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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예로써 경제학자 P.J. 오루크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99% 문자 해독률과 훈련되고 근면한 사회를 갖춘 북한 1인당 GDP는 900달러인데, 문자 해독률이 43.7%고 온종일 커피를 마시면서 양탄자를 사라고 관광객을 조르는 모로코는 3,260달러다.”라는 것이다.
첫 번째 조건이 재산권이다. 공산주의의 큰 잘못이 인간 소유욕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텃밭 생산성이 집단농장보다 높고, ‘공유지의 비극’이 일어난다. 그들은 역사를 통해서 다른 조건이 같을 때 재산권을 특별히 보호한 농업사회가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고대 그리스는 법의 지배와 그에 따른 재산권을 가진 시민계급이 있었다. 왕의 전쟁이 아니라 자신의 전쟁이다. 재산권이 없는 오스만 제국은, 레판토 해전에서 숨진 함대사령관 알리 파샤가 전 재산을 개인 선실에 보관했다. 전쟁보다 나쁜 것이 재산권을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이며, 동독은 두 번 전쟁보다 공산주의에서 회복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강조한다.
자신이 국가 번영에 대한 이해당사자가 되려면 재산이 있어야 한다.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서 국가 정책에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실물 자산 외에도 지적 재산도 보호되어야 한다. 미국 건국자들은 1790년에 특허법을 만들었다. 영국은 미국에 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1852년 만에 300년 묵은 시스템을 개혁했다. 19세기 새로운 물질적 구현이 새로운 법 제도로 가능해진다.
화재(火災)를 예로 들어 소유권이 점화원이라면, 두 번째 조건인 과학적 합리주의는 산소와 같다. 과학적 합리주의가 성숙하기 전에는 모든 것을 종교에 의지하였다. 신의 섭리나 인간의 숙명으로 설명하고, 내세를 약속함으로써 현세 불만을 극복하기 위한 동력을 꺾었다. 조선의 사농공상 문화가 지금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다면 산업화에 많은 제약이 되었을 것이다.
서구에서는 천 년 동안 교회에 신성한 권위를 부여했다. 운하를 건설하는 계획에 대해 성직자가 ”강이 연결되기를 신이 원하셨다면 그렇게 만드셨을 것이다“라는 한마디에 취소되는 일이 벌어진다. 용기 있는 갈릴레오 등 천문학자에 의하며 교회 독점이 깨지면서 영성과 세속성을 분리한다. 아직 인도에서는 카스트 신분제도가 남아있다.
두 가지 조건이 갖추어지자, 다음 2세기 동안 불이 활활 붙도록 가스와 같은 가연물이 더해진다. 세 번째 조건인 자본시장이 자금을 대고, 네 번째 조건인 증기기관과 전신의 발명은 제품을 퍼뜨려서 근대적 부의 첫 물결을 만들어 내게 된다.
로마법은 채무불이행으로 재산을 압수당하고 가족까지 노예가 되는 극단적인 처벌을 한다. 썩은 사과 한 개 때문에 모두가 파멸하므로 위험을 감수하여 투자하려는 의지를 꺾는다. 금융제도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거나, 자본시장과 재산권이 결핍되면 국가의 자본을 개인 금고에 숨겨두거나 금은보석 장신구로 소비된다.
17세기 이전 유럽은 돈을 빌리는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이 입소문이나 순전한 운에 의해서만 연결되었다. 베네치아는 부유한 시민들에게 대출을 요구하여 자금을 조달했다. 만기가 없고 영구적으로 이자가 지급되는 강제 대출이다. 피렌체 메디치 은행으로 대표되는 상업은행이 탄생한다. 에디슨 공장의 자본 투자자는 중앙은행이 없던 시절 유일한 자금원이 J.P. 모건이다.
은행과 풍부한 자본은 손쉽게 자본 확보를 가능하게 하면서, 이자율도 낮추게 된다. 영국은 베네치아 강제 대출과 네덜란드 영구연금 등 개혁으로 네덜란드 자본시장을 능가한다. 주식회사는 자본시장을 확립하고, 대규모 상업 확장 자본이 요구되었을 때 완전한 열매를 맺는다.
전해지는 얘기에 따르면 나폴레옹 패배 소식은 1915년 6월 18일 자정을 조금 넘어 전서구를 통해 네이선 로스차일드에게 전해졌다. 그는 의도적으로 콘솔을 매도하여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가, 조용하게 사들였다고 한다. 19세기 중반 전신 발명과 대서양 횡단 케이블이 자본시장 정보흐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운송과 통신 발달로 하나의 가격, 하나의 임금 체계가 만들어진다. 실용적인 철도 엔진 개발 촉매제는 나폴레옹 전쟁 결과로 말의 사료 비용과 석탄 가격이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철도로 인해 일(日), 주(週) 단위로 측정하던 시간이 시간 단위로 계산된다.
운송량 증가는 토지, 자본, 노동의 경제적 투입물에 대하여 영국과 미국 시장을 평준화시켰다. 물가, 토지, 임대료가 평형상태에 도달하고 실질 임금도 균형을 맞추었다. 더 나은 정보와 운송수단이 수익성 높은 해외 투자의 대안을 제공하여 영국 자본 수익률이 개선되었다.
나라별 조건과 상황은 다음에 연재하겠다.
[약력]
정치학 박사
덕파통일안보연구소장
저서<관군에서 의병으로>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6.09.23(수) 1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