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송춘 공동의장 “사람과 자연이 만나야”

인터뷰
최송춘 공동의장 “사람과 자연이 만나야”
목포환경운동연합 최송춘 공동의장 인터뷰
기후위기 하루빨리 해결해야 자본주의 체제도 유지 가능
목포 인구의 1%가 회원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꿈
초등학생에게서 배운 깨달음
편리함 보단 불편함 감수해야
  • 입력 : 2022. 08.31(수) 22:30
  • 박효영 기자
목포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최송춘 공동의장 <사진=유우현 기자>

기후위기 시대 최송춘 공동의장(목포환경운동연합)은 단체에 대한 소개를 부탁하자마자 이내 자연과 인간의 본질에 대해 설명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사람을 만나고 자연을 만나는 일”을 하는 곳이다. 최 의장은 “서로의 만남에서 환경운동이 출발한다”며 “만남 속에서 벌과 나비가 존재하는 이유와, 철새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 반달곰 수달 같은 동물의 보금자리를 마련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인간이 자연 계급도에서 “포식자”의 위치에 있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당위적으로는 지구의 한 구성원에 불과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종족번식을 위해 자연을 허물고 오랫동안 파괴해왔다”고 볼 수 있다. 현대 인류는 자본주의적 소비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지금 “환경 문제를 얘기하지 않고는 자본주의 자체도 존속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기후위기를 체감하는 요즘이다. 얼마전 수도권이 물에 잠겼다. 그래서 최 의장은 하루 빨리 “이 위기 속에서 자연과 사람이 더 만나서 공존하는 방안 찾아야 된다”고 역설했다.

최 의장은 “지구는 지금 크게 아프고 병들어 있다”고 표현했다. 사람도 아프면 열나고 발버둥치듯이 “지구도 지금 그런 상태”라는 것이다. 최 의장의 해법은 “자연과의 만남”이다.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다. 최 의장도 “광의의 표현”이라고 했다. 이를테면 “일회용품 쓰레기를 엄청나게 쓰고 버린다. 썩지 않는 것들이 둥둥 떠다니는데 이게 결국 다 우리가 다시 먹게 된다”는 측면에서 “자연과 만나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생산과 소비, 개발 이 3가지가 멈춰지지 않는 한 우리 지구는 점점 더 망가진다는 것이다. 사람의 면역력처럼 지구도 한계치를 넘었다. 빙하가 다 녹으면 어쩌나. 해수면이 높아지고 목포도 다 잠겨버린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자연재해는 막아낼 수 없다. 오존층이 파괴되면 복사열 자체가 막혀버린다. 이런 자연환경의 변화는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환경운동 자체가 먼저 사람을 만나야 되고 그 사람들하고 자연을 만나야 되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가 알게 된다. 알게 되면 자연의 변화가 우리한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이쯤에서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를 짚어봐야 한다.

최 의장은 원래 30년 넘게 노동운동을 해왔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는 기본적으로 노동 착취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결국 노동운동은 반자본으로 가게 돼 있다. 마찬가지로 지구를 파헤치고 개발해서 발전하는 자본주의에 대해 반감이 강할 수밖에 없는 것이 환경운동이다. 그렇게 최 의장의 의식의 흐름은 환경으로 이동하게 됐다.

“환경 파괴를 전제하지 않는 자본주의는 없다. 소비를 해야 생산을 많이 하고 자본주의가 돌아가는 것이다.”

목포환경운동연합에는 녹색연구회, 들풀, 뜨개마루, 부귀영화, 에코리딩, 에코트레킹 등 소모임들이 많다. 최 의장은 “(회원들이) 능동적이지 않고 피동적으로 활동하는 부분이 있어서 어떻게 하면 능동적인 활동을 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영화 모임, 트래킹 모임, 자수 모임, 뜨개모임, 독서모임 등을 만들게 됐다. 환경연합은 모임 끝나고 회식비를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30개 이상의 모임들이 더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희망사항인데 “환경연합 회원이 아닌 일반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활동의 폭이 넓어졌으면 한다”는 게 최 의장의 바람이다.

지난 5월 목포수산식품지원센터의 폐수 방류 의혹이 제기됐다. 목포시는 바닷물 그대로 흘려보냈다고 해명했는데 최 의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왜냐면 “시설 안에서 돌고 돌아나오는 물이 하수구 통을 통해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최 의장은 이 문제를 통해서 지역 환경단체들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자성했다.

