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丑年 흰 소의 해에 거는 염원

기고
辛丑年 흰 소의 해에 거는 염원
신축(辛丑)년 새해를 맞아 영암군 읍면민들께 만복(萬福)이 깃들기를 축원하며!
  • 입력 : 2021. 01.11(월) 13:41
  • 영암일보
천주교 대치성당 조영대 신부
신축년은 육십갑자의 38번째 해로, 흰색에 해당하는 ‘신(辛)’과 소를 뜻하는 ‘축(丑)’이 합쳐져 ‘흰 소의 해’를 의미한다. ‘상서로운 기운이 물씬 일어나는 해’로 풀이되는 흰 소의 해, 2021년에는 복 되고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소는 성질이 우직(愚直)하고 순박(淳朴)하며 성급하지 않는 천성(天性)을 가지고 있다. 소의 걸음으로 천 리를 간다는 ‘우보천리(牛步千里)’의 마음으로 올 한해 서두르지 않고 은근과 끈기, 여유로움을 지니고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지난해 우리는 참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엄청난 폭우로 겪은 시련도 적지 않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불행하게도 진정되기는커녕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코로나19 확진자의 폭증으로 전국적으로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한 차단과 통제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많이들 지치고 힘들어 하고 있다. 맘 놓고 부모 형제 친척 친구들과도 만날 수 없고, 함께 여행을 가지도 못하고, 음식을 나누지도 못하고, 갑갑한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두고 살아야 하는 현재의 삶이 너무나 힘들고 짜증이 난다. 여러 나라에서 백신 생산과 보급에 있어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나 절박한 현 상황에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언제나 이 시련이 끝날까? 이 어두운 코로나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언제나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옛날처럼 맘 편히 만나 웃음꽃 피우며 즐거운 시간들을 가져볼까? 신축년 새해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기를 바라는 염원 간절하다.

소는 인류 최초의 백신인 ‘천연두 백신’ 개발에 기여한 동물이다. 18세기 말 영국인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소가 걸리는 우두(cowpox)에서 천연두 백신을 개발한 것이다. 백신(vaccine)은 라틴어 바카(vacca)에서 유래했고, 바카는 바로 소(cow)라는 뜻이다. 금년이 상서로운 ‘흰 소의 해’인만큼 어서 안전한 백신이 생산되고 널리 보급되어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되는, 말 그대로 ‘상서로운’ 해가 되길 기원한다.

새해에 거는 또 하나 간절한 염원이 있다. 코로나19 못지않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적폐가 청산되어 나라다운 나라, 사람 살기 좋은 바른 사회를 이룩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현 정부는 적폐 중의 적폐인 검찰적폐를 뿌리 뽑기 위해 참으로 힘든 싸움을 해왔다. 무소불위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검찰의 부당한 특권과 선택적 기소의 패악을 바로잡기 위해 공수처를 설치하고자 심혈을 기울여온 정부는 그 과정에서 기득권 세력들의 가공할 저항에 부딪쳐야 했다. 검찰적폐는 막강한 경제적폐를 배후로 사법적폐와 언론적폐와 결탁하여 무서우리만큼 엄청난 카르텔을 구축하고 긴 세월 우리 사회를 심각하게 멍들게 만들었다. 사법부와 검찰은 국민을 불의한 힘으로부터 지키는 봉사자이며,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받들어 진실을 보도해야 했었다.

그러나 지극히 이기적인 그들은 자신들의 권리와 이득만을 위해 온갖 불의와 부정을 저지르며 나라를 병들게 하고 국민을 실의에 빠지게 했다. 그 뿌리가 하도 깊어 과연 뽑아낼 수 있을지 회의감이 이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정치인들이라고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너무나 이율배반적이고 위선적인 모습들로 우리 국민들을 분노케 한 정치인들이 적지 않다. 과거 소의 해에 모 집권당에서는 당의 상징(象徵) 동물로 소를 정했는데, 소처럼 쉬지 아니하고 부지런히 성큼성큼 앞으로 나가자함이요, 주인인 국민을 위해서 정치를 하겠다는 의미로 소를 선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소가 아니라 여우요 하이에나였다. 지금도 그들은 변하지 않았다. 정치인들이여, 국민의 심부름꾼이이요 일꾼으로서 제발 나라와 국민을 위한 진실한 봉사자들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란다.

우리 종교 단체들도 성찰을 많이 해야 한다. 어두운 세상에 빛이 되고 부패하지 않도록 소금이 되어야 할 종교가 오히려 부를 축적하고 윤리적으로 비판받아야 할 낯부끄러운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세상에 희망을 주어야 할 종교가 국민들을 우울하게 하고 분노케 했던 잘못들을 깊이 반성하고 쇄신하여 세상에 진리와 정의의 방향타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국민들이 종교들에게 절실히 바라는 염원이리라.

끝으로 올해는 남북 간에 평화와 일치를 이루는 희망찬 새해가 되기를 간절히 염원하며 이글을 맺는다.



조영대 신부

광주가톨릭대학교 실천신학 교수
광주가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 원장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