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마음

기고
복잡한 마음
  • 입력 : 2021. 02.18(목) 10:27
  • 영암일보
금정면 이영주 면장

사소한 것은 사소한 것이 아니다.



덜렁대기만 하는 줄 알았던 딸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확신하지 못하는 딸이 이루지 못하더라도 많은 꿈을 꾸었으면 한다. 사촌오빠가 “별로 효과가 없어”라고 건성으로 한 말에 공부 의욕이 떨어진 딸이 안타까워 자신의 심리 상태를 정확히 들여다보라고 했다.



네 모습이 아름답구나.
겉보기에는 덜렁대는 것 같은데 많은 생각을 하네? 아빠는 겉으로는 항상 재미를 추구하지만 내적으로는 완벽하고 충만한 삶을 원해. 너의 편지를 보니까 우리 딸도 역시 아빠를 많이 닮았구나. 아빠 기분이 좋은데?

꿈에 대해서 항상 생각하는 게 좋아.
그리고 꿈은 꼭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아빠가 말했지? 꿈을 마음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너의 ‘비밀 노트’에 ‘꿈의 목록’을 적고 왜 그것을 하고 싶은지 그 이유를 기록해 봐. 이유는 많을수록 좋아.

꿈도 그렇지만 하고 싶은 이유도 언제 생각날지 모르니까 한 페이지에 한 가지 꿈을 기록하는 게 좋을 거야.
네 꿈이 뭔지 정확하게 모르겠다는 것은 스스로를 아주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니까 걱정할 것 없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이 뭔지도 모른다는 것을 창피해하면서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숨기는 경우가 많아. 너는 네 이름처럼 그것을 ‘인정할 줄 아는 대단히 용기 있고 지혜로운 사람’이야.

사소한 것은 사소한 것이 아니다.
네가 사촌 오빠에게 공부 배울 때, 영어 학습기에 대해서 오빠가 “별로 효과가 없어”라고 한 것은 아주 잘못 말한 것 같구나. 비록 그럴지라도 열심히 하고 있는 너의 의욕뿐만 아니라, 그것이 도움이 될 거라고 본 아빠의 판단을 완전히 부정하는 말이야.
그 얘기를 들었을 때 아빠는 기분 나빴어. 너도 기분이 안 좋았을 거야. 그 말은 어떤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절대로 해서는 안 될 말이지.

“별로 효과가 없어”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그것 참 좋구나. 도움이 많이 되겠는데? 철자를 외우는 것은 좀 어려울 수 있는데, 그것은 한두 번 써보면 금방 외워질 거야”라고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것을 인정받으면 자기가 똑똑하다고 생각하며 사기가 커지지만, 부정하면 자신이 뭔가 잘못한 것처럼 느껴져서 싫어하게 되고 의욕도 현저히 떨어지게 돼. 오빠가 효과가 없다고 말함과 동시에 너의 뇌와 마음은 하기 싫어지고, 안 해도 되는 핑곗거리가 생겨 버리기 때문에 하면서도 건성으로 했을 거야. 인간은 사소한 말에 쉽게 세뇌당하는 존재야. 특히 자기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말에는.

인생은 자기 계획대로 되는 경우가 많지 않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과 함정이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이야. 영어 학습기로 공부하기로 한 것이 오빠의 말 한마디로 효과가 엄청나게 떨어진 것도 그래.
오빠의 말은 너의 마음이나 공부의 효율성으로 봤을 때 아주 나쁜 장애물이야. 처음 마음먹은 대로 계속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끈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너도 알았지?
앞으로 계획을 세울 때는 “어떤 일이 있어도 핑계대지 않고 해내겠다”라는 각오로 계획을 세워야 장애물이 나타나면 오기로라도 더 열심히 할 수가 있어.

잠자기 전에 공부할 때가 집중이 잘된다고 했지?
아빠가 옆에 있기 때문에 핸드폰도 안 만지게 되고 아빠는 아빠공부하니까 부담도 안 된다고 했어. 너는 공부의 집중력과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거야. 핸드폰이 가장 큰 장애요인이고, 두 번째가 너의 마음이라는 것.
문제를 알았으니까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겠지?
혼자 하기 어려우면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해라.

보고있어도 보고싶은 아빠가



- 책 <좋은 아빠 훌륭한 아빠> 중에서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