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민 전 인수위원장 “반드시 피드백하는 군정 필요”

인터뷰
류재민 전 인수위원장 “반드시 피드백하는 군정 필요”
영암군 인수위원장 임기 마친
류재민 전 동강대 총장 인터뷰

책임 무서워 소극적이고
관리 위주의 군정 해왔어

개혁?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동기부여 확실히 줘야

핵심부서가 별도로 있는 것 아니고
어느 부서든 성과를 낼 수 있어

선거법 위반에 대한 부분은
감동주는 행정으로 희석 가능
  • 입력 : 2022. 08.19(금) 13:00
  • 박효영 기자
지난 8월 17일, 류재민 전 인수위원장의 개인 사무실에서. <사진=유우현 기자>

민선 8기 우승희 영암군수(전라남도)가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지 한 달이 좀 넘었다. 우 군수는 지난 6월초 류재민 전 동강대 총장을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하고 한 달간 인수위 체제를 밟았다. 류 전 위원장은 인수위의 명칭을 “혁신영암준비위원회”로 정하고 열심히 활동했는데 깨달은 바가 많다. 한 달 동안 새로운 영암 군정을 설계한 류 전 위원장을 만나봤는데 질문 1개당 20분씩 답변을 할 정도로 풀어놓고 싶은 말이 많았다.

무엇보다 류 전 위원장은 지자체 행정의 ‘형식적인 관성’을 타파하기 위해 애를 썼다. 군민을 먼저 생각하는 군정이 아닌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소극성이 가장 문제적이라고 했다.

소극적인 지자체 행정, 이제는 바뀌어야

류 전 위원장은 “내가 쭉 살펴봤더니 영암군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지자체의 업무처리는 가장 큰 문제점이 뭐냐면 대부분 관리 위주로 업무를 하더라”며 “한 마디로 대과없이 고만고만하게 업무처리를 하는 스타일이 만연해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민원이 제기됐을 때 해결하지 못 한 데서 오는 책임 문제 때문이다. “좋은 게 좋은 거다”와 같은 태도는 공무원들의 천편일률적인 모습이 돼 버렸다. 적극적인 군정이 불가능했다. 항상 소극적으로 관리만 해오던 관성이 굳어졌다.

“영암 뿐만이 아니라 다 그렇게 하더라. 왜 그런가 했더니 대부분 요즘에는 민원인 목소리가 크니까 책임 지기가 곤란하니까 대과없이 좋은 게 좋은 거니까 넘어가려고 하는 그런 경향들이 있어왔던 것 같다. 잘못된 것은 관리 위주의 군정에 있었던 것 같다. 내가 계속 주장하는 것은 이제 관리가 아닌 경영이라는 거다. 군정도 경영이다. 공급자 위주로 행정을 펼치면 안 된다. 즉 예산을 집행하고 행정 절차를 밟는 공무원들의 입장으로 행정을 펼치지 말고 수혜자 즉 군민의 입장으로 군정을 펼쳐가야 한다.”

그러려면 “투자 대비 효과와 효율”이 중요하다. 류 전 위원장은 “어떤 사업을 펼쳤으면 그 사업을 완료한 뒤에 따라오는 효과와 효율, 이런 것을 꼭 따져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체적으로 군정 사업에 대한 주민 만족도가 어떤지 “사후 관리”를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업을 힘차게 시작했는데) 문 닫고 먼지가 쌓여있는 이런 일들”을 줄여야 한다. 흔히 공조직은 새로운 사업을 론칭만 하지 기존 사업들을 꾸준히 관리해가는 역량이 부족하다.

그래서 류 전 위원장은 거듭해서 “관리가 아닌 경영하는 행정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현장을 돌아보면서 많이 느꼈다”고 역설했다.

혁신은 곧 ‘사명감’에서 나온다

우 군수는 류 전 위원장에게 “기존 생각과 방식을 뛰어넘어 혁신 영암의 비전 밑그림을 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혁신이 핵심이다.

류 전 위원장은 “더 큰 영암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모든 군민 그야말로 누군든지 알고 있는 영암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경쟁력이 튼튼한 영암”을 조성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혁신이 중요하다.

류 전 위원장이 생각하는 혁신은 “사명감으로 임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명감이라는 게 그냥 우리가 상상적으로 피상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구체화를 해야 한다”면서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①누군가 해야 할 일이면 내가 하자
②언젠가 할 일이면 미루지 말고 지금 하자
③기왕에 할 일이면 즐거운 마음으로 하자
④꼭 안 해도 될 일과 반드시 해야 할 일을 구분할줄 알아야 한다
⑤반대로 안 해도 되는 일도 구분할줄 알아야 한다
⑥최소한 하면 안 되는 일은 꼭 구분해야 한다


위 6가지가 군청 공무원들이 가져야 할 태도라면 우 군수한테 필요한 덕목은 적절한 “동기부여”라고 할 수 있다.

