고 답답했던 마음들이 일순간에 확 트이는구나. 해변을 끼고 깔끔하게 정돈된 차도, 자전거길, 롤러-인라인스케이트길. 야유회를 즐길 수 있는 식탁, 수도시설, 공중변소, 쓰레기통.
우리 일행도 큰 나무 그늘이 있는 전망 좋고 경치 좋은 곳에 야영 텐트를 설치하고 오지않는 잠을 청해보지만 해변 건너편 야영장에선 무슨 단체의 축제인지 모닥불을 피워놓고 음악소리가 요란했다.
바로 옆 텐트의 효천아빠는 코를 골고. 잠깐 눈을 붙인사이 소낙비 소리가 요란했다. 미국에 건너와 40여일만에 듣는 빗소리. 더군다나 깊은 밤 천막 속에서 들어보는 그 빗소리를 야영을 통해 실제로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무어라 표현할수 없는 그 감정과 감동을 떠나서 서글픔의 여운으로 오래도록 마음 속에 남게 된다.
그러나 그 빗소리는 착각이었다. 잔디에 물을 주느라 대형 스프링클러에서 품어대는 물줄기 였으니. 잠을 이를 수가 없어 태봉 친구가 코펠뚜껑에 돌을 없어 놓고... 얼마나 지났을까? 공원 순찰차의 노란불이 깜박이며 경고음을 계속 울려댄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자는 척 했지만 앗차 하는 불길한 예감이 순간 스쳐갔다.
잔디에 물을 주는 스프링클러의 작동을 방해한 것 때문이라고. 그러나 순찰차의 경찰이 이 곳은 야영할 수 없는 곳이란다. 아니나 다를까 밖에 나와 보니 낮에 그리 많았던 텐트와 차량들은 하나도 없고 그 넓은 공원엔 우리만 있다니. 한 없이 당황스럽고 민망스러웠지만 자신들의 무지가 저들에겐 '후안무치'한 표현이 꼭 이런데서 어울릴 것 같구나.
야영캠프는 이 곳에서 2.5마일 떨어진 곳이란다. 흥건히 젖은 텐트를 철수하고 조금 전 건너편에 보이던(모닥불을 피우던) 야영장으로 갔으나 이곳 역시 샌디에이고시에 신청하고 티켓을 얻어 단체로 야영하는 곳이란다.
마침 보이스카웃에서 청소년 수련캠프를 하는 모양이었다. 막무가내로 설치해도 된다는 정대친구의 언어소통에 또 한번 환멸을 느끼면서 비좁은 차 속에서 하릇밤을 새워야 했다.
고통스러우면서도 잊지 못할 무지의 샌디에이고 해변의 하릇밤. 아는 만큼 느낀다가 아닌 모르는 만큼 고통을 감내해야 하다니. 씁쓸한 자조의 한숨이 나오는 구나. 서로를 바라보며 의미 모를 냉소의 어설픈 미소들을 보내며 허탈해야 하다니.
돌고래 쑈, 그 씁쓸함
다시 씨월드로. 이 곳 역시 꽃의 천국이구나. 바다의 자연생태계를 그대로 재현한 해양 수족관. 무엇보다 꽃산호의 그 영롱한 오색 빛은 한참이나 발길을 멈추게 했으니. 물개와 바다표범의 쇼, 쇼, 쇼.
흑고래와 돌고래 쇼엔 많은 인파가 몰려들만큼 씨월드 속의 진주였다.
다음 호에 계속…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6.09.23(수) 1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