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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나그네의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네.
내 맘대로
버들피리 꺾어서 불고
물 따라 바람 따라
살다가 가려하네.”
1971년 내 나이 33살에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3학년 겨울방학 때, 백상원 기숙사 종비생 42명이 수원 용주사 중앙선원中央禪院으로 수련을 갔다.
그 당시 조실祖室은 유명한 전강田岡 큰스님이시고 주지는 송담松潭스님이었다.
수련 3일째 되던 날 사시巳時(10시 쯤)에 조실스님께서 법문法問을 하시는데, 판소리의 대가인 임방울의 노래를 하시는 것이었다.
“아, 임방울이 마누라가 죽어서 시체를 앞에 놓고, 앞산도 첩첩하고 뒷산도 첩첩헌디 우리 마누라 어디로 갔노? 했것다.
어디 아는 사람 있으면 말해봐라. 있냐? 없냐?”하시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말이 없어서 한참을 지나 내가 손을 번쩍 들었다.
그러니까 큰 스님께서“어! 이것 봐라. 아는 놈이 하나 있구나. 말로 해라 잉. 내가 늙어서 힘이 없다. 말로 해라.”하시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손을 내리고“, 무거무래역무주無去無來亦無住인데 가기는 어디로 가요?”하니까“, 응? 뭐라? 가만 있자, 안되것다 내가 한마디 더 해야겠다.”하시더니, 알 수 없는 게송偈頌을 읊으시고“, 알 것냐, 모르것냐?”하시고는, 내가 말이 없자 주장자杖子를 세 번 치고 내려 가셨다.
그 뒤로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했을까? 하고 한 두 달 화두話頭가 되어 뇌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4학년 신학기가 되어도 학교 공부가 재미없어 동대문 옆 청룡사靑龍寺로 탄허呑虛 큰스님을 찾아 갔다.
큰스님께 절을 세 번 올리고 대뜸 “ 금년에 염라대왕 연세가몇 살입니까?” 하니 아무 말씀 없이 나를 한참 쳐다보시더니 단주短珠를 돌리시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무례無禮하게도 “무량수無量壽란 말입니까?” 하니 큰스님께서 “차나 한 잔 하자.” 하고 웃으시는 바람에 나도 웃고 말았다.
그 뒤로 며칠 있다가 인천 용화사를 찾아가려고 했는데 전강 큰스님께서 입적入寂해 세상을 떠나셨다.
만약 내가 큰스님을 친견했더라면 “ 큰 스님, 임방울의 마누라가 어디서 왔습니까? 그곳을 가르쳐 주시면 간 곳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했을 것이다.
인생은 고해苦海라고, 일찍이 부처님께서 고苦·집集·멸滅·도道 사성제四聖諦를 말씀하셨다.
인생의 전체 과정인 생生·노老·병病·사死가 고통이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 고통이며(愛別離苦) 원수나 싫은 사람과 만나는 것이 고통(怨憎會苦)이며 얻고자 구하는데 얻지 못하는 것 또한 고통(求不得苦)인 것이다.
그리고 인생은 인연 노름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그 인연의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좋은 인연은 복福이고 나쁜 인연은 화禍다. 복을 짓고 화를 당하는 것은 본인이 짓고 받는 것이다. 복을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 하고 화는 자작자수自作自受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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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因緣은 근본 원인과 보조연을 합친 말인데 모든 것이 근본 원인은 자기 자신이고 보조적 연은 환경조건이다.
그러나 좋은인연을 만나고 못 만나는 것은 본인의 노력과 능력이 선인선과 악인악과(善因善果 惡因惡果)로,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고 하는 것이다.
어찌 됐든 인생은 고해苦海라 하는데 그 원인은 무엇인가?
고의 원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고 여러 가지 집착執着이 모여(集)서 생긴다는 것이다. 중생은 누구나 다 본능적으로 자기가 아는 것과 필요한 것에 집착하기 때문에 아집我執(ego)이 생겨서 고苦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고를 없앨 수 있는가? 그것은 아집 이전에 생긴 잘못된 아상我相을 없애(滅)야 한다.
그렇게 되면 즉시해탈解脫하여 열반(涅槃 : Nibbana)에 든다.
열반, 적정寂靜에 드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 구체적인 방법(길)으로 팔정도八正道가 있다.
첫째 바른 견해(正見)로 세상만사 인생을 지혜롭고 바르게 보고, 둘째 생각을 바르게(正思)하고, 셋째 말을 바르게(正語)하며,넷째 행동을 바르게(正業)해야 한다.
또 다섯째는 바른 생활(正命)을 하고, 여섯째 바른 신념(正念)을 가지고, 일곱째 바른 정진(正精進)을 하며, 여덟째 바른 선정(正定)을 얻어야 한다.
이상 거룩한 인생(수도생활)의 진리(四聖諦)를 체득體得하면 고해를 건너 피안彼岸의 언덕에 도달到達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피안彼岸이 가장 이상적인 세계라고 하면 극락세계極樂世界의 집(天堂佛刹)은 종교적인 목적이다.
그리고 기쁘고 즐거운 행복(幸福 : 喜喜樂樂)은 현실적인 인생의 목적이다.