류 전 위원장은 “대부분 사람들은 (혁신을) 피곤해 하고 싫어한다. 좋아하는 사람 별로 없다. 막상 하려고 하면 사람들이 쭈뼜댄다. 왜냐면 힘드니까”라며 “혁신의 기치를 들고 새로운 군정을 펼치고자 해도 구성원들이 동참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구성원들을 어떻게 참여하게 할까? 이게 관건이다. 동기부여를 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류 전 위원장은 “반대급부”라고 표현했는데 “백날 회초리 들어봐야 안 된다. 많은 종류가 있지만 공무원 사회는 인사에 관심이 많다”면서 과감한 인사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당연한 것이지만 모든 것은 결과와 성과로 평가돼야 한다.

류 전 위원장은 “혁신을 위해선 모든 것을 성과 위주로 평가해야 한다. 구성원들의 결과는 성과로 말하게끔 해야 한다”며 칭기즈칸을 예로 들었다. 칭기즈칸은 무척 빠르다.

류 전 위원장은 “유목민인 그들은 다 말을 탄다. 누구나 말을 탄다. 그래서 이동에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전쟁에서 상대를 압도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 “그게 바로 스피드, 혁신의 가장 큰 요소는 동기부여를 하고 반대급부를 하는 것이지만 방법적인 면에서 혁신을 완성하기 위해선 속도가 중요하다”고 환기했다.

“혁신을 아무리 하자고 내세워도 자꾸 걸림돌들이 생긴다, 그러면 자꾸 퇴색되어 간다. 시간도 많이 지나버린다, 혁신의 의미도 죽게 되고 참여하는 사람들도 뒤로 빠지게 되고 정말 방법적인 면에서 속도가 중요하다,”

‘핵심 부서’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모두가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현실적으로 권력과 혜택이 집중된 별도의 핵심 부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부서가 핵심이다.

류 전 위원장은 “소위 핵심 부서 얘기를 많이 한다. 그 부서에서 근무하면 점수도 많이 따고 진급도 잘 되고 예산도 주무르니까 그런 데를 핵심 부서라고 얘기하더라”며 “내가 그것을 깨자고 했다. 핵심 부서가 뭐냐? 핵심 부서는 없다, 핵심은 없고 그저 성과를 많이 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류 전 위원장이 말하는 성과란 곧 군민의 만족도다. 류 전 위원장은 “성과는 뭐 때문에 내는 것인가. 우리 행정 서비스를 받는 군민을 위해서 내는 거다. 나를 위해서 내는 것은 아니다, 성과를 많이 내는 곳이 곧 핵심”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군민들이 “읍면사무소”를 찾아가고 싶게끔 만들어야 한다.

“(읍면사무소들을) 둘러봤더니 차이가 있더라. 어떤 데는 정말 그 지역의 면민이나 읍민들이 그냥 지나가다 쉬어라도 가고 싶은 그런 분위기가 연출된 곳들이 있더라. 깨끗하게 정리가 돼있고 풀 한 포기 잡초 없이 내가 사무실에도 들어가 봤다. 증명서도 떼보고 시간 얼마나 걸리는지 체크도 해보고. 어떤 데는 좋지 않지만 냉온수기를 설치해서 깨끗하게 차 마실 수 있게 비치해놓고 그러면 더울 때 지역민들이 지나가다 더우니까 시원하게 차도 마시고 공무원들과 얘기도 하고 상담도 하고. 그런 분위기가 연출이 돼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 돌아가시면 읍면 사무소 분위기 한 번 돌아보시라.”

류 전 위원장은 “읍면사무소는 소위 말초신경”이라며 “(면장과 읍장) 그 직책이 정말 중요한 자리다. 거기 앉아있으면 군민들이 뭘 필요로 하고 지역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고 뭘 해야 하고 이런 것을 파악할 수 있지 않느냐. 거기가 주요 부서다. 거기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신없이 바쁜 공무원들은 뭔가 하기로 하면 “작심삼일 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류 전 위원장은 “역설 같지만 작심삼일도 수도 없이 반복하면 된다. 그러면 될 것 아닌가”라며 “작심삼일이 나쁜 게 아니다. 계획표 써놓고 안 됐다고 하지 말고 또 시작하면 될 것 아닌가. 그것도 혁신이다. 포기하지 않는 것. 하다가 안 되면 아니다 할 것이 아니라 또 열어서 포기하지 않고 가야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사실 공무원들은 민원을 받으면 얼굴을 찌푸리게 된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고. 안 되는 이유들만 늘어놓는다.

