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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 민가에 전해오는 이야기 등을 사람의 입을 통해 일정한 구조를 가지고 전해온 이야기를 설화라고 한다. 이 설화를 그림으로 그린 것을 [설화 그림 (설화도 說話圖)]라고 한다. 그림의 내용은 동물들이 사람처럼 주인공이 되어 그들의 행동을 풍자와 교훈, 서민 의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수궁설화도]는 [토기전鼈主簿傳] 설화에서 토끼를 용궁으로 데려가는 모습을 그렸다. 거북이가 토끼를 등에 업고 용궁을 향해 헤엄쳐가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이는 방위를 상징하는 신들 가운데 <<현무>>로, <<현무>>는 상상 속의 동물로 거북과 뱀이 합쳐진 모습을 하여 [수궁설화도] 속 거북이를 용처럼 묘사했다고 한다.
[별주부전鼈主簿傳] 설화와 유래
민화 중 토끼와 거북이 그림이 있다. 이 그림은 설화도의 일종으로 별주부전의 내용을 바탕으로 그린 그림이다. 토끼와 거북이(자라) 설화인 별주부전의 유래는 인도에서 부처가 탄생하기 전의 불교 설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또한, <삼국사기>에 [김유신金庾信]편에 실렸으며 이후에는 판소리 <수궁가>에 등장했다. 같은 설화의 내용인데도 등장한 두 동물의 입장으로 설화가 나누어졌다. 내용은 같지만, [토끼전]은 토끼의 입장에서 [별주부전]은 충성스러운 신하인 거북이(자라)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별주부전鼈主簿傳]의 줄거리로는 남해에 사는(동해 용왕으로 되어 있는 작품도 있음) 용왕이 우연히 병이 들었는데, 어떤 약도 소용이 없었다. 그 때, 세 명의 도사가, 왕의 병은 주색(酒色)이 원인이라고 하며, 토끼의 생간을 먹어야 병이 나을 것이라고 처방했다. 용왕은 수궁의 대신들을 모아놓고 육지에 나갈 사자를 고르는데, 서로 다투기만 할 뿐 결정을 하지 못한다.
이 때, 문어와 거북이(자라, 별주부)가 서로 토끼를 잡아 오겠다고 다툰 끝에 거북이(자라)가 토끼를 잡아오기로 한다. 거북이(자라)가 토끼의 그림을 가지고 육지로 나와 동물들의 모임에서 토끼를 찾는다. 거북이(자라)가 토끼를 만나서 육지 생활이 위험하다고 강조하고, 용궁에 가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며 감언이설甘言利說로 토끼를 유혹한다. 토끼는 거북이(자라)의 유혹에 넘어가 자라 등에 업혀 수궁(水宮)으로 들어간다.
순식간에 수궁에 도달하니, 용왕이 명하여 토끼를 결박해 섬돌 아래로 끌고 간다. 간을 내노라는 용왕 앞에서 부질없이 부귀영화를 탐낸 것을 후회한 토끼는 꾀를 내어 간을 청산녹수 맑은 물에 씻어 감추어 두고 왔다고 한다. 용왕은 토끼의 말을 믿고는 거북이(자라)에게 토끼를 육지에 데려다 주라고 한다.
육지에 도달하자 토끼는 간을 빼어놓고 다니는 짐승이 어디 있느나며 거북이(자라)를 놀리고는 숲속으로 달아난다. 거북이(자라, 별주부)는 자신의 충성이 부족하여 토끼에게 속았다고 탄식하며 허탈한 마음으로 돌아가고, 이후 용왕은 어찌 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수궁에서 겨우 살아온 토끼는 경망스럽게 행동하다가 독수리에게 잡혔으나 또다시 꾀를 내어 위기를 모면했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거북이(자라)는 ‘별주부’로 불리는데 ‘별주부’란 조선시대 관서의 문서와 부적(符籍)을 주관하던 종6품 관직을 뜻한다. 1392년(태조1) 7월 신반관제(新頒官制)에서는 고려말의 관제를 승습하였다. 이 때 종6품의 주부(注簿)·승(丞)·부사(副使)와 종8품의 주부(注簿)가 있었는데, 이들이 차차 개변되어 1466년(세조 12)에 종6품의 주부(主簿)로 개칭되었다.
이 작품 ‘별주부전鼈主簿傳’은 특정한 개인의 작품이 아니라, 전승과 전파에 따라 여러 작가들에 의해 변개, 착색되어 온 소설로, 서민 의식을 바탕으로 한 날카로운 풍자와 익살스러운 해학이 잘 드러나 있다. 이본(異本)에 따라서 내용이 약간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우화적이며, 다양한 고사와 미사여구(美辭麗句)를 동원하여 해학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인 양상을 보인다. 작품의 배경은 용왕을 정점으로 한 거북이(자라) 및 수궁 대신들의 용궁 세계와, 토끼를 중심으로 한 여러 짐승들의 육지 세계로 나눌 수 있다.
이 두 세계의 대립축을 중심으로 전자는 지배 계층인 귀족 사회를, 후자는 피지배 계층인 서민 사회를 각각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자라’는 부귀영화를 바라며 임금에게 절대적 충성심을 바치는 봉건 사회의 충신의 모습을, ‘토끼’는 허욕에 눈이 멀어 일시적으로 유혹에 넘어가 위기에 처했다가 살아남은 서민의 모습을 풍자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이 글 전체의 주제는 ‘인간의 지나친 허욕과 명예, 부귀를 따르는 세태에 대한 비판ㆍ풍자’가 된다. 따라서, ‘토끼전’은 우화적 기법을 통해 17~18세기의 서민 계층의 비판적 의식과 당시의 지배 계층의 정치ㆍ사회적인 부패상을 동물 세계에 비유하여 풍자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영암일보 박소연기자 yailbo@daum.net
2026.09.23(수) 1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