우선 보리도菩提道를 구하면(上求菩提) 수다원(須陀洹 : 預流果) 사다함(斯多含 : 一來果) 아나함(阿那含 : 不還果) 아라한(阿羅漢 : 無學果) 4과四果를 증득하여 오욕(五欲 : 財色食名壽)을 벗어버리고 성인(聖人 : 覺者)이 되는 것이다.
“힘이 있으면 이기고
힘이 없으면 진다.”
다음 단계로 보살도菩薩道를 행(修行)하면(下化衆生) 십지十地보살이 되어 성불(成佛, 佛國土建設 : 社會完成)하게 된다.
초지(初地 歡喜地)의 수행과목은 보시布施다. 보시는 법시法施, 재시財施, 무외시無畏施가 있고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그리고 주고받는 물건이 청정(淸淨 : 施受物三施淸淨)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얻어먹고 받아쓰고 뺏어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수행자는 베풀어 주는데서 부모의 마음 같은 환희심이 난다.
이지(二地 離垢地)의 수행과목은 지계(持戒, 十善法)다.
더러운 탐·진·치(貪瞋痴) 삼독심三毒心을 떠나 청정하게 계를 지키면 마음이 편안해서 이구지가 된다.
삼지(三地 發光地)의 수행과목은 인욕바라밀忍辱波羅蜜이다. 참는자가 복이 있다. 참고 견디면 결과적으로 나쁜 것도 좋아져 복이 된다.
못 참고 화를 내면 자기 몸과 마음이 상하고 병들어 일찍 죽는다.
잘 참고 이겨내면 지혜의 광명이 피어나게된다.
사지(四地 焰慧地)의 수행과목은 정진바라밀精進波羅蜜이다.
일반적으로 노력은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는데 정진은 지극정성으로 피안을 향해 일로 매진하는 것이다.
힘은 쓸수록 나온다고 그 속에 지혜의 불꽃이 튀기 때문에 염혜지에 오르는 것이다.
오지(五地 難勝地)의 수행과목은 선정바라밀禪定波羅蜜이다. 선정은 정신통일의 경지로 삼매三昧다. 정신일도精神一到 하사불성何事不成이라, 정신통일이 되면 안 되는 일이 없어서 난승지가되는 것이다.
육지(六池 現前地)의 수행과목은 지혜바라밀智慧波羅蜜이다.
지혜는 현실 긍정적 사고思考로 인연생기因緣生起하는 멀고 가까운 연기법이 눈앞에 보임(觀照)으로 현전지라 한다.
칠지(七地 遠行地)의 수행과목은 방편바라밀方便婆羅蜜이다. 무슨 일이든지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방편이 필요하다.
교통만 하더라도 비행기로 가는 항공편이 있고, 기차, 자동차, 배, 발로 걸어가는 방법(方便)이 있다.
중생의 업을 멀리 떠나야하기 때문에 선교방편善巧方便으로 이룬 칠지를 원행지라 한다.
팔지(八地 不動地)의 수행과목은 원바라밀願波羅蜜이다.
소원이나 희망이 없는 사람은 목적의식이 없기 때문에 정신력이 약하다. 힘이 있으면 이기고 힘이 없으면 진다.
사홍서원(四弘誓願 : 衆生無邊誓願度 煩惱無盡誓願斷 法門無量誓願學 佛道無上誓願成)을 보면 불자들의 소원이 얼마나 큰가, 부동지에 올라야 한다.
구지(九地 善慧地)의 수행과목은 역바라밀力波羅密이다.
중생은 업력業力으로 살고 보살은 원력願力으로 수행한다. 사업이나 수행이나 수련修練을 해서 득력(得力 道力)해야 도고마성道高魔盛, 마장魔障을 이기는 선혜지善彗地의 힘(力)을 얻는다.
십지(十地 法雲地)의 수행과목은 지바라밀智波羅蜜이다. 십지十地의 지는 실상반야實相般若로 직관적 지혜다.
설법이 온 세상에 비를 내리게 하는 구름 같은 법운지法雲地는 십지보살의 마지막 수행의 결과다.
그리고 십지十地를 넘어 불지佛智와 같은 평등일여平等一如의 등 각等覺과 절묘한 깨달음의 묘각妙覺이 있다.
인생은 나그네, 외로운 나그네의 길, 괴로우나 즐거우나 자비보시慈悲報施 지계청정持戒淸淨으로 인욕정진忍辱精進하여 선정지혜(禪定智慧, 觀照般若 : 觀察智)를 얻고 방편方便 원願 력力 지智(實相般若 : 直觀知) 십바라밀十波羅蜜을 성취하여 우리 다 같이 성불成佛해야 할 것이다.
글 : 조계종 元老 岩度大師
자료 제공 : 맑은소리맑은나라
여산 암도스님
1938년 전북 고창 출생
1957년 고불총림 백양사 출가
1972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불교학과 졸업
동대학 불교대학원 박사학위 취득
(학위 논문 '인도불교의 삼학 연구')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강사
중앙승가대학교 부교수 역임
대한불교조계종 원로 대종사
대한민국 국민훈장 '석류장 수훈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6.09.23(수) 1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