“이 부분에서 우리 스스로의 한계를 노출한 것이다. 우리가 충분한 전문성 그리고 자원 인프라가 없다보니까 규명 자체가 늦어지는 것이다. (목포시의) 발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빨리 시료 채취를 해서 확인을 해야 하는데 아직 못하고 있다. 물론 우리 연합이 상근활동가 3명으로 지역 모든 문제를 지원하기는 어렵다. 지금 폐수 방류 문제는 산업단지에서 비일비재한 일들이고 더군다나 대양산단에서는 김광업공장에서도 폐수방류가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다는 제보를 받는데 접근하지 못 하고 있다.”

최 의장은 거듭해서 “얼른 우리 역량을 키워서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부분들을 빨리 모아서 관계기관에 문제제기를 하고, 시정 요구를 하고,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 운동 본연의 모습”이라고 설파했다.

다만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시민들이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목포환경운동연합은 600여명의 회원들이 내는 월 1만5000원 회비로 운영이 되고 있다. 최 의장은 그래도 “1000명쯤은 돼야 시나 군에 정책 제안도 하고, 감시도 제대로 할 수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목포시민(21만7470여명)의 1%가 연합의 회원이 되는 그런 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나마 전남 동부권에는 여수, 광양, 순천, 고흥·보성 등에 연합이 존재하지만 서남권에는 목포 밖에 없다. 최 의장은 남부권에 몰려 있는 원자력발전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얼른 해남·진도, 영암·장흥, 무안·신안 등에 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영암에서 폐기물 반출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최 의장은 영암군의 슬로건 자체부터가 “기업하기 좋은 영암”이라는 사실을 환기했다.

“사람 살기 좋은 영암이 아니라 기업하기 좋은 영암이다. 이 부분은 뭐냐면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제조업이 발전해서 생산량에 따른 오염 물질이 발생하는 걸)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최소한 최 의장은 “영암 폐기물 반출 이런 부분들은 굉장히 유해한 오염물질이기 때문에 관심을 두고 매일 체크해야 한다”면서 “결국 우리나라 관료나 정치인들은 수출 위주의 경쟁력으로만 바라보고 있다. 기업하기 좋은 영암군이 아니라 사람 살기 좋은 영암군이 돼야 한다. 주민의 안전, 건강 이런 부분들이 가장 1순위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기업 유치를 해서 일자리가 100개, 1000개 더 생기더라도 거기서 나온 오염물질이 주민들의 생명과 건강에 위협을 준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최 의장은 “기업하기 좋은 영암”이란 분위기 속에서 “폐기물 반출 문제도 너무 느슨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최 의장은 “주민들이 스스로 들고 일어나서 막아내야 한다”며 “관료들은 의외로 집단 민원을 굉장히 어려워 하는데 앞으로 집단 민원을 제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번에 레미콘 공장들도 주민들이 일어서서 막았다. 이렇듯 우리 스스로 우리의 생명은 우리가 지킨다. 이렇게 돼야 한다. 그런데 다들 생업이 바쁘고 먹고 살기 바쁜데 사람들이 모여서 대응하려면 이런 부담이 크다. 그래서 여기에 전념하는 시민사회단체가 필요하다.”

영암일보 독자들에게 한 말씀만 부탁드린다고 했더니 최 의장은 초등학생의 지혜를 이야기했다.

“내가 어느 행사장 초등학생 4명이 있는 자리에서 생수병의 상표 껍질 그것을 벗겨서 먹고 나면 반드시 뚜껑을 닫아서 재활용해서 버려야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회용품에 대한 무서움과 왜 일회용품을 쓰면 안 되는지 얘기를 했다. 그런데 너무 무시무시한 반격이 들어왔다. 할아버지 왜 안 좋은 것을 만들어서 팔아요.”

최 의장은 어린이들의 반문을 듣고 “가슴이 답답했다”고 한다. 결국 기성세대가 다 망쳐놓고 “애들한테 이건 아니다. 쓰지 마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끄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최 의장은 “못 만들고 못 팔게 하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야 “아이들한테 할 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최첨단 자본주의 문명의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다. 최 의장은 “편리하니까 계속해서 쓰고 또 쓰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더 열 받아서 다 깨져버리고 다 죽어버릴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난 독자분들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이것이다. 편리함이 곧 행복이 아니라 불행할 가능성이 크다, 또 불편함을 이겨내는 것이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다, 지금 우리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박효영 기자 edunalist@gmailcom