류 전 위원장은 “공무원들에게 강하게 요구했다. 내가 와서 뭔 일을 하려고 하는데 (공무원이) 안 되는 쪽으로 생각을 하는 것 같더라. 내가 지식도 부족하니까 공무원한테 내밀면 그것만 보고 요건이 부족하니까 안 된다고 한다”면서 “그러지 말고 가능하면 되는 쪽으로 생각을 해봐라. 그것이 바로 해답이다. 서울로 가기 위해 걸어도 가고, 자동차도 타고,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그래서 혁신을 하는 방법 중에 항상 하나의 답만 찾으려 할 것이 아니라 정말로 해결해줄 수 있는 답들이 바로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답들을 찾아가면 공무원들도 성취감이 있고 서비스를 받은 군민들도 어떻게든 답을 찾으려고 해준 성의를 봐서 안 된다고 해도 불만이 없을 것이다. 하나의 답만 찾을 것이 아니라여러 해답들을 찾기 위해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보는 우승희 군수는...?

지난 선거 과정에서 전동평 전 영암군수는 당내 경선(더불어민주당)에서 우 군수에게 밀려 3선 고지를 밟지 못 했다. 전 전 군수는 우 군수가 경선 당시 “권리당원이 아니라는 거짓 응답과 이중 투표를 유도했고 영암군 청렴도가 올해 3등급에서 2등급으로 상승한 사실을 왜곡해 3등급에서 4등급으로 하락했다고 인터넷을 통해 다수 선거인에게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검찰 고발이 이뤄진 상황인데 우 전 군수는 이에 대해 “권리당원 투표와 관련된 카드 뉴스는 영암군 선관위를 통해 검토가 완료돼 승인받은 사항이다. 민주당 대부분의 단체장 예비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사용한 내용으로 선거법 위반 사실과는 관련이 없다”며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류 전 위원장은 이런 상황일수록 우 전 군수가 일을 잘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 전 위원장은 “그런 문제가 있었는데 새로 출범하는 과정에서 영암군민들이 공감하는 내용으로 감동을 주는 내용으로 희망과 비전이 비치는 행정을 펼친다고 한다면 적어도 선거법 위반에 대한 부분은 충분히 희석하고 갈 수 있다. 이렇게 확신한다”며 “충분히 감안될 수가 있고 또 필요하다면 정말로 잘 한다면 많은 군민들의 이름으로 우리 군수께 탄원을 할 수도 있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잘 출발해서 가면 충분히 감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벌써 8월이다. 우 군수 취임 이후 한 달이 지났다.

류 전 위원장은 “역시 기대했던 대로 젊다보니까 격의없이 군민들하고 소통하는데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한다는 그런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며 “짧은 기간이었지만 항상 현안에 대한 여론을 들으려 노력을 많이 한다는 평가를 많이 들었다. 굉장히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고 전했다.

류 전 위원장은 우 군수와 소통할 일이 생기면 꼭 비서에게 전화를 했다. 그런데 그때마다 우 군수는 “직접 전화를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류 전 위원장은 “바쁠까봐 비서실 통해서 전화하는 건데 직접 전화주시라 하는 부분이 굉장히 진솔하고 진정성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류 전 위원장은 우 군수에게 “(민원에 대한 피드백은) 곧 군민들에게 신뢰다. 안 되면 왜 안 된다. 되면 된다, 지금은 안 되는데 시일이 어느정도 걸리겠다. 그러면 그때 또 검토를 해보겠다고 해야 한다. 군수가 직접 못 하면 담당 실과장들이 있을 것 아닌가”라며 “반드시 피드백을 해야 한다. 민원인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원을 제기했는데 된 것도 없고 안 된 것도 없으면 안 된다”고 조언했던 점을 들려줬다.

나아가 류 전 위원장은 “금년 말쯤에 가능하다면 나는 내부 사람이 아니니까 (군정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해보고 그에 대한 것을 뒤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이것은 내 생각이고 여건이 되면 (우 군수에게)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혁신의 기치를 내세웠으면 일정 기간 동안 평가를 해야 한다. 잘 하고 있는지 여기까지 왔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보완은 어떻게 할 것인지.”

사실 류 전 위원장은 현재 영암일보 주필직을 맡고 있다. 더불어 시민기자협회 이사장직을 겸하고 있다. 광주매일신문에서 독자권익위원도 맡은 바 있다.

류 전 위원장은 “지역 언론이 지역민들에게 사랑 받고 자리를 잡았으면 하는 생각이 크다”며 “열심히 하는 지역 언론을 지역에서 키워줘야 한다, 정말 바람직한 방향으로 지역의 언론 매체들이 성장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효영 기자 edunalis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