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서럽게 울었다

기고
딸이 서럽게 울었다
  • 입력 : 2021. 01.14(목) 15:47
  • 영암일보
금정면 이영주 면장
숙제하려고 컴퓨터를 고쳐 달라고 했는데 오락하려고 그런줄 알고 오해해서 야단을 쳤다. 딸은 억울해서 펑펑 울었다. 딸에게 용서를 구하고 아이들이 삶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즐기기 바라면서 썼다.




현지야, 미안해. 아빠 한 번 봐주면 안 될까?

사람들은 보통 아파서 울고, 슬퍼서, 감동해서, 기뻐서 울더라. 오늘 우리 딸은 이 많은 이유가 아니라 억울해서, 어떻게 할 수 없어서 울었을 거야. 그 갑갑한 심정을 아빠도 알아.
나도 어렸을 때 부모님이나 상사한테 오해받았을 때 정말 억울해서 운 적 있어. 내가 그런 일을 당했을 때 나는 다른 사람을 억울하게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그것을 지키지 못했네? 그것이 나 자신한테 화나고 실망스러워. 1초만 생각하고 말했다면 너와 내가 슬프지 않았을 텐데 그 1초를 참지 못했네? 컴퓨터를 고쳐 달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는데 아빠가 현명하지 못했어. “아빠, 컴퓨터 고쳐줘”라고만 해서 오락하려고 그런 줄 알고 화를 내버렸어. 정말 미안해.

어제 아빠한테 야단맞을 일 있다며 했던 얘기와 내가 야단치지 않고 했던 얘기 기억할 거야. 네가 물건을 고장 내고, 그 잘못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말하는 용기 있는 행동이 아빠를 기분 좋게 했어. 그리고 얘기하는 너의 태도에서 이미 반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야단치지 않은 거야.
이렇게 착하고 반듯하게 자라 줘서 고마워.
나는 너희가 더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 왜냐하면 그래야 엄마, 아빠가 더 행복하기 때문이야. 아빠 이기적이지?

나는 너희 스스로 잘할 거라고 믿고 끝까지 지켜봐야 할지, 스스로 못하기 때문에 모두 확인하며 가르쳐야 할지 날마다 고민해. 이런 모습을 보면서 너희가 스트레스 받을 거라는 것도 알아. 너희가 생각만큼 못하기 때문에 아빠도 시간이 지날수록 걱정이 많아져. 너희가 계획한 만큼 하고 있는지 궁금해. 어떠니? 사람은 생각보다 비합리적이란 것을 너희도 잘 알 거야. 많은 사람들이 머리로는 알지만 그것을 실천하지 못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다른 아이들은 그렇더라도 너희는 최소한 생각한 것의 70% 이상은 실천했으면 좋겠어.

또 하나는 아빠가 심하게 야단치는 거야.
한두 번은 봐주고 그래도 잘못하면 야단쳐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어. 나도 그러고 싶지만 그러면 ‘언제 적 얘길 가지고’라는 생각에 너희는 반항심이 생길 수 있고, 또 그 시기를 놓쳐 버릴 수 있기 때문에 그러는 거야.
너희는 인정 안 할지 모르지만 사실 나는 너희를 이해할 만큼 이해해 줬다고 생각해. 지금까지는 이해하고 넘어가 줘도 될 시기였으나 계속 그러면 너희가 앞으로 살아가는 데 훨씬 더 힘들지 않을까 걱정되어 하기 싫지만 화를 내는 거야.

지금은 너희 100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초를 다지는 시기야. 기초에는 건강과 성격, 열정, 용기, 지식, 지혜, 습관, 태도, 절제, 끈기 등 많은 것이 있지. 이 기초를 만들어 가는 것은 전부 너희 숙제야. 기초가 얼마나 튼튼하느냐에 따라 우리 가족의 행복이 결정될 거야. 서운한 일이 있을지라도 엄마, 아빠는 너희가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도와줄게. 지금 우리 가족은 남부럽지 않을 만큼 행복하다고 생각해. 나만의 생각은 아니겠지?

너희의 든든한 지원자가



- 책 <좋은 아빠 훌륭한 아빠> 중에서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