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법무관에 묻는다1

칼럼
군법무관에 묻는다1
늘 새로운 아침, 늘 새로운 생각
  • 입력 : 2024. 03.14(목) 10:45
  • 영암일보
<사진=김경호 변호사>
오늘부터 군법무관 수사와 조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져 본다.
그리고 언젠가 「군사법 철학」에 대한 세미나를 요청한다.

▶ 군사경찰이나 군검사 조서와
징계장교 조서에‘자주’등장하는 질문

수사나 조사 대상이 ‘준비한 질문’에 부인하면, ‘자주’ 등장하는 단골 질문, “지금 피해자가 거짓말 하고 있나요?”
대체로 원하는 답변을 하지 않아 수사나 조사가 꼬이는 상황에서 나오는 질문으로 한편으로는 본 변호사도 군검사 임무를 수행해 보았으니 이해는 할 수 있으나, 이는 ‘어쩌다’ 시험지 시험을 통과하여 현실에서 그 시험지 지식을 적용하는 능력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으로, 대상자인 군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사실도 모르고 자행되는 폭력적 상황이다.

▶ 군법무관의 손끝으로 타이핑 치는
‘법률용어’로 표현되기 이전에 실상(實狀)

군법무관이 손끝으로 ‘범죄’사실과 ‘비위’사실로 타이핑 치는 행위는 해당 실상(實狀)을 법률용어의 틀 속에 개념화하고 관념화하는 행위이다.
그런데 예를 들어 “성적수치심”의 경우, 이는 피해자의 감정의 영역인데, 이는 문제가 되는 가해자의 행위에 대한 순간의 감정 상태일 수 있다.
그리고 그 감정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할 수도 있다.
그래서 피해자의 피해 감정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될 수 있는 것이므로, 항상 진정이나 고소를 하면 그 동기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 부하들이 일시에 집단으로 진정하는 경우도 그렇다.
그 동기 파악으로부터 수개월 전 사건 또는 심지어 몇년 전 사건의 경우, 과연 그 당시, 즉 가해자의 행위 당시 피해자가 “성적수치심”을 느낀 것이 실상(實狀)인지 아니면 사후적으로 단지 가해자와 관계의 악화로 그때야 느낀 감정인지 그 실상(實狀)을 면밀히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 범죄행위가“있다”=“시간 속에 있다”
“시간 속에 있다”=“변화하고 있다”

「범죄행위」가 있다고 군법무관들이 규명하고자 노력한다면, 그 범죄행위는 “시간” 속에 있는 것이다.
그 “시간” 속에서 “변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 “변화”까지 확인을 해야 그 “실상”에 가깝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변화를 확인하지 않는 것은 바로 시간의 부정으로 이런 태도에서 바로《일정 시점에 자백 받고자 하는 특정 언행이 있었는지 여부》만 확인하고 수사나 조사를 끝내려고 한다.
대부분 군사경찰이나 군법무관이《딱 자신들이 자백받고자 하는 어느 시점의
특정 행위와 말에 대하여 그런 사실이 있었는지》만, 이리 저리 단어만 바꾸어서 반복적으로 질문을 한다.
그러다가 수사나 조사대상이 계속 부인하면 드디어 “지금 피해자가 거짓말하고 있나요?” 질문하는 것이다.

▶“실상(實狀)을 찾겠다”는
군법무관에게 묻는다

군법무관이 규명하고자 하는 「범죄행위」는 모두 과거의 행위이다. 수사나 조사하는 현재는 과거의 시간의 변화의 결과이다.

그렇다면, “지금 피해자가 거짓말 하고 있나요?” 이런 저열한 질문을 할 것이 아니라, 그 특정 일시와 장소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있다”고 규명하고자 하는 범죄행위 이전과 이후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먼저 어떤 과정을 거쳐 범죄행위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 시간의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범죄행위「동기」에 대한 수사·조사이다. 그리고 그 범죄행위 이후 변화에도 주목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피해자의 반응에 대한 수사·조사이다.

그리고 그 동기와 피해자의 반응은 범죄행위 내용과 같은 비중으로 수사·조사해야 그 나마 그 실상에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범죄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동기와 피해자의 반응에 대한 면밀한 수사·조사가 필요한데, 이를 간과하고 오히려 거꾸로 자신이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고 “지금 피해자가 거짓말 하고 있 나요?” 이런 질문이나 하고 앉아 있으니, 이것이 군인권 침해가 아니고 무엇이더냐?

이러고도 실상(實狀)을 찾고자 하는 의지나 실력은 있기나 하더냐?

이런 수사나 조사는 ‘조기’에 사건을 ‘마무리’하기 위한 ‘적당한 희생양’, 즉 책임이 없는데 책임을 지우는 희생양 뿐만 아니라 책임의 양을 과하게 지우는 희생양을 만들고 있는 질문에 불과하다.




[약력]
육군대학 법무실장
군사법 교관
합동군사대학교 법무실장
국방부 외부 인권교수
합동군사대학교 명예교수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