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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시기 민간인 학살이 대대적으로 일어났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동안 대한민국 군대 또는 미국 군대에 의한 학살만 국가 책임으로 인정되어 보상을 받았는데 북한군이 자행한 학살에 대해서도 국가 책임이 있다는 판단이 최초로 나왔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화위)는 1950년 8월부터 석달간 전남 영암군에서 “적대세력에 의해 민간인이 희생된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가가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위령사업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2기 진화위는 23일 39차 회의를 열어 “비록 전쟁 중이라도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자유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 해 국민이 희생되고 유족에게 피해를 줬다. 희생자와 유족에게 공식 사과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 당시 영암군 학산면에서, 북한 김일성 정권을 위시하는 소위 빨치산 좌익세력들이 “반동을 처단해야 한다”면서 경찰과 그 가족, 우익 협력 인사, 기독교인 등 133명을 무자비하게 학살했다. 그때는 인천상륙작전(1950년 9월)이 전개되는 시점이었던 만큼 북한군이 점령을 했다가 완전히 퇴각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전남 지역의 치안 시스템은 불안정했고 그 틈을 타서 영암의 토호 좌익 세력들이 빨치산과 결합해서 학살을 자행했던 것이다.
특히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공산주의자 빨치산들은 죄없는 상월교회 성도 35명을 인근 야산으로 끌고 가서 학살했다. 진실화해위는 이중 진실 규명 신청자 16명에 대해서만 국가 책임을 인정했는데 추후 나머지 피해자 유족들이 추가 신청을 하게 되면 어렵지 않게 공인을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진화위는 면밀히 조사해본 결과 △일가족이 몰살당했던 사례들이 가장 많았고 △10세 이하 아동들이 전체 희생자 4명 중 1명꼴이었고 △여성 피해자는 41%에 달했고 △60%는 농민이거나 전업주부였다고 발표했다.
죽음의 문턱에서 겨우 생존한 피해자들은 여전히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한다.
“제일 가슴 아픈 부분이 임산부도 있었다. 9개월 만삭이었다.”
-상월교회 이성배 목사
“묶은 줄이 흰 삼으로 왔다 갔다 하는줄 알았다. 숨을 죽여서 배를 오그려서 하니까 용케 빠져 나오더라고 한 손이.”
-피해자 유족 임수상씨-
1945년 8월 일제로부터 해방된 이후 3년간 좌우 이념 대립은 극심했고, 1948년에 이르러서는 남북 단독 정부가 각각 수립되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다. 급기야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했고 전시 동안 전국적으로 1만2364명의 민간인이 학살을 당했다. 국군, 미군, 북한군, 좌익세력, 우익세력 등 모두가 가해자였다. 국군과 우익세력은 빨치산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무차별적인 학살을 자행했고, 반대로 북한군과 좌익세력은 자신들에게 협조하지 않거나 이유 모를 반동 프레임을 씌워 사람들을 죽였다.
전남 지역 피해자는 4892명으로 총 피해자의 40%에 달했는데 산악 지역이 많아 빨치산들의 게릴라 활동이 활발했던 것이 비극의 배경이 됐다. “낮에는 대한민국, 밤에는 인민공화국”이 펼쳐지는 무법지대나 다름없었던 만큼 양쪽 모두로부터 죽어나는 민간인들이 무지 많았다. 당시 좌우익 세력은 그 누구나 티끌 만큼이라도 상대편에 도움을 줬다고 의심되면 모조리 죽여버렸다.
이번 영암 결정에 대해 진실화해위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고 지역사회의 화해 과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후속 위령사업을 지원하고 적극적으로 역사에 기록하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인권과 평화의 소중함을 널리 전파할 수 있도록 사건의 진실을 미래세대에게 제대로 각인시켜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진화위 김광동 상임위원은 이번 결정에 대해 “북한군 등 적대세력에 희생당한 이들을 위한 대규모 지원 권고로는 첫 번째 사례다. 금전적 보상까지 가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의미있는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진화위는 △추모제와 위령비 건립 지원 △가족관계등록부 공식 기록 또는 역사 기술 수정 △평화와 인권 관련 교과과정 반영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진화위는 오는 12월9일까지 여타 다른 과거사들에 대해서도 진실규명 추가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박효영 기자 edunalist@gmail.com
2026.09.23(수) 1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