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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군수 우승희)의 기이한 일처리 방식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솔선수범'했다는 이유로, 민간 단체에게 6억원 규모의 보조금 사업을 맡겼다.
여기에 영암군은 '보조금 악용' 가능성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까지 보여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 민간자본 사업보조란
문제의 사업은 '대봉감 방상팬 지원'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약 6억원. 농가의 저온 피해 예방시설인 ‘방상팬’의 설치를 지원한다. (상기 사진)
이 사업은 정확히 말하면 '민간자본 사업보조‘라고 하는, 지방보조금 지원의 한 종류다. 지자체가 '민간'에게 '직접' 보조금을 지급한다. 민간의 자본형성을 위하여, 민간이 추진하는 사업을 권장하는 게 목적이다.
즉, 다른 지방보조금보다 지자체가 개입하는 부분이 적다는 얘기다. 지자체의 역할은 보조금을 민간에 직접 지원하는 것으로 그친다. 업체 선정은 물론 보조금 지급까지, 사업 진행의 대부분을 민간이 주도한다. (※보조금 지급은 예산이 순수 ‘군비’일 경우만 민간 위임이 가능하다. 이번 사업이 그에 해당한다.)
▶‘민간’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이번 사업을 특정 단체(이하 A)가 주도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이다. 그 과정에서 사업 홍보와 업체 선정까지 직접 담당했다. 이 단체는 사업과 관련하여 별도의 법적인 지위는 없고, 마을 농가들이 대다수 속해있는 과수 관련 단체다.
물론 해당 단체 역시 ‘민간’의 범주로 본다면 법적으로는 문제없는 상황. 하지만 그 진행 과정이 다소 미심쩍어 문제다. ‘민간자본 사업보조’ 특성상, 업체 선정 과정 등에서 투명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조금 규모가 총 6억 원에 달하지만, 경쟁 입찰 등을 거치지 않고 순전히 민간의 주도로 업체가 선정되는 것이다.
이 같은 '덮어두기'식 업체 선정을 두고, ‘A단체와 업체 간 모종의 결탁이 있었던 게 아닌가’하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도 나돈다.
별다른 반대급부 없이 특정 집단에게 지급되는 보조금 특성상, 지역주민이 아닌 보조금 운영에 관련된 단체 관계자들의 목적을 위해 방만하게 운영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금정면에 거주하는 모 농업인은 “아무리 보조금이라지만 경쟁 입찰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6억 원짜리 수의계약이나 마찬가지 아닌가”라며 “작정하고 악용하려 한다면 그것을 막을 방도가 없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방보조금 운영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살펴보면 부적격사업자를 선정하거나 보조금을 횡령하는 등 다양한 사례가 적발되었다.
지방보조금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보조사업에 대한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불필요한 자원의 손실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지자체의 재정에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지자체의 적극적인 사전 검증 및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제품 경쟁력에 대한 검증이 부실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나치게 높은 단가가 대표적이다.
업계 전문가에 의하면 올해 초 기준으로 출고된 방상팬 기계값은 평균 100~120만 원이다. 여기에 파이프 등의 부속 자재와 인건비를 고려하면 220~250만 원이 '적정선'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번에 구입한 제품 단가 700만 원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이다.
제품 품질에도 의문 부호가 붙는다. 타 업체의 방상팬은 '파이프' 조절 기능이 있어 농장 환경 및 기상 상태에 따라 능동적인 방열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에 A단체가 구입한 제품은 파이프 고정식임에도 불구하고 업체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르는 게 값’이었다.
사업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다는 비판도 빗발친다. 정식 공문을 통한 홍보의 비중은 적고, A단체 관계자들이 개인적인 통화로 지원자를 받았다는 주장이다.
▶영암군청, “현실적인 여건이...”
영암군청은 해당 단체가 주민들을 위해 ‘솔선수범’해서 나섰다는 입장이다. 주민 개개인이 진행했다면 지지부진했을 사업이, A단체의 ‘솔선수범’으로 인해 빠르게 처리됐다는 것.
영암군청 관계자는 “관련 법이나 규정에 어긋난 것은 없다” 라며 “사업 절차에 하자가 있는 것도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주민들이) A단체가 나서는 것을 반대했다면, 자기부담금까지 지불하면서 제품을 구입할 리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민간 주도 사업에 군청이 업체 선정까지 관여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게다가 펜이 360도로 돌아가는 제품은 이 업체의 제품 뿐”이라며 “심지어 단가도 작년보다 낮아졌다. 홍보 또한 읍면사무소를 통해 정식으로 공문을 내려보냈다”고 토로했다.
‘지자체가 좀 더 적극적으로 관리 감독을 해야하지 않느냐’는 지적엔 “보조금 악용에 대해선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군청이 그런 것까지 일일이 살피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라며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군 관계자는 “보조금 악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사후관리 등의 각독을 잘하겠다”라고 덧붙였다.
▶A단체, "오히려 이번 기회로 오해 풀 것"
A단체는 이번 논란으로 오해를 풀겠다는 입장이다. 몇몇 오해하고 있는 농가들에게,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해명할 기회라는 얘기다. 농가를 위해 나서서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주변으로부터 비난을 받아 고충이 많던 터였다.
단체 모 관계자는 ”일단 단가는 작년에 비해 확실히 낮췄다. 작년엔 800만 원이던 것을 올해는 700만 원까지 낮춘 것이다. 다른 업체도 접촉했지만 펜이 360도로 돌아가는 것을 찾다 보니 대안이 없었다”라며 “각 지역별로 19개의 반장들이 공문을 만들어 홍보도 했다. 해당 지역 반장들이 그 지역의 서리 피해 상황을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관계자는 “다만, 소속 회원들이 300명 가까이 되다보니 자주 안 오시는 분들은 몰랐을 것이다”라며 “나도 욕도 많이 먹고 혼도 많이 났다”라고 밝혔다.
제품 업체와 결탁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엔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고 듣긴 했다”라며 “나름대로 주의하려고 업체 관계자와는 식사 한번도 안 했다. 지역에서 밥 먹다가 사람들 눈에 띄면 오해받을 수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유우현 기자 yailbo@daum.net
2026.09.23(수) 1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