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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가물가물하구나.
그때가 초등학교 1학년 때였는지 2학년 때였는지.
무시무시한 바람이 불고 비가 몹시 내리는 날이었어.
하굣길을 걱정하고 있는데 학교까지 아버지가 나를 데리러 오셨어. 그리고 나를 업고는 그 비바람이 치는 5리가 넘는 신작로를 겨우 지나, 성양리 저수지 옆 오른쪽에 새로 생긴 논길을 지나다 그만 논둑에서 엎어지고 말았어. 아버지는 얼굴이 흙범벅이 됐지만 그래도 나를 다시 엎고는 기어이 집에까지 오셨어.
태풍이 불었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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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넘어진 논에서는 벼가 어느 정도 자라면 따옥따옥 따오기가 울곤했지. 도무지 어떻게 생긴 새인지는 벼에 가려 알 수가 없었지만, 나는 그때까지 따오기가 새인지도 몰랐어. 몸 속 깊은 곳에서 내뱉는 따옥따옥 소리가 어쩐지 가슴이 찡하고 아련했던 것 같아.
그런데 어느날, 아버지가 다리가 길고 목도 긴, 그리고 검은 털에 붉은 머리를 한, 죽은 새 한 마리를 들고 집에 오셨지.
“뭔 새래요?”
“따오기다.”
“따오기요?”
“농약먹고 죽은 것 같구나. 창자를 긁어내면 그런대로 먹을 수 있겠구나.”
아마 그 후로는 따오기 울음소리를 듣기 힘들었나 봅니다.
지금은 전혀 보지도 못하지만 생각 속에서도 잊어버린 따오기.
- 책 <추억의 사립문> 중에서
박석구 시인
영암 군서면 출신
2011년 에세이스트 수필 등단
2014년 에세이스트 베스트 10
2015년 문학 에스프리 시 등단
현)에세이스트작가회의 홍보위원장
2016년 광주 지송시회 8인 시 『연푸른 그늘에 앉아』 공저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6.09.23(수) 1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