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식 생명과 안전에는 무관심, “급식노동자 죽어간다”

사회
비정규식 생명과 안전에는 무관심, “급식노동자 죽어간다”
- 노조 힘빼기에만 열 올리는 정부
  • 입력 : 2023. 03.23(목) 10:03
  • 영암일보 박소연기자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열린 급식 종사자 폐암 검진결과와 관련한 기자회견
지난 15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의 연대체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서울 중구 민주노총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31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육 당국이 임금체계 개편을 협의하자는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며 파업에 나서는 까닭을 설명했다. 학비연대는 기본급 인상, 복리후생비 지급 때 정규직과 같은 기준 적용, 비정규직 업무에 따라 제각각인 임금체계의 단일화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9월부터 시·도교육청과 21차례 임금교섭을 벌였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2017년 학비연대가 시·도교육청과 집단교섭을 시작한 이후, 교섭을 요청한 해를 넘겨 이듬해 새 학기까지 협상안이 타결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로 인해 새 학기가 시작된 가운데 일선 학교마다 조리실무사 구인난이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교육청은 조리실무사 구인난을 해소하기 위해 일선 학교의 조리사·조리원·미화원 대체 근로자 연령을 기존 만 60세에서 만 65세까지 상향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지난 16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조리실무사를 35명을 공개모집을 하였으나 21명만 채용되고 14명은 결원됐다고 한다. 미달 된 조리실무사는 각 학교에서 자체 채용한 기간제 인력으로 채웠다. 학교 급식 조리실무사 구인난은 전국이 비슷한 상황이다.

학비연대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정규직 공무원에 견줘 복리후생비·근속수당이 적어 임금이 9급 공무원의 60%~70%에 그친다고 주장한다. 급식·돌봄전담사의 노동처우 개선도 주요 요구 사항이다. 교육부는 초등 돌봄교실 운영 시간을 저녁 8시까지 연장하고 돌봄유형을 다양화하는 ‘늘봄학교’ 정책을 2025년 전면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인천·대전·경기·전남·경남 등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학비연대 쪽은 늘봄학교 운영에 따른 업무 부담이 돌봄전담사에게 전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학비연대는 또 “급식종사자의 폐암 발병 위험에 대해 경고해왔지만 교육 당국은 산업재해를 예방해야 하는 책임을 방기했다.”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실효성 있는 폐암 산재 대책을 마련을 요구했다. 학교 급식실 인력 충원, 환기시설 개선 예산 확대 편성 및 조속 집행, 교육청별 학교 급식실 개선 공사 로드맵 마련, 폐암 건강검진 정례화 등이다. 14일 교육부는 ‘학교 급식 종사자 폐암 건강검진’ 결과 14개 시·도의 학교 급식 노동자 31명이 폐암 확진을 받았다고 밝혔다. 광주에서는 3명, 전남에서 2명 등 5명이 폐암에 확진됐다. 광주는 전체 수검자 1,185명 중 327명(27.5%)이 이상 소견을 받았다. 전남도 전체 수검자 2,190명 중 565명(25.7%)이 이상 소견을 받았다.

조리원은 평균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한다. 매일 대용량의 식재료를 수시로 운반해 재료를 손질하고 무거운 대형 조리기구로 수백명 분의 음식을 만든다. 높은 업무강도에 비해 급여는 ‘교육부·교육청 공동 적용 직종’ 중 2유형으로 186만8,000원의 기본급을 받고 있으며 조리사는 196만여원이다. 수당 등을 합쳐도 벌이가 안된다며 일반 식당 등으로 직장을 옮기기 일쑤라고 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급식실 업무가 너무 힘들어 중간에 그만두는 조리원이 많아 갈수록 조리원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는 전국적으로 같은 상황이다”며 “오는 4월 채용계획을 수립해 채용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학비연대는 31일 하루 총파어을 한 뒤 교섭 상황에 다라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수도 있다고 한다.


영암일보 박소연기자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